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입단 후 2016시즌까지 통산 안타 2개
'만년 2군' 딱지 떼고 1군에 정착중인 롯데 내야수 황진수

 7월 첫 경기에서 개인 통산 최초로 3루타를 터뜨리며 최고의 하루를 보낸 황진수

7월 첫 경기에서 개인 통산 최초로 3루타를 터뜨리며 최고의 하루를 보낸 황진수 ⓒ 롯데 자이언츠


최약체 평가를 받던 롯데 내야에 최근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가 떠올랐다. 본인의 말대로 꿈같은 날들을 보내며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은 황진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특히 7월 1일 NC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황진수는 6-5로 앞선 2사 만루 상황에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내며 당일 경기의 수훈갑이 됐다. 황진수의 쐐기타로 롯데는 천적 NC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확정함은 물론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황진수는 2008년 롯데에 입단해 프로 10년차가 된 선수지만 그간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1군 무대에서 통산 48경기에 출장했던게 고작이었고 그마저도 대수비나 백업 요원으로 간간히 출전했던게 대부분이었다. 1군 데뷔 시즌이었던 2012년에 때려냈던 2안타가 황진수의 프로 1군 무대 안타의 전부였다.

팀 승리에 기여하고 구단 수훈선수에 뽑혀 인터뷰도 하는 요즘 상황이 황진수에게는 꿈같은 현실이다. 퓨쳐스리그에 주로 출장하던 시즌 초반만 해도 1군 주전이 아닌 방출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롯데는 내야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입단 1,2년차의 선수들로 퓨쳐스 내야 주전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 내야수 이여상과 손용석을 전력외 대상으로 통보하고 팀에서 방출했다.

프로 입단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황진수 역시 이런 상황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본인에게 주어질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음을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장의 방출 대상은 아니었지만 그 뿐이었다. 2군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콜업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간 1군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수비에 강점을 가진 김대륙이나 유망주 김민수 등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돌아갔다. 1군에서 능력을 보일 기회 자체가 없으니 황진수에게는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내야수 문규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외국인 내야수 번즈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이탈해있는 내야수 앤디 번즈

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이탈해있는 내야수 앤디 번즈 ⓒ 롯데 자이언츠


팀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황진수에게는 천금같은 기회였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였다. 마침내 1군에 등록된 황진수는 이 기회를 살려냈다.

출장하는 매 경기 공수 플레이에서 절실함을 보였다.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도 황진수의 집중력은 관중들에게도 전달될 정도였다. 황진수는 점점 벤치의 신뢰를 얻어냈고 6월 23일 이후로는 주전 3루수로 출장하고 있다.

경기를 꾸준히 출장하게 된 황진수는 점점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빈자리를 잠시 대체하는 2군 선수가 아닌 1군 선수같은 풍모를 보이고 있다.

# 황진수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롯데 황진수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황진수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지난 주말 리그 최고 불펜 투수라 해도 무방한 '홀드 1위' 원종현을 상대로 만루 상황에서 싹쓸이 3루타를 때려낸 것이 증거다. 1군 등록 초반이었던 지난 6월 7일 마산 NC전에서 원종현을 상대로 만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힘없는 뜬공으로 물러났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황진수가 확실한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이르다. 부상에서 회복한 번즈가 1군에 복귀하면 또다시 치열하게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해야하는 처지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1군 선수의 부상이 생겨야만 콜업을 받을 수 있었던 과거 황진수의 처지와 부상 선수가 복귀해도 1군 주전 경쟁를 벌이게 된 현재 황진수의 상황은 천양지차라는 점이다. 프로 10년차 황진수의 진짜 야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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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정민 /정리 및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KBO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황진수 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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