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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벽보와 자료제출 문제로 출발이 순탄치 못했다. 29일 오전 청문회 시작에 앞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붙인 벽보와 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 의원들이 거의 오전 내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TV를 통해 청문회를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후 진행된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이념공세와 사상 검증에 가까운 발언으로, 여야 의원들이 의사발언 등을 통해 날선 설전이 오갔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논문을 표절했다며 사퇴하라고 압박했고, 김 후보자는 포괄적인 출처 표현으로 표절이 아니라고 대응하는 등 인사청문회 주요내용이 교육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보다는 '논문 표절' 검증을 둘러싼 공방 중심이었다는 점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선서 이후, 유성엽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국회 인사청문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선서 이후, 유성엽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 노웅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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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개혁 위해, 제 필생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상곤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교육주체가 두루 행복한 새로운 나라의 힘은 교육 개혁의 성공에서 나온다는 굳은 신념과 이를 위하여 제 필생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대한민국 사회가 풀어야할 산적한 과제들 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국민적 공감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 바로 교육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감 재임 시절 경험을 통해 교육 현장과 국민의 목소리에 교육 문제의 답이 있음을 깨달았다"며 "무엇보다도 교실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제도와 교육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와 함께 ▲교육개혁 추진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 ▲학생 중심의 교육 실현 ▲학교 민주화 및 교육자치 실현 등 4가지 약속을 강조했다.

"전교조는 교육정책 파트너", 그러나 법외노조 문제 "대법원 결과 지켜보겠다"

김 후보자가 2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전교조는 현재 고용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에 따라 교원단체로서 지위를 갖고 있지 않으나 불법단체와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정책 파트너 중 하나"라고 답변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관련해서는 "대법원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전교조 법외노조 결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경우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가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면 재합법화가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노조 아님 통보' 철회 여부는 고용노동부 소관사항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고, 법외노조인 전교조의 노조전임 활동에 대한 입장과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법외노조인 전교조에 대한 전임자 허가는 위법한 행위로, 대법 판결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헌재의 교원노조법 합헌 결정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일부 교육감들이 법외노조인 전교조에 사무실을 지원하고 단체협약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체협약의 법적 구속력 여부와 관계없이 단협의 내용, 취지가 해당 지역의 교육발전과 관련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교육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필요성과 효과 등 해당 지원사업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역시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교조에 대해 "현재 '노조 아님 통보'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므로 일단 재판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현재 전교조와 관련된 문제가 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가급적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하고, 특히, ILO핵심협약 비준과 연계하여 법 개정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개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진해 과도한 조급함으로 교육 혁신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답변하는 김상곤 후보자 “교육 개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진해 과도한 조급함으로 교육 혁신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노웅래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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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공약 이행하되, 다만 국가교육회의 통해 속도 조절할 수 있어

김상곤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오후 인사청문회에서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의 질문에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고 말한 후, "기본적으로 대통령 공약인 (외고·자사고)폐지를 존중하지만 의견수렴과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정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도 "특목고 폐지로 인한 교육의 쇠퇴, 강남 일반고만 주목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고교 학점제 등과 연계해 고교 교육의 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 지역 간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답했다.

그밖의 교육정책과 관련해서도 수능은 자격고사화 방향으로 나아가되 절대평가 적용 시기는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의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 후보자는 "선진교육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은 수능시험을 보는 나라는 없다"며 "수능이 입시과열, 사교육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수능은 대학 입학 자격고사처럼 절대평가로 운영하고, 대입전형은 학생부 중심으로 이뤄지는 방향으로 대학입시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1학년 적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으므로 의견 수렴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겠다"며 2021학년부터 수능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수능 EBS 70% 연계'에 대한 질문에는 "재검토할 문제"이고, '미발령교사 문제'에 대해서는 "명예퇴직 등 적극적 노력으로 속히 발령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세월호 시국선언 교사 징계'에 대한 질문에는 "교육감이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고, '훈포장 배제'에 대해서는 "바로잡는 것 필요하다. 장관이 되면 적폐 해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한 단계 한 단계 진전시켜 나가되 구체적인 것은 국가교육회의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겠다"고 답하고,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 교육청에 이양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대해서는 "국가교육회의에서 진지하고 폭넓게 검토하고,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서 방법을 정하겠다"고 말하는 등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교육개혁'을 제1의 과제로 손꼽았지만, 중장기적인 정책들은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 개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진해 과도한 조급함으로 교육 혁신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에서 보듯 김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되면 교육 개혁과 문대통령 공약이행을 일관되게 추진하되 속도조절은 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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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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