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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다 우리 동네에서 좀 떨어진 굴암돈대에서 내렸습니다. 굴암돈대는 강화도 해안도로에 인접에 있습니다. 입구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뜨입니다.

"아니, 저게 뭐야?"
"뭘 보고 그러는데?"
"저 현수막 말이야!"
"무단으로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거?"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를 무더기로 버렸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를 무더기로 버렸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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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띄게 붉은 글씨로 '쓰레기 무단 투기 금지'라는 경고문이 선명합니다. 현수막 아래에는 각종 쓰레기로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건축폐자재에다 각종 생활쓰레기까지 무더기로 쌓여있습니다. 쓰레기더미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것도 섞여 있습니다.

건축폐기물이 많이 쌓였습니다.
 건축폐기물이 많이 쌓였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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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셔진 냉장고 문짝을 비롯한 대형쓰레기에다 재활용쓰레기까지 버려졌습니다.
 부셔진 냉장고 문짝을 비롯한 대형쓰레기에다 재활용쓰레기까지 버려졌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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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쓰레기들은 차떼기로 버린 듯싶습니다. 또 지나가다 쓰레기 널려있으니 은근슬쩍 내려놓은 것들도 보입니다. 한두 사람이 잘못을 터놓으니 여러 사람이 그 잘못을 또 따라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현수막 큰 글씨 아래 '이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친절하게 화살표로 사진까지 찍어 설명을 하였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에 '사진과 함께 이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는다'는 경고문까지 넣었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에 '사진과 함께 이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는다'는 경고문까지 넣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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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아무렇게 버리는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으니 제발 좀 버리지 말라는 경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쓰레기가 방치된 곳을 보니 쌓인 쓰레기를 치운 흔적이 보입니다. 자잘한 쓰레기 조각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걸로 보아 얼마 전에 무더기로 치우고 현수막을 단 것 같습니다. 치우면 버리고 또 버리니, '이런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는다'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양심에 호소를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현수막으로 경고문을 붙였는데, 또 쓰레기가 쌓였으니 이걸 어찌해야 할 노릇입니까? 경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와 나는 혀를 찼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 시 1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한다는 말은 겁도 안 나나?"
"'설마 들키겠나?'하는 그런 심보겠지!"
"감시카메라도 설치해서 그 생각을 고쳐놔야 하는데..."
"그러게 말이야!"

슬그머니 버린 쓰레기를 누군가가 치워줄 거라는 생각. 그건 정말 잘못되었습니다. 무단쓰레기는 아무도 치워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왜 못할까요?

이곳 굴암돈대는 인천광역시문화재로 지정된 곳입니다. 차량으로 가까이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돈대입니다. 문화재가 이웃에 있는 곳이니 어느 곳보다 깨끗해야 하는 곳입니다.

인천시광역시 지정 굴암돈대 입구에 불법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인천시광역시 지정 굴암돈대 입구에 불법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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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린 사람이 이곳을 지나게 될 때, 자기가 버린 쓰레기는 방치되어 있고, 수거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모르면 몰라도 가슴이 뜨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곳에 쓰레기 버리신 분, 다시는 '양심불량'하지 마세요!"


태그:#쓰레기, #쓰레기 무단투기, #벌금 백만원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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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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