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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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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업을 주제로 다룬 영화 <파밍 보이즈>가 화제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세 명의 청년이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 세계 각지의 농업현장을 경험하는 장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영화이다. 세 명의 청년이 '헬조선'을 개탄하며 나선 3년간의 농업여행을 통해 미래의 농업 성공을 꿈꾸는 가슴 뭉클한 영화이다.

세 청년은 여행에서 돌아와 야심차게 농업 관련 직업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필자는 세 청년의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은 암담하다. 국토의 80%이상이 농지와 산지임에도 2015년 12월 1일 기준 농가 인구는 5%에 불과하고, 이마저 농업 경영주 53%가 65세 이상 고령화된 노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농가소득은 연 3700만원이나 이 중 농업소득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비농업소득활동으로 채워지고 있다. 우리 농업ㆍ농촌은 인구감소, 고령화 및 양극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으며, FTA 체결 확대 등 전면적인 개방화, 기후변화 등의 환경 변화는 농업ㆍ농촌의 미래 전망에 위기감을 증대시키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에 의해 농업과 농촌을 걱정하고 현답을 찾자는 논의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참여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역임한 성경륭 한림대교수 등이 포용국가론을 내세우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는 농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농업은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보듯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 농지의 환경기능, 천연자원의 보존 및 전원지역의 유지 기능, 지역 분산적 균형발전 기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마지막 일자리 창출 기능 등 다양한 가치와 역할이 존재한다.

이러한 농업의 다원적 가치와 역할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헌법에 담겨져서 국가의 농업정책을 유도하는 것만이 농촌과 농업을 살릴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제121조에서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제1항).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제2항)"고 농지제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제123조에서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농·어촌종합개발과 그 지원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제1항).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제4항),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5항)"고 농업육성을 추상적 선언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과 비슷하게 국토의 3/4이 산지인 스위스는 헌법에 농업에 관한 사항을 매우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21세기 가장 선진적이고 모범적 헌법인 스위스 헌법은 우리나라의 개헌논의 시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입법례이다.

스위스헌법 제104조(농업)에서 "연방은 농업이 지속가능하고 시장 지향적 생산 정책을 통하여 국민에 대한 안정적 식량 공급, 천연자원의 보존 및 전원지역의 유지, 지역 분산적인 인구분포 등 사항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기여를 하도록 보장한다(제1항), 연방은 농업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자조 조치에 대한 보완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자유 경제의 원칙에서 벗어나 농민의 토지경작을 지원한다(제2항)"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동조 제3항에서 "연방은 농업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조치를 강구한다. 연방은 특히 다음과 같은 권한과 임무를 가진다. a) 연방은 농민이 농업활동에 대한 공정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하기 위하여, 환경 보호의 요건을 충족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을 조건으로, 농민의 소득을 보전해 준다. b) 연방은 경제적으로 유익한 장려책을 통하여 자연친화적인 환경 및 가축에 우호적인 생산법을 장려한다. c) 연방은 식료품의 원산지, 품질, 제조방법 및 가공공정의 표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 d) 연방은 비료, 화학물질 및 기타 첨가물의 남용으로 인한 환경의 파괴를 예방한다. e) 연방은 그 재량에 따라 농업 연구, 지도 및 교육을 장려하고 투자를 지원할 수 있다. f) 연방은 그 재량에 따라 농촌지역의 토지소유를 안정화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4항에서 "연방은 이를 위하여 특별 배정된 농업예산 및 연방의 일반 재원을 투자한다"고 매우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도 스위스헌법과 같이 환경유지 등 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중시하여야 한다. 우리의 농업과 농촌이 환경농업과 전원도시로 자리 잡고 인간이 쾌적하게 정주하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터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헌법적 토대를 새 헌법에 담아야 한다.

그간 개헌의 역사는 권력구조와 전통적 기본권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되다 보니 농업 관련 조항은 무관심 속에서 개헌이 이루어지기 일쑤였다. 이번 개헌조차 농업관련 개헌논의가 처삼촌 뫼에 벌초하듯 진행된다면 우리농업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한정 의원 등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이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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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박사(공법학) 전북대학교 공공인재학부 부교수 한국부동산정보학회 회장 전 (재)한국부동산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농지포럼 회원 한국토지공법학회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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