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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하늘씨는 서울지역 청소년참여기구협의회 18세 선거권 특별위원회 위원장이며 동일여자고등학교 1학년 대표입니다. [편집자말]
정의당 청년미래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으로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청소년 릴레이기고를 진행합니다. 단순한 선거연령의 인하를 넘어 우리 사회 구성원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이유를 청소년 스스로가 풀어냈습니다. 청소년들의 다양하고도 거침없는 목소리가 가감 없이 독자 여러분께 전달되길 희망합니다 - 기자 말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여느 때 같은 하루였고, 생각 없이 TV를 틀었다. 그날따라 재밌는 방송은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서 뉴스화면이 나왔다. 그리고 아나운서와 앵커들은 평소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고, 몇몇은 눈물을 참기도 했다. 그날 이후 나는 한참을 울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친구였을 내 또래들에 대한 안타까움에, 정부의 무능을 향한 분노에, 그리고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에 관심 갖지 않았던 나에 대한 후회에. 그때부터 뉴스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나를 비롯한 중·고교학생들의 정치 관심이 더 늘었다고 생각한다. 그 사건이 현실 정치의 역할, 정치 효능감의 필요성 등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준 계기였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그 관심이 제대로 된 사회 참여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학생들 개개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애초에 관련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을뿐더러 학생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로 여겨진다는 것이 문제다.

청소년에게 '정치 무관심'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 

 한국YMCA경남협의회는 18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세 선거권 제정 선언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국YMCA경남협의회는 지난 1월 18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세 선거권 제정 선언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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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의 대한민국에도 청소년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다. 내가 생활하는 서울특별시를 보자면 청소년의회부터 각 자치구 참여위원회, 교육청 학생참여단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들에 속할 수 있는 청소년은 소수에 불과하다. 절대다수는 여전히 정치에 무관심하기를 강요받는다. 또한 그 소수의 청소년이 자신들의 요구와 의사를 표현하는 목소리마저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학생들이 오직 학업에 집중하기 원하고, 정치인들은 유권자가 아닌 10대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의 말과 생각은 아무런 힘이 없다.

청소년도 분명한 사회 구성원이다. 청소년도, 시민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회는 시민 개개인이 주권의식을 가진 사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회이다. 때문에 청소년도 올바른 정치 판단력을 기르고,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며, 본인이 느끼는 불합리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를 위해 '선거권 연령 인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견해로는 우리도 오스트리아와 같이 만 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청소년들의 생각에 힘이 실리고, 진정으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정책들이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며, 그에 따라 청소년 스스로도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시민교육이 불필요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수그러들 것이다. 그러나 당장 현실화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만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어른만의 영역이 아니다

선후 관계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 청소년이 먼저 준비되었을 때 선거권 연령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강요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수의 청소년이 먼저 정치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야 함을 요구하는 것은 어른들의 모순이다.

정치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은 분명 증가한 상황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힘이 생긴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다시 말해 정치적 결정권이 부여되는 순간 그 관심은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는 어른들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정치가 무엇이냐고. 대체 얼마나 어렵고 두려운 것이기에 우리가 알아선 안 된다 하는 것이냐고. 내가 생각하는 정치는 사회를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의 역할은 그 '옳은' 방향이 어디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청소년도 그 방향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태그:#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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