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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먼저 대통령하고 이 시장은 서울시장부터."
"기득권과 싸워야 하는데 전투력은 제가 낫지 않을까요."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이날 초대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평소 사석에서 호형호제 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잘 알려져있다. 인권변호사로서 사회단체 지도자로서 유사한 길을 걸어왔고, 두 시장이 펼치는 시정도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기본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지만, 대권 경쟁과 관련된 대목에서는 서로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는 등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지향점이 비슷한 만큼 민생문제에 대해 두 후보가 내놓은 대안은 엇비슷했다.

박원순 시장은 "더 이상 정부와 재벌 대기업이 굴러가는 전륜구동경제가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과 복지, 네 바퀴가 골고루 서로를 견인해가는 4륜구동 방식의 경제(위코노믹스)로 가야한다"며 "불평등 구조의 혁파 없이는 우리 사회의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 역시 "강자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들을 부양해서 함께 살게 하는 '억강부약'이 정치의 제1역할인데 대한민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개탄하고 "초과근로만 금지시켜도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노동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국회 민생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후 국회 민생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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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나는 늘 준비돼 있는 사람"... 서울시장 5년 '경험' 강조
이재명 "국민들이 기득권과 타협않고 싸울 사람이라 생각할 것"

이날 선제구를 던진 쪽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박 시장은 발제에 앞서 인사말에서 "양쪽 지지자들이 많이 와 있는데 지지도는 좀 떨어지지만 지지자 숫자는 (우리쪽이) 좀 많은 듯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이 시장 역시 "(박 시장은) 저와 똑같이 인권운동, 시민운동 했지만 시장 경력은 1년이 더 빠르다"고 받아쳤다.

이 시장은 "박 시장과 같은 깨끗하고 용기있는 분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추켜세우면서도, 박 시장이 설명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는 "꽤 유용한 것 같지만 계속 늘릴 수 없으니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급기야 박 시장은 토론 말미에 "이재명 시장은 너무 잘 했지만 성남은 아무래도 기초지자체라서 광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못한 게 많을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히 저를 밀어주셔서 (이 시장은) 서울시장을 하라, 그러면 저는 대통령을 하고 난 다음에 성남시장을 하겠다"고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졌다.

두 시장의 '뼈있는' 대화는 곧바로 이어진 <오마이TV> 팟짱 토론회에서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다.

박 시장은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헌재 결정이 뒤로 늦춰지는게 좋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늘 준비돼있는 사람"이라며 서울시장 5년의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이어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가 없이 바로 취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는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이 돼서 당선 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지만 하나도 차질없이 공무원들이 다 쫄게 만들며 집무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시장은 최근 자신이 공격을 받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형수 관련 일은 부정부패를 막으려고 했던 것이고 철거민 문제도 부당한 요구를 원천차단하다 보니까 생긴 문제"라며 "저는 오히려 국민들이 볼 때 앞으로 타협 안 하고 기득권자들과 잘 싸우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적극 방어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되면) 실제 기득권자들하고 한판 승부를 하는 게 가장 큰 일이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전투력이 제가 좀 낫지 않을까"라며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전환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오후 국회 민생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오후 국회 민생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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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최근 지지율 하락은 조정과정... 다시 오를 것"
박원순 "선거 다가올수록 저평가된 우량주가 확 뜰 것"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사실 사이다 발언 하고 치고나가고 하는 이 시장이 부럽다, 역시 장수의 기질"이라고 추켜세우는가 했더니 "저는 아무래도 뒤에서 사령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장수를 여러 전투에 내보내서 이겨야 하니까"라고 말해, 대통령감은 역시 자신이라고 내세우는 순발력을 보였다.

이 시장은 촛불집회 이후 치솟던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 데 대해 "자연스런 조정과정"이라며 "촛불국면에서 반기문 지지자들이 내게 왔다가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책경쟁으로 결판이 날 것 같은데, 비전과 정책 실현가능성을 보여주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박 시장은 촛불집회 과정에서 집회의 성공을 위해 가장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지지율이 안 오르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장을 너무 잘 하니까 계속 이 자리에 있을 걸로 생각하는게 아닐까, 대통령이 되면 훨씬 더 잘 할텐데"라고 웃어넘겼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바보가 아닌만큼 사람이 살아온 길과 성취를 보면 미래에 그가 할 일과 갈 길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선거가 다가올수록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고, 그러면 저평가된 우량주가 확 뜰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 시장은 "직무정지된 사람이 국가 예산을 사용해서 직권을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또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여전히 법률과 헌정질서에 대한 존중의식이 없고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잘못한 것은 엄중한 책임을 진다는 역사적 경험을 반드시 남겨놔야 한다"며 "청와대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수갑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박대통령은) 기자회견 할 때마다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낸다"며 "어떤 재판이든 재판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서 좋은 판결을 얻으려 해야 하는데 무슨 심뽀를 갖고 있길래 저렇게 하는지 의아스럽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저는 아무래도 좀 점잖으니까 '수갑' 같은 그런 표현은 쓰지않겠다"면서도 "이재명 시장은 법무장관 하면 아주 딱이겠다"며 다시 한번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론에 대해, 박 시장은 "국민의 컨센서스가 있으면 총선과 대선시기를 맞추기 위해 3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한 반면, 이 시장은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 수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 가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해 의견차를 보였다.

 [핵심영상] 박원순-이재명 "지지율 이야기는 싫어요"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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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원순 시장,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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