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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YMCA 청년모임 '수요일의 쉼표'가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이그나이트'에 참가하였습니다. '이그나이트'는 20장의 슬라이드를 15초마다 1장씩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설정해놓고 짧은 시간에 핵심을 요약하여 발표하는 소통과 공유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의 청년 모임에서 주관하는 행사라서 오래 전부터 준비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만, 제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겠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제겐 남들과 공유 할 만한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경험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감날까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남들과 공유 할 만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발표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미 마감 날이 지난 후에 발표 신청을 하였지만, 진행팀의 배려 덕분에 1년을 기다리지 않고  번외 참가자로 분류되어 '사소하고 소박한 공유 경제 경험담'을 소개하였습니다. 실제보다는 늘 마음이 바빠 그때 경험담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가 더 늦기 전에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려고 기사를 작성합니다.

 샌디스크 SSD로 마이그레이션 할 때는 전용 키트(케이블)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샌디스크 SSD로 마이그레이션 할 때는 전용 키트(케이블)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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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윤추구와 양극화로 나타나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시도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경제' 영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턱없이 부족하지만,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도 시작되고 있고, 세계적으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경제 활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공유경제 영역입니다. 집과 방을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처럼 나눠쓰는 에어비엔비, 승용차를 렌트카나 택시처럼 나눠쓰는 우버, 중고 책을 다시 나누는 인터넷 중고서점 알라딘 같은 사례들은 첨단 IT 기술을 바탕으로 쉽고 편리한 공유 시스템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유아용품을 전문으로 교환하는 '키플', 사연이 담긴 정장을 공유하는 '열린옷장'과 '해피 캠퍼스' 그리고 한국판 에어비엔비인 '코자자' 같은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집과 자동차와 책과 유아용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비싼 값에 산 키트를 공유하기로 마음 먹다 

 이미 세상엔 자동차와 집을 비롯하여 육아용품, 양복, 책 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미 세상엔 자동차와 집을 비롯하여 육아용품, 양복, 책 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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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것들에 비하면 아주 보잘 것 없는 물건입니다만, 저도 꾸준히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물건이 있어 그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이게 뭔지 궁금하시지요?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바꿀 때 모든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 장비는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똑같이 복사해주는 장비입니다. 바로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하는 장비입니다.

요즘은 하드디스크보다 속도가 빠른 SSD를 더 많이 사용하지요? 이 SSD는 여러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데 사진으로 보시는 샌디스크 제품은 삼성이나 LG 같은 국산 대기업 제품의 절반값에도 구입이 가능합니다.

 제가 사람들과 공유한 마이그레이션 키트(오른쪽) 입니다. 왼쪽과 같은 회사 SSD는 전용키트가 있어야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합니다
 제가 사람들과 공유한 마이그레이션 키트(오른쪽) 입니다. 왼쪽과 같은 회사 SSD는 전용키트가 있어야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합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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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작년 봄에 YMCA를 퇴임하는 선배에게 컴퓨터를 선물하면서 하드디스크 대신 SSD를 장착해 주려고 샌디스크 제품을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하드디스크 복사 장치로는 아무리 애를 써도 복사가 안되더군요.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구글링을 해보고 샌디스크 마이그레이션은 전용키트가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샌디스크 마이그레이션 키트(케이블)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이 키트 가격이 45,000원이나 하더군요. 앞으로 몇 번이나 쓸 수 있을지 몰라 망설이다가 다른 대안이 없어 이 키트를 구입하였습니다.

앞으로 SSD교체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잘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샌디스크의 경우 마이그레이션 키트가 있어야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쉽게 하드디스크 내용을 SSD로 옮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이 비싼 삼성, LG 제품을 구입하시면 비싼 대신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마이그레이션 키트(케이블)을 공짜로 빌려 준다고 블로그에 포스팅 한 후 많은 사람들이 대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제가 마이그레이션 키트(케이블)을 공짜로 빌려 준다고 블로그에 포스팅 한 후 많은 사람들이 대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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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선물할 컴퓨터 작업을 끝내고 그 경험담을 먼저 블로그에 포스팅하였습니다. 제가 나름 파워블로거인지라 제 블로그에 글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저처럼 골탕 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지요. 샌디스크 SSD는 값이 싼 대신에 전용키트가 있어야  마이그레이션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답니다.

아울러 저는 제가 비싼 값에 구입한 이 키트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샌디스크 마이그레이션 키트를 공짜로 빌려주겠다는 글을 써서 포스팅하였습니다.

왕복 택배비만 부담하는 조건이면 누구라도 공짜로 빌려주겠다고 글을 올렸더니, 여러 사람들이 대여 신청을 해왔습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저처럼 샌디스크 마이그레이션 작업에 전용 키트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구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블로그에 쓴 글에 지난 1년 동안 50여명이 댓글로 대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블로그에 쓴 글에 지난 1년 동안 50여명이 댓글로 대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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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사용하고 서랍 속에 넣어두면 1번 사용에 45,000원짜리 물건이지만, 자꾸 사용하면…그 만큼 1회 비용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물론 실제 구입 가격이 45,000원인 건 조금도 달라지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라도 많이 사용해야 덜 아깝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첨단 IT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는 쉽고 편하게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도구가 있습니다. 바로 전국은 물론 세계로 배송되는 택배와 세계인을 연결해주는 인터넷입니다. 저는 이 두가지 도구를 활용하여 마이그레이션 키트를 '공짜'로 나누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 블로그에는 이 키트를 빌려달라는 댓글이 꾸준히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작년 4월부터 지금까지 50여 명이 블로그에 댓글과 E-mail로  케이블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30여 명 이상이 실제로 빌려 사용하였습니다. 나머지 20여 명은 오래 기다릴 수 없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였다고 합니다.

10개월 가까이 잘 작동하는 공유 시스템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면 문자를 보내 주소를 확인하고 택배로 보내줍니다. 왕복 택배비는 빌려 쓰는 분들이 부담합니다.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면 문자를 보내 주소를 확인하고 택배로 보내줍니다. 왕복 택배비는 빌려 쓰는 분들이 부담합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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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키트는 마이그레이션에 대해 잘모르고 샌디스크 SSD를 구입한 특정 제품 구매자에만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키트를 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키트가 한 번 대여되면 어떤 때는 여러 신청자들의 손을 거친 후 몇주 만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의 소박한 공유시스템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택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사람들이 블로그 글을 보고 댓글로 신청하면 문자로 주소를 받은 후에 택배로 보내주고 다시 택배로 돌려받는 시스템이 10개월 가까이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절박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데, 4~5만원 하는 케이블을 돌려주지 않는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물론 키트를 빌려가는 사람의 양심만 믿었던 것은 아닙니다. 문자를 보내 연락처와 주소를 받고 택배를 보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명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였기 때문입니다.

 왕복 택배비를 부담하는 조건이면 전국 어디라도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왕복 택배비를 부담하는 조건이면 전국 어디라도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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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거로운 일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겠습니다만, 택배라는 쉽고 편리한 전달 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블로그로 신청 받고, 문자로 주소를 확인하고 택배로 보내고 택배로 돌려 받았습니다. 덕분에 키트를 빌려 쓴 분들에게 '착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네요.

여러분 모두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큰 마음 먹고 구입한 물건 중에 1~2번 사용하고 쳐박아둔 물건은 없는지요?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꼭 필요할 수 있는 물건은 없는가요?

 사소한 물건을 어렵지 않게 나눠 쓴 후에 키트를 빌려 쓴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방문하여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사소한 물건을 어렵지 않게 나눠 쓴 후에 키트를 빌려 쓴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방문하여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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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주기는 아깝지만 묵혀 놓고 있다가 시간이 흐르면 아무짝에도 못쓰는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짜로 주는 것은 어렵지만 공짜로 빌려주는 것은 훨씬 쉬운 일이 아닐까요? 왕복 택배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빌려줘 보시면 어떨까요?

나눌 수 있는 것이 물건만은 아니겠지요. 재능이나 지식 그리고 정보와 경험을 나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블로그를 비롯한 SNS를 보면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재능이나 지식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소박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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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5년이 넘었는데도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