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된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된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찬양해 훈장을 받았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예산 55억 원을 탕진하고 사업이 중단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주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수십억 원의 혈세를 날린 이 사업은 김 후보자의 공적으로 인정됐고 이후 김 후보자가 훈장을 받는데 일조했다(관련기사 : 농림부 장관 후보자, 훈장 받은 '4대강 찬양' 전적 논란).

이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공개한 김 후보자의 황조근정훈장(2011년 12월 31일 수여) 공적조서에 명시된 것이다.

이 공적조서에는 "해외 농업자원 개발 체계 확립 - 해외 곡물자원 개발·확보 전략 국민경제대책회의 VIP(대통령) 보고"라고 적혀 있다. 이어, "해외농업개발의 독립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개발·협력사업의 체계적 뒷받침을 위해 '해외농업개발협력' 제정 추진 중"이란 설명이 나와 있다.

김 후보자는 2011년 차관 재임 때 이 사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이어 2012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으로 취임해 사업을 주도했다. aT는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시행기관이다.

김현권 "훈장 반납하고 국민과 농민 앞에서 사과해야"

그러나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이 사업은 부실한 사업타당성 분석으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의 사업추진에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다가 4년 만에 중단됐다.

특히 감사원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특정감사를 통해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 인수 대상 곡물기업의 확보가 어려워 사업추진이 부진한 점을 감안, 사업의 계속 여부를 재검토해 출자금을 회수하는 동의 방안을 마련하라"라며 "앞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충분한 시장조사 등을 통해 사업추진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예산을 요구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T는 2011~2013년 3년 동안 국비로 출자 받은 750억 4000만 원 중 108억 원은 불용처리하고 587억 원은 국고로 환수했다. 나머지 약 55억 원은 실적도 없이 증발한 셈이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김 의원의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인가"라는 서면질의에 "곡물시장에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부실비리의 그늘에는 김 후보자의 곡물자원 개발의 부실경영이 숨겨져 있었다"라며 "김 후보자는 사업 실패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장관이 된 후에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장관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를 공로로 인정받아 받은 훈장은 즉시 반납해야 한다"라며 "또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국민과 농민 앞에서 사과할 것을 요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2014년 감사원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차관·aT사장 시절 추진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의 문제점을 특정감사를 통해 지적했다.
 2014년 감사원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차관·aT사장 시절 추진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의 문제점을 특정감사를 통해 지적했다.
ⓒ 김현권 의원실

관련사진보기


88명 아파트, 2억원 싸게 매입... 농협 전액대출도

한편 김 후보자는 농림축산식품부 재직 당시 관련 대기업으로부터 부동산 특혜를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김한정 더민주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가 2001년 10월 경기도 용인의 88평 고급아파트를 4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라며 "이 아파트는 식품 분야 대기업의 계열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인데 1년 전 분양 때보다 무려 2억 1000만 원 더 싼 4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라고 밝혔다.

또 "(김 후보자는) 특히 매입비용 전액을 농협에서 대출받았다. 농협은 대출해주면서 5억4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하는데, (김 후보자가 매입한) 아파트 가격보다 8000만 원이나 많다"라며 "일반 시중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 한도가 60% 수준인 상황에서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대출특혜를 받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07년~2014년 7년 동안, 용인의 93평 아파트에 전세금 1억9000만원으로 단 한 번의 전세금 인상도 없이 거주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8억 원이고 전세는 5억 원에 이른다"라며 전세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아파트의 특혜 대출·매입 의혹이 제기된 셈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두 건의 의혹이 사실이면 이 분은 (장관)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하라"라며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는 구속 사유다. 이번 청문회에서 의혹이 규명되지 않으면, 장관이 못 되게 막겠다. 설사 되더라도 바로 해임건의안을 내겠다"라고 강조했다.


태그:#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의혹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