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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마친 후 청년지지자들이 건넨 꽃다발과 편지를 받아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마친 후 청년지지자들이 건넨 꽃다발과 편지를 받아들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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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순실 따위 필요 없습니다. 대통령의 가슴으로 느끼고, 대통령의 머리로 판단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능력 있는 참모와 함께 반드시 성공한 정부 만들겠습니다!"

19대 대통령 선거일을 이틀 앞둔 7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대구를 찾아 이렇게 말하자 대구백화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와"하며 함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은 준비해온 하늘색 풍선을 흔들거나 "유찍기(유승민을 뽑으면 기적이 일어난다)"를 외쳤다. 여기서 유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 비난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 대구 동성로는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유세를 펼쳤던 '여도'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박 전 대통령과 '도로 친박당'으로 돌아간 자유한국당을 비판했지만, 시민들의 환대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이 배신당, 유승민은 배신자 아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후 지지자들이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주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가진 후 지지자들이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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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마친 후 지지자들로부터 월계관을 받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를 마친 후 지지자들로부터 월계관을 받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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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후보를 향한 환대 분위기는 본격적인 유세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유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유 후보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정병국 바른정당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유 후보의 등장에 앞서 연설을 하던 중 "자유한국당은 '배신당'이죠", "유승민이 배신잡니까"라고 묻자 시민들은 "한국당이 배신당이다", "유 후보는 배신자가 아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무대 옆쪽에서 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던 김은숙(47)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김씨는 "박 전 대통령을 그 사건(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다시 보게 됐고, 새누리당이 어떤 사람들인지 다시 보게 됐다"며 "옳지 않은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갔다는 걸 되돌아보게 됐다. 유 후보는 깨끗한 정치를 하려던 분 같다"고 말했다.

유 후보를 기다리던 윤가화(31)씨도 "원래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작년부터 유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며 "(유 후보가) 바른 말을 하니까 박 전 대통령이 경계했던 것 같고, 결국 일이 터졌다. 지금 나온 후보 모두 깨끗하겠지만, 유 후보는 (정치적으로) 피해를 겪었던 만큼 더 깨끗하게 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유 후보를 지지한다는 320명의 청년들도 이날 지지선언문을 내고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 나라를 진짜 걱정하며 잘되길 바라는 애국심이 숨어있었다는 걸 유 후보로 인해 알게 됐다"며 "낡은 부대에 담으면 새 술도 낡아질 뿐"이라며 지지를 다짐했다.

유승민 "우리 대구가 어떤 대구냐, 옳고 그른 것 가릴 줄 알아"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여섯 번째로 대구를 찾은 유 후보는 "대구의 아들"임을 꾸준히 언급했다. 이날 유 후보의 연설 내용은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했던 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대구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텃밭을 지키고자 했다.

유 후보는 "17년 동안 소신껏, 양심껏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정치해왔다"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누군가 제게 맹비난을 해도 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제가 대구 시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보수의 적통이라는 점도 거듭 말했다. 유 후보는 "누가 대구경북의 미래를 책임질 자격과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대구의 얼굴로, 보수의 대표로 부끄러운 사람 뽑겠습니까, 깨끗하고 당당한 저 유승민을 뽑겠습니까"라며 "우리 대구가 어떤 대구냐, 우리 대구는 나라가 어려운 때 일어나서 나라를 지켰다. 우리 대구는 옳고 그른 거 가릴 줄 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저는 대구의 아들로 태어나 대구의 공기를 마시면서 대구의 물을 마시면서 살았다"고 말한 유 후보는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공사를 확실히 구분하고 부패 절대 하지 않고 여러분의 대구의 아들로 자랑스럽게 살겠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정의롭고 따뜻한 대통령 될 것", 연립정부 참여엔 부정적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펼친 가운데 청년 320명이 유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유세를 펼친 가운데 청년 320명이 유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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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유 후보는 바른정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 안보위기, 공동체 위기라는 삼중의 위기 속에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선택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세상을 제대로 바꿀 유승민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유 후보는 이어 거제조선소에서 실직 위기에 내몰린 남편을 둔 주부가 1만3000원의 후원금을 보내준 사실과 봉투를 붙이는 10원짜리 부업을 하는 주부가 2만 원을 후원한 일들을 들며 "너무 감사해서 많이 울었다. 소중한 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했다. 그 뜻을 받들어서 꼭 정의롭고 따뜻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하지만 대선 이후 연립정부 참여에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연정이라면 내각제를 전제로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제 하에서는 대통령이 협력과 소통, 협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총리, 부총리, 장관 인사를 어떻게 하는지 보면 협치를 알 수 있다"며 "내가 당선되면 어느 정권 출신이냐를 따지지 않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능력 있고 깨끗한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친박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해제하고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누가 봐도 구태로 돌아가는 것이고 자유한국당이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저런 식으로 정치를 한다면 반드시 소멸을 자초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태그:#유승민, #19대 대선, #바른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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