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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5도 632명, '영해법 위헌' 헌법소원

서해5도 헌법소원 ‘중국어선 불법조업 서해 5도 대책위원회'와 '서해 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인천지방변호사회와 공동으로 28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해 5도와 주변 해역이 ‘영해 및 접속수역법’상 우리 영해에서 제외 돼 있는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2일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해5도 헌법소원 ‘중국어선 불법조업 서해 5도 대책위원회'와 '서해 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인천지방변호사회와 공동으로 28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해 5도와 주변 해역이 ‘영해 및 접속수역법’상 우리 영해에서 제외 돼 있는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2일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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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불법조업 서해 5도 대책위원회(아래 서해5도대책위)'와 '서해 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아래 서해평화대책위)'는 인천지방변호사회와 공동으로 28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해 5도 주변 해역이 '영해 및 접속수역법(아래 영해법)'상 우리 영해에서 제외 돼 있는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2일 헌법소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법소원에는 박태원 연평도 어촌계장을 비롯한 서해5도 주민 632명(백령도 407명, 대청도 40명, 연평도 185명)이 참여했다. 인천지방변호사회(이종엽 회장)가 법률지원을 맡아 윤대기 인권위원장 등 소속 변호사 18명이 헌법소원심판청구 대리인단으로 참여했다.

헌법소원청구인단은 서해 5도 주변 해역을 대한민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해법상 영해에서 제외 돼 있어 기본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또한 국제적으로도 영해 보장을 받지 못해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입장이다.

청구인단은 "우리는 서해5도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반시설 부족에 따른 생활불편, 뭍에 한번 나가려면 며칠씩 걸리는 불편한 교통, 조업을 중단시키는 시도 때도 없는 군사훈련, 산과 들을 파헤치는 군사시설로 인한 위압과 불편, 남북갈등 고조에 따른 생존의 위협, 그리고 우리 바다를 싹쓸이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생계 위협 등을 겪으며,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을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중국어선 나포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이 터질 때만 언론과 정치권이 반짝 관심을 보이며 수많은 약속을 던지곤 했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공허한 빈말로 끝나기 일쑤였다"고 덧붙였다.

청구인단은 "국가는 늘 우리에게 분단특수성과 안보논리를 앞세우며 오로지 인내하고 희생할 것을 요구만 했다. 그러나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뒤, "그래서 서해5도 수역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영해(領海)란 한 나라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바다로, 상공에선 영공이다. 영해 안에서는 그 나라의 선박만 조업할 수 있으며, 다른 나라의 선박은 반드시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영해는 기선에서 12해리까지다. 하지만 서해에서 기선은 옹진군 덕적군도 소령도(북위 36도 58분 56초, 동경 125도 44분 58초)에서 끝난다. 소령도 위쪽은 기선이 없다. 박정희 정부는 1977년 12월 영해법을 제정하면서 서해 기선을 소령도까지만 그었다.

이에 당시 야당이던 신민당은 서해 5도까지 기선을 그어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는 '헌법 3조에 명시돼 있다'며 영해법에 소령도까지만 기선을 확정했다.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굳이 영해법에 명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였다.

한중어업협정에 중국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이유

하지만 이 영해법이 '해양법에 관한 유엔협약'(아래 유엔해양법에 따라 유엔에 그대로 기탁됨으로써, 결국 소령도에서 북쪽과 서쪽으로 12해리 바깥 지역은 영해법상 우리 영해가 아닌 것으로 돼 버렸고, 중국은 이를 토대로 소령도 이북 해역이 국제법상 공해(公海: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바다)라며 조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중 어업협정은 대한민국의 서해 기선이 없는 서해 5도 인근 해역을 '현행 조업 유지수역(한·중 어업협정 9조)'으로 규정하고, 이곳에선 양국 간 별다른 합의가 없는 한 중국어선이 조업할 수 있다. 이곳에서 중국어선의 조업이 불법인 경우는 무등록, 무허가 중국어선만 해당할 뿐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7일 서해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 중국어선이 우리 해양경비안전본부의 고속단정 1척을 침몰시킨 사건에 대한 중국정부의 인식과 대응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우리 정부가 '공용화기 사용'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 정부는 '사건 발생 지점은 북위 37도 23분, 동경 123도 58분'으로, 한·중 어업협정에 따라 어업활동이 허용된 곳이라고 반박했다.

사고 지점은 소령도(북위 36도 58분 56초, 동경 125도 44분 58초)보다 서쪽과 북쪽에 있는, '현행 조업 유지수역'이라 한·중 공동어업이 가능한 수역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모순은 1953년 체결한 한국전쟁 정전협정 때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군사분계선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하구에서 끝난다. 그리고 시작되는 선이 북방한계선(NLL)인데, 이는 군사분계선이 아니다.

1953년 7월 27일 미국은 북한·중국과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해상군사분계선은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정전협정 부속 조항에 3개월 안에 해양 군사분계선 확정을 위한 협상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도차이나반도의 불안정(=베트남전쟁)으로 협상은 열리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열린 적이 없다. 그 뒤 북한이 1973년부터 자신들의 황해도 기선에서 12해리를 그어 서해 5도를 제외한 주변 해역을, 북한 영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 11조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에 근거해, 서해5도를 우리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만큼 우리 영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엔에선 유엔해양법에 따라 기탁한 영해법이 영해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서해5도 영해 주장'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를 알았기에 박정희 정부도 영해법 제정 시 기선을 서해 5도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아울러 김대중 정부 또한 2000년 8월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할 때 이 일대를 중국어선의 조업 가능한 '현행 조업 유지수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노무현 정부는 그래서 2007년 10.4공동선언 때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 관리하자고 했던 것이다.

"영해법에 '서해 5도와 바다' 누락은 입법부작위"

대한민국 영해  청구대리인단을 대표해 인천지방변호사 윤대기 변호사(인권위원장)가 영해법 상 영해의 기준인 되는 기선은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 소령도에서 끝난다고 설명한 뒤, 실제로 해양수산부의 지도, 국토교통부 지도, 사회과교과서 지도에도 기선과 영해선이 소령도에서 끝나게 작성 돼 있다고 설명했다.
▲ 대한민국 영해 청구대리인단을 대표해 인천지방변호사 윤대기 변호사(인권위원장)가 영해법 상 영해의 기준인 되는 기선은 인천시 옹진군 덕적군도 소령도에서 끝난다고 설명한 뒤, 실제로 해양수산부의 지도, 국토교통부 지도, 사회과교과서 지도에도 기선과 영해선이 소령도에서 끝나게 작성 돼 있다고 설명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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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대리인단 윤대기 변호사는 "분단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주권이 사실상 영향을 미치는 영토는 한반도의 남쪽(남한)과 그 부속도서로 제한돼 있다. 그렇다면 영해 역시 최소한 남한과 그 부속도서를 기준으로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영해법은 영해를 기선으로부터 12해리 이내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영해의 범위는 대통령령(시행령)에 위임했다. 그런데 시행령은 헌법의 취지를 벗어나 서해5도를 비롯한 인천의 바다를 영해로 규정하지 않고 덕적군도 소령도까지만 영해로 규정하고 있다"며 "영해법과 동법 시행령은 위헌이다"고 덧붙였다.

윤 변호사는 이를 '입법부작위'라고 했다. 입법부작위는 입법자가 입법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하는 경우로, 이로 인해 법익침해를 받은 국민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일례로 과거 재외동포법 제정 시 정부 수립 후에 해외로 나간 동포들에 한해서만 혜택을 주게 했을 때, 이는 정부 수립 전에 나간 동포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입법부작위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헌법재판소 99헌마494).

윤 변호사는 "영해법과 시행령에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를 비롯한 인천의 바다를 포함하지 않은 부분은 입법부작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입법 부작위로 인해 서해5도 주민들(=청구인들)의 기본권인 영토권(헌법 제3조),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헌법 제11조), 거주·이전의 자유(헌법 제14조), 직업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 재산권(제23조) 등이 침해받고 있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해5도 영해 문제에 평화적인 해법 찾아야"

청구인단이 2일 헌법소원을 청구하면 헌법재판소는 이를 정부한테 보내 주게 돼 있다. 그 뒤 법무부 장관이 이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답변서에 서해5도를 비롯한 인천의 바다가 영해인지에 대한 정부 입장이 담길 예정이다.

그래서 '서해5도 제외 영해법 위헌' 헌법소원은 만만치 않은 심판청구다. 합헌일 경우 서해5도를 제외한 영해법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격이니, 서해5도 주민들의 기본권은 여전히 제한될 수밖에 없고, 중국어선의 조업 또한 무등록 어선이 아니면 문제가 없는 셈이다.

반대로 위헌일 경우 영해법과 한중어업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청구단은 헌법 3조에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돼 있는 만큼, 최소한 대한민국이 분단 이후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섬과 바다에 대해서는 법 개정을 통해 영토와 영해를 규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개정한 영해법을 유엔에 다시 기탁한 뒤, 북한과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 야 한다. 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한 서해5도 해역에 대해서만큼은 중국이 '공해'라고 주장할 수 없게, 남북 간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과제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정전협정을 체결하던 해 백령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해5도와 인천 앞 바다가 영해인지, 공해인지도 모른 채 살아왔다. 배편이 일주일 넘게 묶여 아버지 장례식조차 못가기도 했는데, 여전히 생활의 불편과 생계의 위협, 생존의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며 "서해5도 주민들도 똑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주권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박태원 연평도어촌계장은 "서해5도는 모호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됐다. 이제 서해5도 영해 문제에 대해 평화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헌법소원은 서해5도 주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첫 걸음이다"며 "헌법소원은 남과 북, 중국과의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서해의 평화다. 남북이 해상파시를 열어 상생하는 새로운 시절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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