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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쓸어올리는 조윤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2신 : 31일 오후 3시 51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결국 '반쪽짜리' 청문회로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청문회 첫날인 31일 오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의결(29일)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데 이어, 오후에는 아예 청문회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오후 2시부터 약 50여 분을 기다린 뒤 "새누리당 의원들의 회의 거부에 매우 유감이다"라며 청문회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야당 의원들만 배석한 채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시작됐다.

유 위원장이 회의를 개시하자,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교문위 간사)는 회의장에 들어와 "오전에 정회된 후 3당 간사가 위원장의 사과 및 재발방지 등을 협의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걸 보며 청문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결정했다"라며 "청문회에 불참하는 게 아니고 위원장의 부적격한 회의진행이 있었음을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염 의원은 이 말을 한 뒤, 곧장 자리를 떴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오전에 (여당 의원들로부터) 제가 들은 건 고성이 아니라 괴성이었다"라며 "국민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괴성을 지르며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할 만큼 위원장이 크나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2006년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래 10년이 지났는데, 야당 만의 단독 인사청문회는 처음이다"라며 "불행한 기록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성을 회복해 청문회에 참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29일 교문위의 추가경정예산 단독처리를 문제 삼아 논란이 벌어졌는데, 저는 절차적으로, 내용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야당 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일방적으로 회의에 불참했다. 일방적으로 의결한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회의참여를 거부했던 게 당시 새누리당의 모습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오전에도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문제 삼은) 헌법 57조, 즉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예산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된 부분은, 본회의 단계의 동의로 보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라며 "(현재 새누리당의 주장은) 입법부 스스로 헌법이 정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에 제약을 걸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청문회가 시작될 예정이던 오전 10시 국회에 나온 조 후보자는 5시간 만에 단상에 서 선서문을 낭독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장관) 소임이 허락되면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겠다"라며 "오늘 (청문회) 말씀을 깊이 새겨 업무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1신 : 31일 낮 12시 58분]
시작도 못한 '조윤선 청문회', 새누리당 "유성엽 사퇴부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오전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조차 못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29일 있었던 교문위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을 문제 삼으면서 사실상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교문위원들은 교육재정예비비 증액 결정을 정부·여당 동의 없이 단독 처리했다면서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이들의 항의에도 청문회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도 유 위원장의 선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55분 가량 흘러보낸 뒤에야 청문회장에 입장했다. 앞서 새누리당이 청문회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에 의원총회를 소집한 탓이긴 했지만 상식 외의 '지각'이었다. 새누리당은 '자료 검토'를 그 이유로 들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 개의 이후에도 청문회 진행을 막아섰다. 유 위원장이 인사청문안을 상정하려 하자 여당 교문위 간사인 염동열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사진행을 막아섰다. 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추경 심사 과정이 '위헌'이었다며 이에 대한 유 위원장의 입장 표명과 사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화부 수장 뽑는 것보다 나라 곳간 지키는 일 중요해"
'조윤선 청문회' 하자는데 삿대질 한 염동열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왼쪽)이 31일 오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회를 선언하려하자, 염동열 새누리당 간사(가운데)가 항의하고 있다. 조윤선 후보자 청문위원이기도 한 국회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조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하기로 한 오전10시에 당 의원총회를 이유로 청문회장에 들어오지 않고 개회를 지연시켰다. 수차례에 걸쳐 새누리당 의원들의 참석을 종용했던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참석여부와 관계없이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한 것이다. 유 위원장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기도 하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간사(오른쪽)가 유 위원장에 항의하는 염 간사를 말리고 있다. ⓒ 남소연
가장 먼저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은 "헌법 57조를 보면 '정부의 동의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 우리(교문위)가 심사의결한 (추경)안을 보면 교육부 장관이나 문체부 장관의 동의를 받은 사항이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그 문제는 앞으로 얼마든지 논의할 시간이 있으니 오늘은 인사청문회 관련한 발언을 해달라"는 유 위원장의 만류에 "청문회도 공정한 의사진행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유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공정한 의사진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유 위원장의 약속도 통하지 않았다. 곽 의원은 아예 다른 상임위의 회의록을 읽어 내려가면서 "왜 유 위원장이 오시고 법에서 정한 절차를 어기면서 회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헌법을 어기는 위원장은 자격이 없다"고 공세를 폈다.
이은재 의원님, 주먹 날리시는 겁니까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회를 선언하려하자,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유 위원장 사퇴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있다. ⓒ 남소연
곽 의원만이 아니었다. 유 위원장이 "회의에 늦게 들어왔으면 회의를 원만히 진행할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그 정도만 듣겠다"고 더 이상의 의사진행발언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다른 새누리당 의원들도 발언권을 얻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고 나섰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정대로 인사청문회 진행하고 내일 청문보고서 의결할 때 얘기하자, 이런 식으로 자꾸 말씀하시고 청문회를 진행하지 않으면 오해 받을 수 있다"고 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윤선 청문회' 하자는 야당, 지연시킨 여당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왼쪽)이 31일 오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회를 선언하려하자, 염동열 새누리당 간사(가운데)가 항의하고 있다. 조윤선 후보자 청문위원이기도 한 국회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조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하기로 한 오전10시에 당 의원총회를 이유로 청문회장에 들어오지 않고 개회를 지연시켰다. 수차례에 걸쳐 새누리당 의원들의 참석을 종용했던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참석여부와 관계없이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한 것이다. 유 위원장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기도 하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송기석 국민의당 간사(오른쪽)가 유 위원장에 항의하는 염 간사를 말리고 있다. ⓒ 남소연
오히려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단독 날치기 처리한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수장 뽑는 것보다 나라 곳간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부 동의를 얻지 않은) 현격한 법적 절차 하자가 있어서 그를 얘기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위원장께서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시려면 사퇴하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도 유 위원장의 선서 지시에 응하지 않으며 사실상 새누리당 의원들과 행동을 같이 했다. 유 위원장이 두 차례에 걸쳐 공직후보자 선서를 할 것을 요구했지만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헌법·국회법 읊으며 항의한 이장우, "필리버스터 하나" 야유 받아

유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해명에 나섰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부 동의를 받지 않은 증액 결정이 위헌이라고 하는데 이는 국회 본회의 단계에서 정부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되는 것이고 (새누리당의 주장은) 입법부 스스로 헌법에 정한 예산 심의권을 제약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상임위는 예산안 심사의 한 과정으로 예결위의 본심사를 귀속하지 않는다"며 "상임위에서 부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증액을 의결한 선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큰 목소리로 국회법과 헌법을 읊었다. 이 의원이 유 위원장 등의 제지에도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여당이 필리버스터 하나"는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자리를 먼저 떴다.
반쪽 청문회장에 앉은 조윤선 후보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청문회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고성과 막말로 회의진행이 어렵자 정회된 후 곧 속개됐지만 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만 받고 점심식사를 위해 재차 정회됐다. ⓒ 이희훈
결과적으로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유 위원장은 "일부 위원들의 도를 넘는 발언으로 도저히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오후 12시 8분께 잠시 회의가 재개됐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유 위원장은 오후 2시 청문회를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유야 어떻든 1시간 가까이 지각하고 오늘 청문회와 무관한 의사진행발언도 있었고 발언권도 얻지 않고 회의를 방해하는 언행도 있었다"며 "앞으로 회의를 방해하거나 타당하지 않게 위원장을 흔들고 공격하는 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고 정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태그:#조윤선, #새누리당, #유성엽, #인사청문회,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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