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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국 15개국을 상징하는 의자들과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국 15개국을 상징하는 의자들과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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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특별한 시위가 벌어졌다. 총 15개의 일본 위안부 피해국을 상징하는 '살아있는 소녀상' 퍼포먼스가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진행된 것이다.

몇 초라도 가만히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살아있는 소녀상'으로 직접 참여한 사람들은 한국인뿐만이 아니었다. 베트남,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늘 한 줌도 없는 자리에서 꿋꿋이 앉아있는 '살아있는 소녀상'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 사람들의 서명을 받고 있던 독일인 소렌씨는 "국제시민들이 위안부 합의 무효의 의지를 한국 정부에게 전하기 위해 지금 서명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명운동을 받고 있는 독일인 소렌씨
 서명운동을 받고 있는 독일인 소렌씨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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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위안부 여성들의 흑백사진 피켓을 들고 있던 독일인 바바라씨는 오래된 한국인 친구를 통해 한일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된 것이 오늘 이 자리에 나오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위안부로 인한 피해여성들의 고통과 어두운 측면은 오늘날에도 항상 중요하게 이야기 되어야 할 문제입니다"라고 말하며 15개국 위안부 피해 국가들의 여성 희생자수를 꼭 기억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한일 위안부 협상무효 시위에 참여한 독일인 바바라씨와 귄터씨
 한일 위안부 협상무효 시위에 참여한 독일인 바바라씨와 귄터씨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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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살아있는 소녀상' 시위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일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는 점이다. 일본의 아시아 태평양 전쟁 범죄 당시 여러 국가에서 전시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이 이번 '살아있는 소녀상' 시위에 연대했다.

위안부 문제 당국인 한국 단체들뿐만이 아니라 일본 여성 이니셔티브, 용기 김학순-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화해 단체, 코리아협의회, 독·일 평화포럼, 재독 여성 모임, 동아시아 선교 협회 (DOAM)등의 주최로 진행되었다.

또한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일본 협력 그룹, 베를린 여성 네트워크, 독일 동아시아 인도주의 이니시티브, 태평양 정보 안내소, 아시아하우스 재단, 테레 데 팜(여성 인권 단체)등의 다양한 국제시민단체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시위에 후원을 통해 힘을 실어주었다.

독일 청년이 15개국 위안부 피해 국가들의 여성희생자 수가 적인 피켓을 들고 있다
 독일 청년이 15개국 위안부 피해 국가들의 여성희생자 수가 적인 피켓을 들고 있다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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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여성모임의 안차조씨는 91년도 김학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의 피해 사실 공개 이후 베를린에서 해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시위를 해왔다며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께서 한 분, 두 분 세상을 떠나시게 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앞으로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 합창단으로 활동 중인 목진학씨도 이번 자리에서 귀향의 삽입곡인 '가시리'를 부르며 위안부 합의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이 무시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정치 후진국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과 북의 살아있는 소녀상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모습
 남과 북의 살아있는 소녀상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모습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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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에 등록되어있던 위안부 피해자들은 총 238명이었고, 지난해 위안부 합의 발표 당시 46명이었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들은 40명으로 줄어들었다.


태그:#위안부, #베를린, #협상무효, #살아있는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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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연구하였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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