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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소통간담회에서 학생들에게 '0원 등록금'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소통간담회에서 학생들에게 '0원 등록금'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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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점도 많은데 주변 사람들은 우리 학교를 그저 '저렴한 대학' '부담없는 대학'으로만 봐요."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방청석에서 질문 기회를 얻은 도시행정학과 김아무개씨는 "사람들이 오직 반값등록금만 말해서 아쉽다"라면서 "학교가 더 발전하려면 '발전가능성 있는 대학'이라든지 '적극적으로 교육에 투자하는 대학' 같이 '(등록금이) 저렴한 대학' 그 이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립대의 운영위원장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학생들과 함께한 소통간담회. 패널로는 이 학교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언론협의회 의장, 단과대 학생회장 등 학생대표 4명이 나왔고, 학생 100여 명이 방청했다.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지난달 초 박 시장이 자신의 SNS생방송 '#원순씨 X파일'에서 이미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아예 전액 면제하겠다고 선언한 게 계기가 됐다.

반값등록금 선언 때처럼 학생들이 당연히 환영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의 반응은 의외로 시큰둥했다.

박 시장은 학생 간부들을 시청 집무실에 초대해 의견을 물었고,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등록금 전액 면제보다는 기숙사와 중앙도서관 등 열악한 학교 시설과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들었다.

당시 학생들은 박 시장의 학교 방문을 요청했고 박 시장이 이를 수락하면서 이날 간담회가 이뤄지게 됐다. 그 사이 '0원 등록금'은 유보됐다.

"내가 번 돈으로 왜 네 공부를 시키냐고 하더라"

간담회에서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지난 2012년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많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완화됐고 그 덕분에 학자금 대출이 엄청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이번엔 전면 무료로 한다고 해서 역시 박 시장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학생들은 67%가 반대했다"라면서 "학생들은 0원 등록금을 하려면 180억~200억 원이 드는데, 이게 가능하다면 교육이나 시설에 먼저 투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더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또 "우리 학교 이사장(운영위원장)이 우리 학교 정책을 발표하는데 왜 외부 방송을 통해 들어야 하냐며 소통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반값등록금이 처음 시행된 이후 남몰래 겪었던, 그러나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토로하기도 했다.

패널로 나온 한 학생은 "시립대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다니는데, 학교 예산 대부분이 서울시민들의 세금에서 나오는 만큼 언론이나 일부 시민들로부터 (왜 우리 세금으로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냐는) 비판을 들어 위축감이나 위화감이 들기 일쑤"라고 말했다. 

한 중문과 학생은 "직장을 다니는 친구가 술에 취한 뒤 '내가 주말까지 일해서 번 돈으로 왜 네 공부를 시켜줘야 하냐'고 말하더라"면서 세금으로 싸게 공부하는 게 사실이므로 지역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 시장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 못하고 알바를 하고, 그러다 끔찍한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라며 "반값등록금 이후 부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크게 보면 좋지 않았냐"라고 물어 "예"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박 시장은 이번 '0원 등록금'에 대해서는 "고통 겪는 청년들을 위해 정부가 딴 데 쓰는 예산을 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시립대 구성원들이 그걸 반대했다기보다는 더 우선해야 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해달라는 얘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과 충분한 의사소통이 없었던 것을 인정한다"라며 "(이같은 자리가) 이례적인 관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소통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9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학생들의 소통간담회가 열렸다.
 9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학생들의 소통간담회가 열렸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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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장 "반대 여론은 오해가 부풀려진 것... 조건부 찬성"

간담회가 끝난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신호인 총학생회장은 '0원 등록금'에 대한 반대여론에 대해 "교육의 질이 낮아진게 반값등록금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이 있었는데 오해가 너무 많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오해냐는 질문에는 "등록금이 싸니까 학교에 등록만 해놓고 실제는 다른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반수생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실제 자료를 보니 그렇지 않더라"면서 "전임강의 비율이 줄었다는 것도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어렵고, 오히려 교육부의 정책에 의해 감소한 부분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0원 등록금'을 반대하냐는 질문에는 "예산운용과 관련한 조례를 정하거나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키는 등 재정운용의 안정성과 소통창구 마련 등 조건이 충족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조건부찬성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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