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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월 31일 오후 8시 20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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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31일 오후 5시 38분]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31일 최근 열리는 촛불집회를 두고 "광장의 민심이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서울시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국의 해법으로 '대선 전 개헌'을 거듭 주장하며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자 '촛불집회 현장에 나가 민심을 들어본 다음 해법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반 전 총장은 여기에 "광장의 민심으로 표현되는 국민들의 여망은 이제까지 잘못된 정치로 인해 쌓인 적폐를 확 바꾸라는 뜻"이라면서도 "(최근 광장에서) 다른 요구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면은 경계해야 한다,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촛불 민심이 어떻게 변했다고 느끼냐'는 추가 질문에는 "(집회 현장에) 가보지 않았지만 TV 화면을 볼 때 달라진 느낌이 든다"며 "여러 가지 요구를 하는 구호들이 제 생각과 좀 다르다"고 했다.

또 '현재 촛불집회가 2008년 광우병 시위처럼 근거가 약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캠프 관계자는 기자간담회 후 설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에게 "반 전 총장의 발언에 (추가로) 얘기하기 그렇다"며 "평소에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만 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인 지난 14일에는 "기회를 봐서, 기회가 되면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의 유튜브채널 '정규재TV'와 인터뷰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직무정지 상황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다만 "정당 대표들의 비판 성명을 보긴 했는데, 제가 특별히 정당에 속하지 않아서 (지금까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거듭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또 한 번 날을 세웠다. 그는 "수명 다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폐기하고 분권과 협치가 가능한 새로운 틀로 바꿔야 한다"며 "민주당과 그 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는 시간이 없다고 한다는데 핑계일 뿐"이라고 했다. 지금부터 개헌안을 만들어나간다면, 대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개헌파' 원혜영 "반기문 제안은 '대선용', 선거 수단으로 쓰려는 것"

대통령 임기단축에 긍정적인 뜻도 드러냈다. 그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권력구조 방향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려면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 한다, 2020년 동시 출발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 임기단축(5년→3년)을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또 바른정당 입당이나 신당 창당 여부는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제안은 향후 논의의 중요한 축이 될 민주당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원혜영 의원은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개헌은 국회에 만들어진 개헌특위에서 합의를 모아가야지, 밖에서 정치적으로 써먹을 건 아니지 않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의 얘기는 우리나라의 국가 비전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기보다는 대선용 아닌가 싶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개헌이라는 국가적·시대적 과제를 선거의 수단이나 재료로 쓰는 것은 아주 잘못된 거다. 작년만 해도 개헌에 부정적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개헌하자고 했다가 개헌의 순수성만 훼손되지 않았나?"

민주당 대선주자 김부겸 의원도 "촛불 민심을 완성하자는 것이 '개헌'의 방향인데, 반 전 총장이 '개헌협의체'와 '촛불 변질'을 동시에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반문재인연대와 같은 정략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개헌협의체'는 옳지 않다. 별도의 개헌협의체보다는 국회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합의하고, 각 대선주자들이 이를 '공약'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제안은 향후 논의의 중요한 축이 될 민주당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원혜영 의원은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개헌은 국회에 만들어진 개헌특위에서 합의를 모아가야지, 밖에서 정치적으로 써먹을 건 아니지 않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의 얘기는 우리나라의 국가 비전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기보다는 대선용 아닌가 싶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개헌이라는 국가적·시대적 과제를 선거의 수단이나 재료로 쓰는 것은 아주 잘못된 거다. 작년만 해도 개헌에 부정적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갑자기 개헌하자고 했다가 개헌의 순수성만 훼손되지 않았나?"

민주당 대선주자 김부겸 의원도 "촛불 민심을 완성하자는 것이 '개헌'의 방향인데, 반 전 총장이 '개헌협의체'와 '촛불 변질'을 동시에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반문재인연대와 같은 정략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개헌협의체'는 옳지 않다. 별도의 개헌협의체보다는 국회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합의하고, 각 대선주자들이 이를 '공약'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태그:#반기문, #촛불집회, #문재인,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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