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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입니다.
 구례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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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길에서 쉽게 보는 절집, 어떻게 둘러 보는 게 좋을까?
 등산길에서 쉽게 보는 절집, 어떻게 둘러 보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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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등산길 대부분에는 절집 한두 개씩 있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절집, 어떻게 하면 알차게 구경할 수 있을까? 구례 지리산 연곡사 가는 길에 함께 나섰던 종문 스님께 물었습니다.

"절집은 어떻게 둘러보는 게 좋습니까?"
"세 가지 관점으로 보면 좋습니다. 첫 번째, 역사적인 관점입니다. 절이 언제 누구에 의해 창건되었고, 어떤 특이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문화 유적 유물이 무엇이 있고, 특징이 무엇인지 등을 따져보는 겁니다. 세 번째, 사찰과 어울린 자연 환경을 몸과 마음으로 즐기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물을 보는 눈이 생길 겁니다."

구례 지리산 연곡사에서 특별한 점 세 가지

연곡사는 임진왜란 때 스님들의 승병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왜군에게, 1907년에는 항일 의병 근거지라는 이유로 다시 일본군에게, 그리고 6ㆍ25전쟁으로 전소되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연곡사는 임진왜란 때 스님들의 승병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왜군에게, 1907년에는 항일 의병 근거지라는 이유로 다시 일본군에게, 그리고 6ㆍ25전쟁으로 전소되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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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지리산 연곡사는 세 가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절집 창건 인물이 외국인입니다. 대부분 절은 우리나라 사람이 창건하는데, 연곡사는 "백제 성왕 22년(544) 인도 고승 연기조사가 창건"했습니다. 절 이름도 "연기조사가 터를 잡을 때 이곳 연못에 물이 소용돌이치며, 제비들이 노는 것을 보고 연곡사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옵니다.

둘째, 세 번이나 불에 탄 사찰입니다. "선종 사찰로 도선국사, 현각선사 등 많은 고승대덕이 배출되었으며,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연곡사 스님들의 승병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왜군에 의해 완전 전소"되었습니다. 특히 "1907년 연곡사가 항일 의병 근거지라는 이유로 다시 일본군에 의해 완전 전소되었고, 1950년 6ㆍ25전쟁으로 또 다시 전소되는 수난을 겪었다"고 합니다.

셋째, 연곡사 유물들은 석조물만 남았습니다. 사찰이 전쟁 중에 불에 탄 관계로 동승탑(국보 53호), 북승탑(국보 54호), 삼층석탑(보물 151호), 현각선사탑비(보물 152호) 등 불에 타지 않는 돌로 만든 유물만 남은 것입니다. 이런 연유에설까, 연곡사는 지금껏 중창 불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암튼, 국가가 위급할 때 기꺼이 나선 활동 뒤끝이 어째 씁쓸합니다.

일제 때 동경대 반출 위기 넘긴 연곡사 동승탑

국보 53호 연곡사 동승탑(우)과 국보 제54호 연곡사 북승탑입니다.
 국보 53호 연곡사 동승탑(우)과 국보 제54호 연곡사 북승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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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51호 연곡사 삼층석탑입니다.
 보물 제151호 연곡사 삼층석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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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세워진 안내문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국보 53호 연곡사 동승탑은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스님의 사리탑 중 형태가 아름답고 장식과 조각이 정교한 작품이다. 맨 아랫돌은 팔각으로 구름 속에 용이 장식되었고, 중대석 받침에는 면마다 형태가 다른 사자상이 새겨져 있다. 지붕들은 기왓골, 처마, 기와 각 부분 장식이 섬세하게 나타나 있고, 지붕 아랫면에는 구름 문양과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다. 도선국사 승탑이라 전해지며, 일제 때 동경대학으로 반출될 위기도 있었으나 다행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보물 제153호 연곡사 동승탑비는 "몸돌인 비신은 소실되고 받침돌인 귀부와 머릿돌인 이수만 남아 있다. 귀부는 맨 아래의 돌과 한 돌로 네 다리를 사방으로 뻗어 납작하게 엎드린 모습이다. 이수 전면 중앙부에 비명은 남아 있지 않고 좌우에 구름 속의 용이 힘차게 조각되어 있으며, 이수 뒷부분에는 구름 속에 있는 3마리 용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수 윗부분 정상에는 화염보주가 있고, 좌우 2개의 화염보주는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보물 제151호 연곡사 삼층석탑은 "3단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린 모습이다. 기단은 전형적인 3층 석탑의 2중 기단이 아닌 여러 개의 석재가 3중으로 기단부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기단 4면 모서리와 가운데에는 기둥 모양을 본떠 새겼으며, 맨 위 기단이 넓은데 비해 탑신부가 줄어들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중창불사 발원 천일기도'와 부처께서 보낸 선재동자

중창불사 위해 천일기도 중인 지리산 연곡사.
 중창불사 위해 천일기도 중인 지리산 연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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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꽤 이름 알려진 사찰입니다. 그런데 일주문을 들어서니 휑한 느낌입니다. 전각 자리가 비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불에 타 복원되지 않은 전각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쩌겠어요. 있는 그대로 역사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이로 인해 연곡사는 지난 2015년 11월1일 입재한 '연곡사 중창불사 발원 천일기도'가 2018년 5월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스님과 신도들, 법당 안에서 기도에 열심입니다.

종문 스님. 느닷없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만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절집을 함께 살펴보며 하루를 같이 보냈습니다. 그의 설명 덕분에 불교와 불교문화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스님이 마치 부처님께서 보낸 선재동자처럼 여겨집니다. 그가 재미삼아 썼다며 마음 담아 보낸 '하루' 감상하시죠.

선재동자처럼 홀연히 나타난 종문 스님과 차를 마시고...
 선재동자처럼 홀연히 나타난 종문 스님과 차를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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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동행
                           종문 스님

  오늘 내 곁에/ 친구 있어 마음 즐거웠고
  오늘 내 곁에/ 향기로운 차 있으니/ 마음 향기로웠네.
  아름다운 산과/ 고풍스러운 절/ 시원한 계곡
  비록 내 곁에/ 있는 것 아니나/ 서로 통하였고,
  옛 유물과 역사/ 그곳에 담긴 정신
  비록 다 알 수 없지만/ 마음 애썼네.
  아름다운 말/ 좋은 글귀/ 정겨운 사람들
  비록 지금 / 내 곁에 있는 것 아니나/ 마음 흐뭇하였고,
  오늘이 있음과/ 오늘의 그 마음/ 감사하고 감사하네.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대웅전입니다.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대웅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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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SNS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연곡사, #지리산, #피아골, #천일기도, #종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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