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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직접 농사지은 우리 농산물 늙은호박이다.
 농부가 직접 농사지은 우리 농산물 늙은호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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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햄버거 병에 이어 살충제 품은 달걀까지, 경기도 양주의 한 업체에서 만들었다는 콩국은 세균이 우글거렸다. 또한 이 업체가 만든 식혜의 일반 세균은 기준치보다 1900배까지 초과 검출됐다. 최근에 쏟아진 이러한 뉴스를 접한 국민들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먹거리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는 없는 걸까. 이들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강력한 법 집행과 전반적인 제도 보안이 필요해 보인다. 먹거리에 대한 각종 인증제도와 위생검사 기준도 다시 한 번 살펴볼 일이다. 사후약방문이 되기 이전에.

농부가 직접 농사지어 만든 농산물로 만든 착한 먹거리

여수 서촌떡방앗간 떡카페 미향에서 만난 조은희씨와 큰딸이다.
 여수 서촌떡방앗간 떡카페 미향에서 만난 조은희씨와 큰딸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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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어도 된다. 농부가 직접 농사지어 만든 농산물로 만든 착한 먹거리가 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여수 화양면 서촌리다. 지난 18일 오후, 푸른 들녘은 싱그럽다. 벌써 가을 향기기 물씬하다. 조생종 벼들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간다. 서촌마을 입구의 서촌떡방앗간 입간판이 시선을 붙든다. 안으로 들어서니 왼편에는 쌀의 향기를 담았다는 '미향' 떡 카페다.

서촌 떡방아간은 20년 세월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3년 전 지었다. 2년 전 부터는 식품 제조업 허가를 받아 여수지역의 농협 로컬푸드와 식자재마트에 납품도 한다. 지난해 문을 열었다는 떡카페 미향에서 어머니(47.조은희)와 큰딸을 만났다. 조 대표는 슬하에 4남매(2남 2녀)를 두었다. 앞으로 모든 자녀들이 떡방아간과 떡카페 일을 함께할 예정이다.

자몽주스 한잔을 청했다. 한잔에 5000원이다. 이곳 떡카페는 차를 주문하면 떡이 덤으로 나온다. 모시송편과 방울 기정떡을 내왔다. 모시송편 맛을 봤다. 한입 깨무는 순간 유별난 식감에 놀랐다. 쫄깃함에 모시 잎의 은은한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진다. 가래떡과 인절미 경단 백설기 등 떡은 수시로 바뀐다. 자몽의 껍질을 제거하고 알갱이를 넣어 만든 자몽주스는 시원함에 과일 씹는 느낌까지 잘 살렸다.

송편이다. 쑥과 모시를 이용해 만들어 맛깔지다.
 송편이다. 쑥과 모시를 이용해 만들어 맛깔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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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주스와 차 또는 커피를 주문하면 떡이 덤으로 나온다.
 자몽주스와 차 또는 커피를 주문하면 떡이 덤으로 나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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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서촌 들녘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카페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서촌 들녘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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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쪄낸 송편은 정말 맛있다. 쑥과 모시를 적절하게 배합해서 만든 모시송편은 이집의 별미다. 송편 속의 앙금은 완두콩과 녹두 고물이다. 모시송편은 씹을수록 모시와 쑥 특유의 깊은 맛이 배어난다. 고급진 맛에 은근한 중독성이 매력이다. 역시 완두콩의 주산지답게 방울기정떡도 완두콩 앙금을 한가득 품었다.

차와 떡을 맛본 후 주변을 살펴보니 시선을 붙드는 생활용품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다. 흡사 작은 생활사박물관이 연상된다. 고가구와 다양한 생활용품들이다. 가마솥, 양은도시락, 기다란 담뱃대, 도자기, 신선로 등 수없이 많다. 이들 전시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잠시 시간도 잊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니 서촌 들녘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멋진 풍경이다. 철따라 다른 모습으로 펼치질 풍경들이 눈에 선하다. 이삭들이 갓 피어나기 시작하는 볏논이 대부분이다.  

고소한 풍미 작렬... 국내산 참기름과 들기름, 참깨볶음, 들깨가루

직접 재배한 우리 농산물이다.
 직접 재배한 우리 농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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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과 양념류 판매도 한다. 국내산 귀리와 차조 서리태 등 10가지 곡물로 만든 미숫가루, 볶은 콩가루, 보리볶음, 잡곡류 등이다. 고소한 풍미가 작렬하는 국내산 참기름과 들기름, 참깨볶음, 들깨가루, 고춧가루 등의 양념류도 있다. 물론 송편과 백설기 인절미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든 맛있는 떡도 이곳에서 판매한다.

이곳 서촌방앗간의 발자취를 살펴보니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어머니가 이목마을에서 30년간 떡 방앗간을 운영했다. 이어 둘째 며느리가 이어받아 올해로 20년째다. 50년 전통의 떡 방앗간이다. 현재는 큰딸이 어머니의 대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때마침 인근 마을(화양면 이목리) 어르신(65.박정옥)이 떡 카페 미향을 찾았다. 이집 단골고객이라는 어르신의 떡에 대한 평가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로 떡을 만들어 엄청 맛있어요. 동네에서 소문난 떡집이에요."

건조해 갈무리해둔 말린 쑥이다. 송편에 사용한다.
 건조해 갈무리해둔 말린 쑥이다. 송편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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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과 백설기 맛을 봤다. 소문대로 정말 맛있다. 떡에 방부제나 색소를 사용하지 않았다. 첨가물을 넣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모시송편은 모시잎 성분이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떡류가 2일인데 비해 유통기한이 제법 길다. 알칼리성 식품인 모시 잎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며 노화방지와 치매에 좋다. 칼슘덩어리로 뼈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모시 잎을 꾸준히 섭취하면 우리 몸에 정말 이롭다.

자연에서 온 식재료를 이용해 색감을 표현하고 맛도 자연에서 찾는다. 호박말랭이, 감말랭이, 말린 쑥, 콩, 대추, 완두콩 등 모든 것이 산과 들에서 온 순수한 국내산 식재료들이다. 온갖 정성을 다해 건강한 떡을 만든다. 자신의 맘에 쏙 들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

"제가 맘에 안 들면 떡 안 만들어요. 정말 맛있고 몸에 좋은 떡을 만들고 싶어요."

모시송편의 꾸미지 않은 순수한 맛이 좋다. 옛 방식을 고집해 떡이 보기에는 좀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겨 있는데다 맛 또한 으뜸이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 자연의 향을 오롯이 품었다. 한번 맛보면 누구나 반하는 최고의 맛이다.

여수 화양면의 서촌떡방앗간 전경이다.
 여수 화양면의 서촌떡방앗간 전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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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 서촌떡방앗간, #여수 떡카페 미향, #송편, #미숫가루,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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