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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단식 '의장 사퇴 요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이정현 단식 '의장 사퇴 요구'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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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국회 통과를 둘러싸고 정치권에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해임안을 단독 통과시킨 야당에 맞서 박 대통령과 여당이 결사항전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출구 없는 치킨게임에 국회 파행과 정국 혼란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5일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통과된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대통령이 국회가 결의한 장관 해임안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새누리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국회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새누리당은 해임건의안을 상정시킨 정세균 국회의장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는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로 탈바꿈했고, 김무성 전 대표를 시작으로 소속 의원 전원이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이정현 대표가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사생결단식의 강경책만을 고집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는지 고민을 좀 해보라

그들의 모습 그 어디에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근본적 원인에 대한 고민과 성찰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아파트 헐값 전세, 우대금리에 이은 분양특혜, 종합소득세 누락,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지며 고위공직자의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대신 대학 동문 커뮤니티에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행태를 맹비난하는 글을 올려 또 다른 논란을 자초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박 대통령이 야당의 지적과 국민여론을 의식해 김 장관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어야 마땅했을 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회와 민의를 무시하며 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는 오기를 부렸다. 박 대통령 특유의 독단과 독선의 오기 인사가 또 다시 재연된 것이다.

박 대통령과 여당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불수용하며 내세우는 논리 역시 조악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야당과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이 모두 해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궁색한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의혹들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졌다고 하더라도 그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특혜를 받았다는 점과 편법과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재산을 증식해 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고위공직자는 누구보다 청렴·결백해야 한다. 이는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는 도덕률이자 상식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공직자의 대부분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들 대부분은 부동산 투기, 탈세, 논문표절, 위장전입, 위장취업, 병역 문제, 음주운전 등 불법·탈법행위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여당은 도덕적 결함과 고위공직 임명은 전혀 별개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고위공직에 대한 국민의 기준과 집권세력의 기준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과 여당의 빈약한 도덕 감수성으로 말미암아 국가공신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위공직에 비정상적 인사가 거듭 임명된다면 국가공신력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당장 국민들이 '장관도 투기와 탈세, 위장전입과 논문 표절을 하는데, 경찰청장도 음주운전을 하는 마당인데'라고 반문한다면 도대체 뭐라고 대꾸할 것인지 의문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고위공직에 부적절한 인사를 연달아 임명시켜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이다. 해임건의안을 상정시킨 정 의장과 이를 통과시킨 야당을 문제삼기 이전에 국민을 우롱하는 박 대통령의 비정상적 불통인사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먼저다.

'비상시국'은 누가 만들었는가

 지난 13일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3일 신임 장관 임명장 수여식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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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한켠에선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박 대통령과 여당의 비상식적인 대응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국정감사 무력화용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여당은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정 의장과 야당을 맹비난하며 정국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진흙탕으로 만들어가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치는 정답이 없다. 경쟁과 갈등 속에서도 합리적인 대안과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와 타협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정 난맥의 원인이 오직 외부에만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듯 하다. 점점 심해지고 있는 박 대통령의 '남탓병'은 전적으로 그에 기인한다. 여당 역시 하나 다를 바 없다. 오직 박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며 대통령 비호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정국을 보고 있자면 누군가가 대유행시킨 '비상시국'이란 말의 의미가 아주 절절하게 다가온다. 민의를 무시하는 대통령은 독선과 오기의 정치에 빠져 있고, 국회의원의 직무를 망각한 여당은 국회를 과감히 저버렸다. 그들을 행태는 작금의 시국이 보통 '비상시국'이 아님을 강변해준다. 이 '비상시국'은 과연 누가 초래한 것인가. 그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국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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