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필 필은 은퇴를 선언하며 KIA 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퇴를 선언한 필 필은 은퇴를 선언하며 KIA 팬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전옥


지난 2014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던 브렛 필이 은퇴를 선언했다. 필은 3년간 KIA에서 외국인 타자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브렛 필은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필은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필은 이후 2013시즌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하며 111경기 타율 0.233 56안타 9홈런 32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KIA와 계약한 필은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KIA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6시즌에는 KIA의 5위 등극에도 일조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는 2016시즌 후 필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필은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 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여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고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3년간 KIA에서 활약하며 남긴 기록은 366경기 타율 0.317 442안타 61홈런 253타점. 이메일을 통해 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은퇴 후 특별히 계획이 있나?
"지금 시점에서는 특별히 없다.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지만 지금으로서는 무슨 일을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나?
"캘리포니아에서 아내, 두 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 은퇴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은퇴를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는 원정 경기를 갈 때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적다. 한국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다. 이동거리가 짧았고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의 생활을 항상 그리워 할 것이다. 지금도 종종 기아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 언제 야구를 시작했나?
"4살 때 처음 시작했다."

-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아버지가 투수로 활약하셨다. 때문에 항상 즐겁게 같이 야구를 하곤 했다.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아버지다. 아버지는 야구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기보다는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덕분에 야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고 야구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프로 선수가 된 후에도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는 물론 기아 경기까지도 내가 출전한 경기는 모두 보셨다."

- 대학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를 기억하나? 어떤 기분이었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풀러턴 캠퍼스에서 야구를 했는데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다. 우리 팀은 정말 최선을 다하며 연습했고 마침내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 뉴욕 양키스에 지명을 받았지만 입단을 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었나?
"당시 매우 낮은 순번(45라운드)에 지명되었고 대학교에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기 때문에 입단하지 않았다."

-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더 높은 순번(7라운드)의 지명을 받았고 프로선수로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 처음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5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는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

- 첫 경기는 어땠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였는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에서 단지 117명의 선수들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부모님도 당시 경기장에 계셨고 항상 꿈꿔왔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경기다."

-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인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친 기록이 있다.
"커쇼는 정말로 훌륭한 투수이기 때문에 상대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친 경험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첫 공에 바로 스윙을 했고 운이 좋게 홈런이 됐다. 그 날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잘 지냈던 선수는 누구였나?
"미국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만 활약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든 크로포드, 버스터 포지, 헌터 펜스와 같은 샌프란시스코 선수들과 잘 지냈다."

-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주전 선수가 되는 것은 실패했다.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 않나?
"경쟁자들에 대해서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을 항상 목표로 했고 그러한 목표의식이 있어 매일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만약 다른 선수가 나보다 더 잘하거나 내가 원하는 포지션에서 활약한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처음 KIA에서 제안이 왔을 때 한국이나 KIA에 대해 아는 것이 있었나?
"솔직히 한국 리그나 KIA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경험한 훌륭한 역사를 가진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열정적인 팬들, 훌륭한 능력을 선수들과 함께 KIA에서 활약할 수 있어 좋았다."

- KIA와 계약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
"주전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주로 대타로 경기에 출전했다. KIA에서는 주전선수로 활약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KIA와의 계약을 결정했다."

- KIA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과 경기가 있다면?
"모든 시즌이 기억에 남는다. 굳이 한 시즌을 선택해야 한다면 와일드카드 경기에 출전했던 2016 시즌을 선택하고 싶다.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경기는 KIA에서 활약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많은 팬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고 당시 경기장의 분위기나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정말로 즐겁고 뜻 깊은 경기였다.

- 하지만 아쉽게도 LG트윈스에 패했고 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많이 아쉬웠을 것 같은데.
"KIA에서 활약하면서 매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했고 마지막 시즌에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어 너무나도 좋았다.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갔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서울에서 많은 KIA 팬들 앞에서 포스트 시즌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앞으로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일 것이다."

- KIA에서는 주로 어떤 선수와 친하게 지냈나?
"모든 선수들이 좋았다. 어린 선수나 고참 선수들 모두 좋은 선수들이었다. 여전히 양현종, 이범호와 같은 선수들과 연락을 하곤 한다."

- 평소 팬 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다. 많은 팬 들 중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KIA 팬인 소년 팬 '규남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9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항상 응원가를 부르며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해 주었다. 절대 잊지 못할 팬이다."

- 야구 선수 생활 동안 누가 많은 도움을 주었나?
"아내다. 야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멀리 원정 경기를 떠나도 함께 했고 많은 것들을 같이 경험했다. 무엇보다 아내가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국에 가게 되었을 때 아내가 정말로 좋아했고 한국에서 두 명의 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좋은 날들을 보낼 수 있었고 영광의 순간도 함께 할 수 있었다."

- 브렛 필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준 것이다. 10년동안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어 너무나도 좋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항상 야구를 사랑할 것이고 야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고 싶다.

- KIA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KIA 팬들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 한국에 갔을 때부터 가족처럼 대해주었고 항상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해 주었다. KIA와의 추억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KIA 팬들이 최고의 팬들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브렛 필 KIA 타이거즈 KBO MLB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지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