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한 LG 오지환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한 LG 오지환 ⓒ LG 트윈스


LG 트윈스 팬들에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선수가 있다. 지난해 잠실 유격수 최초로 20홈런을 터뜨리며 전성기를 맞이한 오지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지환은 신인 시절부터 스타 유격수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 데뷔 후 몇년 간은 경험 부족으로 기대치에 부합하는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하지만 서서히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그는 어느새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우뚝 섰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가 된 오지환의 미래는 탄탄대로로 보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있다. 바로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의무인 병역 문제다. 올해 28세가 된 오지환은 아직까지 군 미필 신분이다. 때문에 오지환은 2016시즌 종료 후 경찰청에 지원하며 병역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새로 추가된 문신 규정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특별한 규정없이 야구 실력을 기준으로 뽑던 예전이었다면 무난히 합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의경 선발시 용모 부분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지며 경찰청 야구단 선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팔에 문신이 있는 오지환은 경찰청 선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당초 예정대로 군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오지환과 LG의 향후 계획이 완전히 틀어진 셈이다. 오지환은 90년 3월생으로 특별한 사유 없이는 입대를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

지난해까지 여러 사유로 입대를 연기해 온 LG와 오지환은 추가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며 2017시즌 이후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시즌 중 입대를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2010년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국가대표 승선을 노렸으나 시즌 중 입대해야 했던 한화 송광민

2010년 주전 3루수로 활약하며 국가대표 승선을 노렸으나 시즌 중 입대해야 했던 한화 송광민 ⓒ 한화 이글스


과거 오지환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선수가 있다. 2016시즌 한화의 주전 3루수로 맹활약한 송광민이 그 주인공이다. 송광민은 2009년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3루수로 포지션 변경까지 시도했다. 그 해 열리던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선발되기 위해 타격 성적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송광민은 아시안게임에 도전해보지도 못하고 입대해야만 했다.

83년생으로 2010년 당시 27세였던 송광민은 남동생의 입대로 생긴 730일간의 병역 연기를 믿고 연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동생이 군에서 제대하며 시즌 중인 7월 송광민에게 입대 영장이 날아왔다. 특별한 방법이 없었던 송광민은 결국 시즌 중 입대를 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선수층이 얇아 고전하던 한화는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전력에 손실을 입었다.

이후 더 아쉬웠던 점은 당시 현역병으로 입대했던 송광민의 몸상태다. 훈련소에 입소한 송광민은 신체검사에서 현역 불가 판정을 받게 된다. 검사 결과 발목 상태가 좋지않아 현역병으로 복무를 할 수 없는 몸상태라는 소견이 나왔다.

재검을 받은 송광민은 2011년 4월에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 2010년 7월 그라운드를 떠난 송광민은 2013년 6월이 되어서야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수 있었다. 선수와 구단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전성기를 맞이할 금쪽같은 시간을 허공에 날리고 만 셈이다.

현재 오지환은 당시 송광민에 비해 한층 더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커리어 초반 불안했던 유격수 수비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수준이다. 뛰어난 자질을 지녔다고 평가받던 타격 역시 매 해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2016시즌 후반기에는 무려 1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그의 잠재력이 완전히 터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반기 OPS(출루율+장타율) 1.021)

오지환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매년 기록이 상승하며 정상급 유격수로 도약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오지환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매년 기록이 상승하며 정상급 유격수로 도약했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KBO는 뛰어난 방망이 실력을 가진 유격수가 흔치 않은 리그다. 그렇기에 강정호가 떠난 공백을 메우고 거포 유격수로 떠오른 오지환과 김하성에게 거는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만약 과거 송광민의 사례처럼 오지환이 시즌 중에 입대하게 된다면 리그 전체적으로도 손실이다.

뿐만 아니라 오지환 개인 커리어에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이나 상무에 입대한다면 1년을 보내고 2년째 되는 가을에 다시 리그에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중 입대하게 된다면 두 시즌, 송광민 처럼 일이 꼬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이상의 공백이 생길 수가 있다. 이제 막 전성기를 맞으려는 선수에겐 너무 아까운 시간들이다.

LG는 유망주 오지환을 스타 유격수로 만들기까지 무던한 노력을 기울였다. 인내심을 가지고 많은 기회를 부여했고 구단 차원에서 그를 육성했다. 오지환 역시 구단의 기대에 상응하는 노력과 실력 상승으로 보답했다.

때로는 부진과 어이없는 수비 실수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묵묵히 노력하고 자신을 갈고 닦았다. 그 결과 리그에서도 귀한 거포 유격수 오지환이 탄생한 것이다. 당면한 입대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LG 구단과 오지환의 면밀한 대비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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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정민 필진/ 감수 및 정리: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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