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으로 도시공원 내 '농업공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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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우리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는 27일 오후 부평아트센터에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일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김갑봉	관련사진보기

반환 예정인 부평미군기지(아래 캠프마켓) 내 일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우리 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는 지난 27일 오후 부평아트센터에서 캠프마켓 부지 일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캠프마켓(약 44만㎡)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병참기지로 사용되다가 1951년 8월 31일 주한미군의 보급품 저장과 지원을 위해 미군에 공여됐다. 1980년 이후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섰고, 군사기능이 줄어들자 시민들은 1996년부터 반환(이전)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2002년 3월 29일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의거해 캠프마켓은 평택으로 2008년까지 이전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평택미군기지 조성이 늦춰지면서 반환과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09년 2월 미군기지 반환공여구역(약 44만㎡)과 그 주변지역 토지를 합해 60만 6615㎡에 대한 도시관리계획(1종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했다. 공원 71%와 도로 10%, 나머지는 공공청사(소방서·경찰서 7%), 체육시설(3%), 문화시설(3%), 청소년수련시설(2,5%), 도서관, 광장, 사회복지시설 등 부지로 이용할 계획이다.

또한 반환공여구역 활용방안에 대해 시민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인천시 캠프마켓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시민참여위원회'는 캠프마켓에 조성할 공원의 성격을 일단 '문화공원'으로 결정했다.

이 공원의 일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은 도시공원법 개정으로 공원 내 도시농업공원 조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지난해 10월 '부평구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부평구가 구민들에게 도시농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도심에 친환경 녹색 공간을 확충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조성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에 앞서 부평구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때 참고했던 게 부평구의 도시농업공원이다. 부평구는 내년에 행정부서로 도시농업팀을 꾸려 도시농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인천시와 기초지자체 8개가 도시농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인천을 대표하는 도시농업 사업과 공간이 필요하다. 수원시가 당수동에 조성할 계획인 복합테마공원은 도시농업공원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경작만 하는데도 연간 5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며 "캠프마켓은 도심 한복판이다. 게다가 일본군에 강점당한 뒤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농토를 회복하는 역사성도 있어, 인천을 대표하는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인호 신구대학교 식물원장은 "도시농업과 공원은 이미 만나서 잘 어울리고 있고, 법 개정으로 도시공원 내 도시농업공원 조성과 도시농업시설 설치가 가능해졌다"며 "도시농업은 공동체 복원과 심리 안정에 매우 좋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또한 초고령화 사회에서 도시농업은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시 도시농업 갖춘 복합테마공원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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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복합테마공원 조감도 경기도 수원시 당수동 복합테마공원 조성 계획도.
ⓒ 출처 김인호 신구대학교 식물원장	관련사진보기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도시공원 내 도시농업공원이 가능해지면서 서울시와 경기도 등이 도시농업을 결합한 복합테마(주제)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는 2013년 10월 강동구도시농업공원(1만 2000㎡)을 개장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농사와 민속놀이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휴식을 제공하고 있다. 매해 4~10월에는 텃밭에서 영농체험을 운영하고, 12~1월에는 얼음썰매장을 운영한다.

경기도에선 부천시 정수장으로 사용하던 부지를 도시농업공원으로 조성해 여월도시농업공원(5만 2422㎡)을 운영하고 있다. 또, 수원시는 당수동에 도시농업을 갖춘 복합테마공원은 조성할 계획이다.

캠프마켓 내 공원 또한 도시농업공원을 가미해 복합테마공원으로 조성하자는 게, 이날 토론회의 취지다.

수원시가 당수동에 조성하려는 복합테마공원을 보면, 수원시는 시민들에게 문화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권선구 당수동 434번지 일원 기획재정부 소유 땅(33만 509㎡)을 매입해 2019년까지 도시농업공원을 갖춘 복합테마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인호 식물원장은 "1단계로 도시농업공원·스포츠테마공원(사회인·어린이 야구)·레저테마·치유의 숲·유실수 저원·빗물정원 등을 만들고, 2단계로 수목원과 식물원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수원시는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기 전에 시민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했다.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가족텃밭·공동체텃밭·교육용텃밭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캠프마켓도 복합 형태로 공원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시애틀 도시농업처럼 공동체텃밭으로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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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공동체텃밭 P패치 '인터베이' ', 중앙에 안내키오스크가 있고 중앙공터는 모임이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퇴비간과 푸드뱅크구획을 갖추고 있다.
ⓒ 제공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관련사진보기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일반 공원 조성비의 약 20%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한 경작지다보니 철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줄 수 있고, 관리·유지비 또한 적게 들어간다.

캠프마켓에 도시농업공원이 들어설 경우 우려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환될 캠프마켓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인데, 일부를 경작지로 사용할 경우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 또한 수확 후 썰렁한 풍경과 농사 폐기물 처리도 걱정거리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이에 대한 해법을 미국 시애틀 도시농업공원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도시농업공원 내 텃밭을 '공동체텃밭'으로 운영해 공익성과 사회공헌을 확보하고, 책임 관리로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애틀에는 우리 도시농업공원과 비슷한 성격의 'P패치'라는 게 있다. 국내 주말농장 또는 텃밭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우리와 달리 대부분 지방정부가 마련한 공유지다. 특히 다른 점은 공동체텃밭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터베이 'P패치'의 경우 전체 140구획으로 돼있고, 이를 4개 구역으로 묶어 각 구역마다 리더(지도자)를 두고 있다. 이 리더와 각 분과모임(양봉·회계·연락·시설물 관리·홍보·좋은이웃관계·교육·퇴비제조·푸드뱅크 등)의 대표로 구성한 리더모임이 텃밭을 운영하는 주체다.

이들은 공동체 활동인 금요일 음식 나눔, 퇴비 제조 훈련, 텃밭 방문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대외적으로 정기적인 푸드뱅크텃밭(연간 1.8~2.3톤 사회공헌,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 회원은 자원봉사를 1년에 8시간 해야 한다.

시애틀은 이런 텃밭을 73개(2009년 기준) 가지고 있으며, 시가 'P패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동체텃밭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원하고 있다.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도시농업은 분양해놓고 끝이 아니라, 공동체텃밭으로 육성해야 한다. 부평구의 경우 이미 도시농업공원을 운영해 성공한 경험이 있다"며 "우선 이번에 오염 토양 정화작업이 끝난 부영공원에 시애틀 형태의 공동체텃밭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