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을 상대로 7할대 승률을 기록한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전 감독.

김기태 감독을 상대로 7할대 승률을 기록한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전 감독. ⓒ KIA 타이거즈/넥센 히어로즈


지난 2013년 염경엽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 지휘봉을 잡은 이후 KIA 타이거즈는 항상 넥센에게 열세를 보였다. 2013시즌 7승 9패를 시작으로, 2014~2015시즌은 모두 4승 12패에 그쳤고, 2016시즌 역시 5승 11패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대 전적을 남겼다.

특히 올시즌에는 8월 12일 고척돔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8-2로 승리하기 전까지 7연패를 당하며 특정 팀의 홈 구장 전패 수모를 당할 뻔 하기도 했다.

야구는 아무리 전력이 강한 팀이더라도 10경기 중 7경기를 이기기 힘든 스포츠다. 압도적인 투타 전력을 앞세워 2016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조차 93승 1무 50패 승률 0.650에 그쳤다. 프로야구에서 특정 팀에 최근 3시즌 간 13승 35패, 채 3할이 되지 않는 승률를 기록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최근 3시즌 간 KIA는 넥센을 상대로 2할대 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최근 3시즌 간 KIA는 넥센을 상대로 2할대 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었는데 KIA-넥센 양팀 감독 간 상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실제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2013시즌에도 당시 LG 김기태 감독은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넥센을 상대로 5승 11패로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김기태 감독을 상대해서 프로 통산 34승 14패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관련 기사: 염경엽은 호랑이 사냥꾼? 사실은 김기태 킬러)

계속해서 이어질 듯 싶었던 KIA와 넥센의 천적관계는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넥센을 강팀으로 도약시킨 주역 중 한 명인 염경엽 감독은 4년 간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자진사퇴했고, KIA는 넥센의 천적으로 군림했던 리그 최고의 타자를 영입했다.

 최형우의 최근 2시즌 넥센 상대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최형우의 최근 2시즌 넥센 상대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어느 팀에고 무서운 타자 최형우지만, 그는 유난히 넥센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시즌 넥센을 만나 뿜어낸 홈런만 다섯 개. OPS는 무려 1.479에 이른다. 그 중 백미는 KIA 구단과 팬들에게 악몽과도 같던 고척돔에서만 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는 것.

최근 2년으로 기록의 범위를 넓혀보아도 무서운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2년간 넥센전에서 최형우가 뽑아낸 홈런만 무려 12개. 그리고 해당 기간동안 넥센을 상대로 OPS 역시 1.4 이상을 기록했다. 염경엽 전 감독과 김기태 감독이 상극이라면, 최형우와 넥센 역시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넥센 장정석 신임 감독은 KIA를 상대로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넥센 장정석 신임 감독은 KIA를 상대로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의 교체도 KIA에겐 호재다. 농구와 축구에 비해 야구는 감독이 실제 경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래도 심리적인 요소는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던 상대 사령탑의 교체는 KIA 입장에선 반가운 사건이다. 넥센의 새 사령탑인 장정석 감독은 코치 경력도 전무하기 때문에 KBO리그의 대표적 지장인 염경엽 감독을 상대할 때에 비하면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천적 관계 재편 여부는 마운드에서 결착이 날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KIA가 넥센에 패한 경기 내용을 복기해 보면, 타선의 부진으로 진 경기 보다는 허술했던 뒷문에서 와르르 무너진 경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세이브 1위 김세현을 상대로 역전타를 뽑아냈어도 9회 바로 동점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고, 마무리 임창용은 KIA 복귀 이후 첫 세이브 기회에서 보크와 폭투로 어이없는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8월 11일엔 서건창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준 경기도 있었다.

넥센에서 이적해 온 서동욱의 끝내기 안타로 이긴 9월 13일 경기에서도 임창용은 동점 투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타선의 문제라기 보다는 마운드, 특히 불펜이 흔들리며 다잡은 경기를 내준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결국 KIA가 넥센과의 천적 관계를 재편하기 위해서는 불펜진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최형우의 가세로 1~2점의 점수를 더 뽑는다해도 2016시즌처럼 불펜진의 방화가 이어진다면 넥센과 대등한 관계 이상을 이루긴 어렵다. 역으로 KIA 불펜이 올시즌 이상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한층 더 강력해진 타선에 힘입어 넥센전 열세를 뒤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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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최광준 / 감수 및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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