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안치환씨와 양윤경 유족회장이 지난 6일에 만나 '잠들지 않는 남도'의 음원 사용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가수 안치환씨와 양윤경 유족회장이 지난 6일에 만나 '잠들지 않는 남도'의 음원 사용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 장태욱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가수 안치환씨는 지난 6일에 만나 '잠들지 않는 남도' 음원 사용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지난 6일 '혼자 부르는 노래'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성수아트홀을 찾아 가수 안치환씨를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안치환씨는 양 유족회장에게 "제주4․3해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음원 사용을 허락하고 협약식에 서명했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안치환씨에게 "지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제창곡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장엄한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내년 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서는 4·3의 아픔을 담은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가 제창곡으로 지정돼 제주4·3평화공원에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약서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유족회에서 주최·주관하는 추념식 및 위령제 등의 행사에 저작권 등 창작자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의 음원에 대한 사용 권한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가수 안치환씨가 1987년 노래패 '새벽'의 멤버로 활동할 때 만든 민중가요로, 제주4.3 민중항쟁을 소재로 만든 곡이다. 제주4․3을 소재로 하는 노래 중에서는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각종 4·3행사에 오래도록 공식 제창됐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제주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되고 4·3추념식을 중앙정부가 주관하면서 이유 없이 무대에서 배제됐다. 2014년부터 '잠들지 않는 남도' 대신에 사안과 전혀 동떨어진 '아름다운 나라'나 '비목', '그리운 마음' 등이 추모의 노래로 제창되면서 유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올해 열린 69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 추모곡 선정 과정에서도 '잠들지 않는 남도'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됐다. 4·3실무위원회가 추모곡 '잠들지 않는 남도'와 '빛이 되소서' 2곡을 제안했는데 '잠들지 않는 남도'는 최종 계획에서 제외된 것. 이후 정권이 교체되고 문재인 정부가 제주4·3에 대한 완전해결을 약속한 만큼, 도민들은 '잠들지 않는 남도'가 어렵지 않게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윤경 유족회장과 저작권자 안치환씨가 맺은 협약으로 저작권 문제까지 해결된 만큼, 유족들을 섭섭하게 했던 4·3추념식 제창곡 문제가 쉽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귀포신문>(www.seogwipo.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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