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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매드라이더스 제주도 투어 큰사슴이오름 해변도로 공응경요가
ⓒ 공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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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다시 찾은 제주도

2005년도까지 함께 했던 수지MTB(Madriders) 동호회 회원들을 올초 신년회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직장 동료도 있지만, 대부분 수지지역에 사는 산악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역을 떠나게 된 분들도 있습니다. 직장이 바뀌고 회원들이 바뀌고 중심역할을 하던 자전거샵이 문을 닫고 홈페이지도 없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동호회는 이름으로만 남게 된 듯합니다.

당산봉 해안가 제주도 꽃길
▲ 당산봉 해안가 제주도 꽃길
ⓒ 공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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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SNS, 밴드를 통해 간간히 소식을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신년회에서는 예전에 자전거를 타며 산에서 만든 에피소드가 줄줄이 나와 군대이야기마냥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제주도 투어였습니다. 한참 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매년 제주도자전거여행을 가곤 했었습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한 번 더 제주도로 산악자전거 투어를 떠나자고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제안해 놓고나니 지금 하는 일은 어떻게 하고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 여러가지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도 VS 2017년 제주도자전거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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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도 끄덕없이 자전거를 타고,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 올라갔던 우리들인데 출발을 며칠 앞두고 단체방에서는 "살살 타자" "안탄지 2년이나 되었다" "요즘 면역력이 떨어져 약을 먹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홍일점이자 애엄마인 저는 "안탄지 10년 가까이 되었고 애까지 낳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방이 조용해졌습니다. 이번 제주도 코스는 이야기 하지 않아도 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하는 일상 탈출이라서 그런지 자전거 복장을 찾고, 어떻게 자전거를 제주도에 보낼지 정보를 나누는 과정이 설레기만 했습니다.

12년 전에는 동호회가 샵 중심으로 되어 있고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던 것 같은데, 전국 각지에 뿔뿔히 흩어져 생활하고 있어 비행기 시간도 제각각이고, 산악자전거를 제주도에 보내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보니, 제주도에서 정착해 생활하고 계신 동호회 회원분이 여러가지 준비를 도와주시게 되었습니다. 

따라비오름가는길 제주도 따라비오름가는길 꽃들의 잔치
▲ 따라비오름가는길 제주도 따라비오름가는길 꽃들의 잔치
ⓒ 공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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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항에서 포장해 수화물로 보내려고 했다가, 현지 제주도 자전거샵에 화물택배로 보내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결국은 제주도에서 산악자전거를 빌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수화물로 보내는 것과 현지에서 빌리는 게 요금 차이는 거의 없지만, 자주 이용하는 샵이 없다보니 산악자전거를 분리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쉽지 않게 느껴져 빌리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다른 회원분들은 대부분 화물택배를 이용 현지에서 다시 조립하였습니다.

첫날코스는 따라비오름을 돌아 큰사슴이오름을 지나 제주도 해변길을 도는 코스였습니다. 제주도 곳곳에는 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푸르른 4월의 둘째 주말 제주도입니다. 유채꽃길을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아름다운 제주길이 다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듯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4월 첫주 이미 벚꽃이 많이 떨어져 벛꽃과 유채꽃이 동시에 활짝 핀 길을 달릴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길을.. 벚꽃엔딩 노래를 들으며 달리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우채꽃길 제주도 제주도
▲ 우채꽃길 제주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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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나게 꽃길을 달려 오르막길에 이르렀습니다. 흐렸던 날씨가 거짓말처럼 맑아졌고 해가 쨍쨍 비쳤습니다. 이른 아침 강한 바람 때문에 입은 방풍재킷과 긴 팔을 벗어던졌습니다. 거짓말처럼 쏟아지는 태양빛이 강렬해서 팔을 걷어 붙이고 땀을 뻘뻘 흘려야 했습니다.

어디든 보이면 올라갔던 12년 전과는 다르게 힘든 코스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조용히 같은 멤버들을 따라가는데 다행히 위험한 길이 나오면 끄는 게 많아진 팀입니다. 다른 회원님들 배려인지 아니면 나처럼 체력이 떨어진 것인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앞에서 천천히 가니 저도 쉬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막무가내로 하루종일 쉬지 않고 타던 우리들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날 코스로는 수월봉과 해안도로를 따라 김대건천주교선지순례길을 지나 차귀도 앞바다를 돌며 꽃길을 달렸습니다. 12년 전에는 해안도로 안쪽길을 주로 다녔었는데, 관광개발과 보전 등을 이유로 자전거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슬슬 엉덩이가 아파오고, 해안도로의 길은 더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해가 지기 전까지 탈 수 있었던 건 서로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오래된 인연들만이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포근함이 있었습니다. 산악자전거는 이틀밖에 타지 못했지만, 3일간 제주도에 머물며 맛집을 찾아다니고 서로의 변한 일상과 옛 추억을 떠올리며 멋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 2017년 매드라이더스 제주도 투어 생이기정길을 달리며 당산봉 차귀도 앞바다 풍치를 즐기며 달리는 꽃길
ⓒ 공응경, 곽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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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제주도는 아름다웠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르지만 모두의 마음속엔 여전히 12년전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10년 후 다시 만나 제주도 꽃길을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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