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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비(텔레비전)에까지 나왔는데 설마!"
"뉴스에도 나오던데?"

일상에서 쉽게 하거나 듣는 말들입니다. 'TV에 나왔으니, 뉴스로도 나왔으니 사실 또는 진실 아니겠느냐?'는 거죠. TV나 뉴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깔려있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TV나 뉴스는 정말 믿을 만한 존재일까요? 그리고 정말 사실 그대로 전달할까요?

 <뉴스 사용 설명서> 책표지.
 <뉴스 사용 설명서> 책표지.
ⓒ 우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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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8월에 이라크가 이웃나라인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1991년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34개국의 다국적군이 결성, 이라크를 공격했습니다. 우리도 참전한 걸프전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남의 나라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미국인들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한 쿠웨이트 소녀의 생생한 증언이었습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지 2개월쯤 되었을 때, 미국 의회에서 한 쿠웨이트 소녀가 울면서 호소했습니다. "이라크 군인들이 병원에 난입해 갓난아기들을 바닥에 내팽개쳤다"고.

같은 무렵 미국 방송들은 해안에서 기름투성이가 된 물새 영상을 수시로 내보냈다고 합니다. 미국만이 아닌 세계 여러 나라 방송들도 같은 영상을 내보내게 되는데요.

이로 '천하에 악당인 후세인(1937~2006.12.30)이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고 환경까지 망치고 있다. 그러니 이라크, 즉 후세인을 쳐야 한다'의 공분이 형성, 이렇게 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의 이라크 공습(1991. 1.17)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소녀의 눈물은 가짜였습니다. 미국에 주재한 쿠웨이트 대사의 딸로, 이라크 침공 당시 쿠웨이트에 있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조작한 연극이었던 것입니다.

기름투성이가 된 물새 영상도 이라크와 전혀 상관없는, 유조선 사고 때 촬영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같은 무렵에 내보냄으로써 사람들도 하여금 후세인 또는 이라크와 연결 지어 생각하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미디어의 특성을 이용한 미국 정부의 전형적인 프로파간다(미디어를 이용해 특정한 정치적 사상이나 사고방식을 선전하는 것)였던 것이지요. 사람들이 소녀의 눈물어린 호소와 이라크로 인한 환경재앙이 가짜였음을 알아차린 것은 이미 공습으로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후였습니다.

미디어는 이처럼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의 특별한 목적에 이용되기도 하고, 그로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기도 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끔찍한 것은 오늘날 우리는 단 하루도, 어떤 형태로든 미디어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디어 악용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는 것이죠. 더욱이 무서운 것은 이처럼 가짜라는 것을 알고서도 되풀이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미디어를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 방송에서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는 말이 나오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어떤 음식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그 다음날부터 매출이 뚝 떨어진다. 범행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미디어의 보도만을 믿고 사실은 무고한 사람에게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드라마 등에서 보여 지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믿는 것도 미디어의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처럼 기존의 미디어에 못지않게 영향력이 커진 새로운 미디어에서 옥석을 판별하기 힘든 방대한 정보가 흘러나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 140쪽에서.

<뉴스 사용 설명서>(우리교육 펴냄)는 '올바른 세계관을 갖는데 뉴스를 제대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단언, '그렇다면 뉴스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걸프전 당시 미국의 프로파간다처럼 의도된 뉴스만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의 부실 보도나,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지거나 다시 전파되어 누군가를 망가뜨리는 뉴스가 되기도 합니다.

2006년의 '쓰레기만두 파동'도 미디어의 섣부른 보도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죠. 보도 직후 만두업체들의 매출이 90% 하락했는데요. 쓰레기만두 소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 대표가 자살하고 마는 비극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언론들이 보도에 앞서 정부 관련 부서에서 배포한 자료의 사실 또는 진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전형적인 부실보도로만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언론사와 같은 특정인들만 부실보도로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9대 대선 때 횡행했던 가짜뉴스를 진실이라고 믿은 나머지 주변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거나, 개인 SNS 공간에 게시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처럼 개인 스스로 잘못된 미디어 전파자(보도자)가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 의존도는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뉴스에 대한 분별력은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책은 공적인 미디어인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뉴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실수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뉴스를 제대로 대하려면 알아야 할 것들과 필요한 것들을 조언합니다.

이 밖에도 걸프전 당시 미국 정부의 프로파간다를 비롯하여 600만 명을 죽인 나치의 폭주에 미디어가 쓰인 사례,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명이란 어마어마한 희생자를 낸 제2차 세계대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을 통해 잘못 쓰인 미디어의 쓰임을 밝히고, 그 위험성과 영향력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는 행위 - 기자말)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어 이해가 훨씬 쉽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대안이 100%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본의 아니게 가짜 뉴스 전파자가 되어 누군가를 해치는 것을 막는 데 어느 정도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뭣보다 이 책이 반가웠던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서든, 사회의 그릇된 요구 때문에서든 정치나 사회문제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연령층인 청소년'을 주요 독자층으로 삼아서입니다.

책을 읽노라니 이슈가 되곤 하던 뉴스나 사회 문제 등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 중 짧게라도 설명해주시곤 하던 선생님 몇 분이 떠올랐습니다. 아이 둘 다 운 좋게 그런 선생님 몇 분을 만났는데요. 그런 탓에 먼저 보기를 원할 정도로 뉴스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단언하건대 내 아이들이 뉴스나 사회 문제에 그리 어둡지 않은 이십대로 살고 있는 것은 그런 청소년기를 보내서, 그런 선생님들을 만난 덕분입니다. 이 책도 그런 선생님들 역할을 충분히 해주리라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뉴스 사용 설명서>(모리 다쓰야) | 김정환 (옮긴이) | 우리교육 | 2017-06-05 ㅣ정가 11,000원



뉴스 사용 설명서 - 뉴스에 속지 않고 올바른 세계관을 갖추는 법

모리 다쓰야 지음, 치달 그림, 김정환 옮김, 우리교육(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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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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