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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3주기추모문화제 무대는 마을사람들이 채웠다. 고래그림 펼침막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글과 기억에 대한 다짐과 미수습자의 수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 등이 적혔있다. 오른쪽의 탑은 반짝이 공방에서 만든 나무촛불탑이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무대 뒤쪽에 스크린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3주기추모문화제 무대는 마을사람들이 채웠다. 고래그림 펼침막에는 세월호 참사 추모글과 기억에 대한 다짐과 미수습자의 수습되기를 바라는 간절함 등이 적혔있다. 오른쪽의 탑은 반짝이 공방에서 만든 나무촛불탑이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무대 뒤쪽에 스크린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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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는 2015년 '북구 제단체 연석회의'(이하 북구 연석회의)라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스무 개가 넘는 단체들의 느슨한 모임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화명 촛불이란 이름으로 함께 불을 밝히며 서로를 알게 되고 도움받고 도움을 주게 되었습니다. 서로 알고 지내자며 통성명을 하고 연락처를 교환했습니다.

화명 촛불은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는 북구의 시민들의 소통과 어울림이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함께 촛불을 드는 시간은 세월호 참사로 뻥 뚫린 가슴을 사람의 온기로서 채워주고 위로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최하는 단체 주관단체도 뚜렷하지 않은 체 3년을 이어왔습니다.

이제 4월은 내게 옛날의 4월이 아니다

2017년 4월이 다가오면서 북구 연석회의에 모인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제에 대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세월호 추모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시간 내었고 비용을 부담하였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를 기억하고 희망을 길어 올렸습니다. 우리 마을의 4월은 이제 옛날의 4월이 아니었습니다.

반쪽이 공방에서 나무판에 고래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쪽이 공방에서 나무판에 고래그림을 그리고 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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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과 8일 북구 금곡동의 반쪽이 공방에는 엄마 아빠 아이들로 가득했습니다. 세월호를 생각하며 나무배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시 목공학교 운영이 꿈인 반쪽이 공방 박홍대 님은 나무판과 목공풀 등 90여 명 분량의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그날 모인 아이들과 엄마 아빠들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나무배와 나무판에 고래와 배를 그렸습니다. 아이들의 위해 나무필통을 만들 수 있게 준비해 주었습니다. 박홍대 님은 손수 멋진 나무 촛불탑을 만들었습니다.

4월 6일은 1087번째 4월 16일인 목요일이었습니다. 화명 촛불을 밝히는 날입니다. 언제나처럼 세월호 노란 리본 나눔과 세월호 관련 영상을 스크린에 비칩니다. 사람들은 지나가다 영상을 보기도 하고 피켓을 주의 깊게 읽어보기도 합니다. 때때로 '아직도.... 세월호....'라며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월호 화명촛불집회를 영상으로 담고 있다.
 세월호 화명촛불집회를 영상으로 담고 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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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명 촛불에 새로운 이웃도 생겼습니다. '잘 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이 옆자리에 왔습니다. 고리 원전에서 29km인 곳이 북구 화명동입니다.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입니다. 방사선 누출사고 시 방호 물품도 주민 보호를 위한 대피소도 지원받을 수 없는 곳입니다.

팽목을 찾은 마을사람들이 고래그림 펼침막을 꾸미고 있다.
 팽목을 찾은 마을사람들이 고래그림 펼침막을 꾸미고 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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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에서 철망너머로
 목포신항에서 철망너머로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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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에는 세월호를 찾아 팽목으로 목포로 갔습니다. 팽목에서 고래그림의 펼침막에 추모글을 다 같이 남겼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마음을 찢어지게 하고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을 새카맣게 태워버린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으로 갔습니다. 1090일 만에 뭍으로 녹슬고 찢긴 세월호가 한 뼘, 한 뼘 올라왔습니다. 착잡한 마음에 선뜻 마주 볼 수 없는 바닷속에서 3년를 보낸 세월호입니다. 철망 너머 보이는 세월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함과 분노입니다. 답답한 가슴에 이것이 긴 악몽의 꿈이기를 바라봅니다.

맨발동무 도서관의 4월도 옛날의 4월이 아니었습니다. 4월 7일과 8일 시 낭송회를 가졌습니다. 4시 16분에 <다시 봄이 올 거예요:세월호 생존 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4월 4일에서 16일 동안 '다시, 봄-4.16 그대들을 기억하며'라는 작은 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을 적었습니다.

4월 12일 대천마을학교에선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만든 '세월호 노란 배지'가 동이 나서 일찍 마감 했습니다. 어른들은 일이십 분만에 만들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 북구 세월호3주기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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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아이쿱 생협 5층에서는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11일에는 <승선>안창규(세월호 생존자에게 듣는 3년간의 시간, <오늘은, 여기까지>박수현(형제자매가 들려주는, 오늘도 4월 16일), <잠수사>박종필(민간잠수사 故김관홍)을 보았습니다.

12일에는 <세월 오적五賊>김환태(세월 오적들의 끝없는 거짓말 퍼레이드), <걸음을 멈추고>김태일 주로 미(거리에 선 배우들이 무대가 아닌 세상을 향해 말을 걸다), <기억의 손길>문성준(안전한 사회를 바라며 기억과 추모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손길)을 보았습니다. 세월호 3주기 옴니버스 영화 6편을 상영했습니다.
화명동 장미공원에서 세월호3주기 추모문화재가 있었다.
 화명동 장미공원에서 세월호3주기 추모문화재가 있었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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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북구 화명동 장미공원에서 세월호 3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습니다. '다시 이제 봄, 꽃이 핀다' 미수습자가 인양된 배안에 있기를 바라며,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며 희생자를 추모하며 장미공원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나무배를 전시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엽서를 만들어 왔습니다. 세월호 관련 사진과 책을 전시합시다. 초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붑니다. 걱정입니다. 추모제의 첫 순서는 영상 상영입니다. 바람에 스크린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남자 어른 두 분이 무대 뒤 스크린 양 옆 뒤쪽에 가 있습니다. 센 바람에 스크린이 잘못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줄곧 무대 뒤에서 있습니다.

사회는 김종민 님입니다. 첫 순서는 영상입니다. 4월에 있었던 마을의 모습이 영상에 나옵니다. 이어 시낭송(조현미), 우쿨렐레(대천마을학교), 합창과 리코더(부산 참빛학교), 자유발언 등 무대는 마을 사람들로 채워집니다. 준비해온 무대 행사는 끝이 납니다.
장미공원 연못을 세월호 촛불로 둘러쌌다.
 장미공원 연못을 세월호 촛불로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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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을 날리는 것으로 세월호3주기 추모제가 끝났다.
 풍등을 날리는 것으로 세월호3주기 추모제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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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 전상규(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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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든 사람들은 장미공원의 연못을 둘러쌌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기억과 추모 앞으로의 희망과 다짐의 마음을 풍등에 담아 날렸습니다.


태그:#세월호3주기, #부산 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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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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