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101 시즌2'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세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101명의 연습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총 53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남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프로듀스101 시즌2>는 대중이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멤버들을 발탁하고 콘셉트와 그룹명 등을 직접 정하는 국민 보이그룹 육성 프로그램이다.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지난 4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린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101명의 연습생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초부터 연예기획사의 소속 연예인 등 대중문화인들에 적용할 표준계약서를 제정하는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데뷔 전 연습생에게도 표준계약서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안미란 사무관은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불공정 계약 사례가 많고, 이의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정부로부터) 표준계약서 제정과 적용의 의무가 (문화부)장관에게 부여되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안 사무관은 "표준계약서를 금년 말까지 제정해서 보급, 적용케 할 것"이라며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도 포함해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제정 준비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공청회 등을 열 수도 있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업계의견을 수렴해서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공정 사례에 대한 개선안

표준(전속)계약서란 계약 관계에 놓인 당사자들에게 최소한의 권리와 의무 등을 명시한 양식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아래 '공정위')에서 마련해 적용하고 있는 표준계약서는 권고 및 권장사항이라 법적 강제력이 없으며, 개별적 상황에서 수정하거나 변행해도 계약(서)의 효력이 있다(다만 장기 노예계약을 비롯해 상당한 정도라고 여겨지는 불공정 사례 시에는 일부조항 또는 전체조항이 무효될 수 있다).

연예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이 중간에 그만 두게 되면 계약금의 2~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등 불공정 사례가 발생해왔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에 올해 초 공정위는 몇몇 대형 기획사를 상대로 계약서를 심사해 불공정한 조항들이 있을시 이를 고치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중소 기획사의 연습생에게까지는 닿지 않아 이들은 여전히 불공정 거래에 노출돼 있다. 이에, 공정위 차원에서 약관 시정을 하는 것을 넘어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 제정이 확정된 것.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정 중인 표준계약서는 공정위에서 마련한 공정위표준계약서와 마찬가지로 법적 강제력은 없다. 다만 문체부 표준계약서는 '특별법'으로 시행되어 공정위 계약서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에스투, 행운과 사랑 드립니다! 걸그룹 에스투(S2. 소율, 채원, 수아, 주아, 도희, 유정)가 23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싱글 앨범 <허니야> 데뷔 쇼케이스에서 수록곡 '맞죠(Beat it!)와 타이틀곡 '허니야'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평균 5년동안 연습생시절을 거친 에스투(S2)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알파벳 'S'와 숫자 '2'가 합쳐져 하트 모양을 형성하듯 멤버들과 팬이 만나 '뜻밖의 행운'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담은 신인 걸그룹이다.

▲ 에스투, 행운과 사랑 드립니다! 걸그룹 에스투의 데뷔 쇼케이스 당시 모습. (본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 이정민


상반된 반응

이러한 소식에 가요계 종사자들은 긍정 반응과 부정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 변화로 보는 이들은 (문체부 표준계약서가) 합리적인 조치이며 대중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대형기획사는 큰 타격이 없겠지만 중소 기획사의 경우 공들인 소속 연습생이 큰 기획사로 쉽게 옮겨갈 여지를 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요 관계자 A씨는 "예전에는 표준계약서에 갑(회사)의 '권리'만 명시돼 있고 '의무'가 없는 등 허술한 부분이 많아서 여러차례 개정이 이뤄져 지금 모습에 이르렀다"며 과거 공청회 등에 참여하여 목격한 것들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상황에 맞는 표준계약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어떠한 조항들이 필요한지를 실전에 있는 당사자들이 논의하고 정리해나가고 개정하는 그런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계약기간'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했고,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퍼블리시티권 등이 계약조항에 추가되는 등 꾸준히 개정돼 왔다"며 "연습생은 아직 가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문항들이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을 거고, 따라서 표준계약서가 제정된다면 연습생용 표준계약서가 따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추측한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반면 관계자 B씨는 "연습생들의 권익이나 인권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있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꺼려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중소기획사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연습생들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큰 기획사들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는) 방송국 측에 소속 연습생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수차례 내린 시정조치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위키미키' 개성 넘치는 소녀들 걸그룹 위키미키 (Weki Meki. 최유정, 김도연, 지수연, 엘리, 세이, 루아, 리나, 루시)가 8일 오후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데뷔 앨범 WEME 발표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아이 돈 라이크 유어 걸프렌드(I don't like your Girlfriend)'와 수록곡 'Stay with me', 'Fantastic' 등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위키미키 (Weki Meki)는 서로를 알아보는 열쇠를 가진 8명의 개성 넘치는 소녀(Meki)와, 그렇게 만나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를 가지게 된 소녀들(Weki)이라는 뜻과 함께 앞글자를 딴 '위미(WEMW)' 즉, 나와 우리가 되어 8명의 멤버들이 한그룹을 만들어낸다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 '위키미키' 개성 넘치는 소녀들 걸그룹 위키미키 (Weki Meki. 최유정, 김도연, 지수연, 엘리, 세이, 루아, 리나, 루시)가 8일 오후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데뷔 앨범 WEME 발표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아이 돈 라이크 유어 걸프렌드(I don't like your Girlfriend)'와 수록곡 'Stay with me', 'Fantastic' 등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 이정민


관계자 C씨 역시 "긍정적인 변화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부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C씨는 "회사는 아이들(연습생)이 없으면 안 되고, 아이들은 회사가 없으면 안 되는 거니 표준계약서를 통해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것엔 찬성"이라면서도 "공정위의 시정권고조치로 지금은 트레이닝 실비만 제출하면 회사에서 나가도 되고, 위약금을 2~3배 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는 불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업계 종사자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시정권고조치는 법적효력과 강제성이 없는 권고조치일 뿐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위약금을 기존대로 물게 하면 연습생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만, 요즘 가요계 분위기는 굳이 위약금을 물리지 않고 시정권고조치에 따르는 추세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C씨는 "제작사 입장에선 시정조치에 최대한 맞추고 있지만 사실 환영하지는 않는다"며 그 이유는 "대형 기획사들이야 아이들이 못 들어가서 안달이기 때문에 한 명이 나가도 큰 영향이 없지만, 중소 기획사는 한 아이에게 많은 돈과 긴 시간을 투자하며 모든 걸 쏟아붓는데, 실력이 쌓이고 나면 큰 회사로 손쉽게 옮겨가버리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회사에 트레이닝비 도로 주면 되잖아' 하고 돈주고 나가는 연습생들로부터 회사 역시 보호 받을 수 있는 방지 조약도 함께 마련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중문화가 발달하려면 쌍방에 합리적인 계약이 오가야 하는데, 자율계약으로 상황에 맞게 이뤄지는 계약을 국가에 의해 강제적인 틀로 정해서 맞추라고 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국가에서 맞는 건지, 합리적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여러 모로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모양새라 문체부의 면밀한 의견 수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표준계약서 아이돌 연습생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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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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