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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말없는 약속 20년'에 이어 이제는 제 자신을 시작으로 나의 심리적, 생활상의 문제들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에 걸림돌이 됐던 독(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움을 주는 요인)을 다스렸을 때 건강과 행복을 더 크게 느끼며 당당하게 생활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연재기사의 이름은 '내 안에 독을 다스리면 덕이 되고, 복이 된 사연'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상담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볼 겁니다. 이 연재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오마이뉴스>에 본인의 이야기가 실리는 것을 동의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름은 가명으로 합니다. - 기자 말

[앞선 기사] 카페서 폭언 하던 부부...이렇게 해봤습니다

"그러므로 남자가 아버지와 아머니를 떠나 아내에게 고착할 것이며 그들이 한 몸이 될 것이다."_창세기 2:24

그녀는 남편이 자기와 정말 이혼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욕구를 채워주길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 또한 아내의 심정을 알 수 있도록 그들에 대한 중재 3회가 이루어졌다. 그 3회까지 그들 부부의 주장은 마치 속설 중에 "남이 일을 할 때 오래 걸리면 게으른 탓이고, 내가 시간을 많이 들이는 이유는 꼼꼼한 탓이다"란 말이 실감났었다.

회기를 더해갈수록 서로는 점점 알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그리도 각자의 틀에서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았는지 그 둘은 직면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둘의 욕구가 같았기에(이혼보다는 함께 살길 원했다) 더 효과적이었다.

사실을 근거로 상대에게 불평하는 사항들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남편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직 우리가 성숙이 덜 되었나 봅니다. 내 입장만 고집했으니..."

부부상담과 중재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꽤 많다. 서로에 대하여 각자가 지닌 생각은 상대가 부족하고 못마땅해서 다투는 줄 알았으나 알고 보면 나에게 상대의 말과 태도 행동패턴이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란 것을 알게 된다.

단지 각자 자신이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란 것을... 완전하지 않은 사람끼리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리고 탓하는 곳에는 해답이 없다. 그 탓의 원인인 욕구에 답이 있다.

그 답으로 이 부부의 합의를 이끈 것은 서로가 자신의 욕구와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었다. 그것은 쉽지만은 않았다.

마치 동시통역사처럼 매 순간 중재자로서 중립의 의무와 패러프레이징 그리고 서로의 욕구를 파악하여 전달하는 긴강감이 강하다. 어떤 경우에는 중재 중에도 성질을 못참아 상대에게 욕을 하거나 폭력을 행하려는 경우도 발생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런 중재를 즐긴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 생명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란 말 만큼 나를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서로 합의가 이루어질 때의 뿌듯함이 나를 살 맛나게 하기에 지금도 그런 긴장감을 즐기고 있다.

그 부부는 점점 화해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급브레이크가 발생했다. 시어머니의 태도였다. 정작 그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시어른들 건물이고 건물 아래층은 시부모님, 바로 윗층에 그 부부가 살았다.

"시어머니는 오로지 자기 자식들 밖에 없어요. 며느리나 사위는 없어요. 그래도 엄마는 안 그런데…, 그래서 많이 힘들었어요. 아래, 위층에서 살다보니 수시로 들어오고. 아침이면 남편보고 내려오라고 해서 남편만 아침을 챙겨주고 출근하게 하고 손녀도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녀는 많이 섭섭해 했다. 특히 자기발로 집 나간 며느리를 보지 않겠다고 하셨단다. 내 생각엔 그럴 만한 당당함이 있어서는 안될 시어머니 같았으나 어쩌겠는가. 각자 해답은 각자에게 있고 가족구성원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그들 입장에서 화합을 도울 수밖에...

우리 셋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부부 사이엔 화해가 됐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시어머니. 자기 자식만 챙기며 부부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사진은 영화 '마더'(2009)의 한 장면)
 부부 사이엔 화해가 됐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시어머니. 자기 자식만 챙기며 부부간 갈등의 불씨가 됐다.(사진은 영화 '마더'(2009)의 한 장면)
ⓒ 마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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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이 사람(남편)은 월급에서 나에게는 40만 원만 주고 시어머니께는 매달 백만 원씩을 드렸어요."
남편 : "그거야 부모님 건물에 살고 있으니 월세라 생각하고 드리고 그리고 그것이 월세만이 아니잖아. 너가 살림을 못하니까 어머님이 대신 장을 보셔서 요리도 하시고 하시잖아."
아내 : "언제 한 번 저에게 살림해 볼 기회를 주기나 했나요?"
남편 : "니가 처음부터 못하니까 그런 거잖아."
아내 : "나도 하려면 해요. 그리고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는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며 이것 저것 심부름시키고 시누이가 애 낳았을 때는 산후관리 못하면 여자는 평생 고생이라며 꼼짝도 못하게 하면서 나보고 시누이를 위해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셨으면서… 그래서 지금 손목이 아파요."

그녀는 왼손으로 오른손목을 만지며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털어냈다.

둘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풀어놓고 듣고 있던 난 말을 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 "혹시 남편께서는 지금 아내분이 말씀하신 이런 내용들을 알고 계셨나요?"
남편 : "아뇨, 전혀 몰랐지요. 그러면 말을 하던가."
아내 : "내가 어떻게 말을 해요. 말할 시간도 주지 않았으면서. 매일 늦게 들어오고... 그리고 나는 다시 살더라도 그 집으로는 안 들어가요. 들어가면 또 똑같을 거예요."

: "지금 아내분께서 그 집으로 들어가면 또 똑같을 거라고 하시는데 이 점에 대해서 남편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남편 : "그렇긴 하겠지요. 어머님이 쉽게 변하실 분은 아니니까."

: "한편으로 사람이 쉽게 변하는 것은 그리 좋은 현상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결혼하지 않아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정확히 모릅니다. 한편으로 남편분께 여쭙고 싶습니다. 결혼을 하면 남편의 우선순위 가장 위에 누가 있어야 할까요?"
남편 : "그렇다고 어떻게 부모님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 "물론입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부모자식간 관계를 어떻게 나 몰라라 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아내분을 통하여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매일 아드님의 아침을 챙겨 먹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과 아들의 와이셔츠도 어머님이 사주신 것을 입고 계시다는 것을요."
남편 : "네 맞아요. 어머니는 저에게 그렇게 잘 하세요."

이때 아내가 날카롭게 한마디 쏴 붙인다.

아내 : "그럼 결혼은 왜 했어요."

남편의 눈빛이 강해지면서 못마땅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나는 이 틈에 남편에게 질문을 했다.

: "제가 두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남편께서 어머니를 지금처럼 존중하는 모습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아내 입장도 이해가 가는 것은 많은 여성들은 그런 꿈들을 갖는다고 합니다. 결혼하면 남편 아침밥 챙겨주고 와이셔츠도 반듯하게 다려서 깔끔하게 입고 출근하게 해야지라며 나름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고요."
아내 :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시어머니가 다 해요. 내가 필요가 없어요."
: "예, 아내분 말씀은 아내로서 남편에게 아침을 챙겨드리고 셔츠도 깨끗하게 입도록 해드려서 남편분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해드리고 싶단 말씀이신가요?"

아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내가 대신하자 남편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 "아내께서 남편께 어떻게 해드리고 싶은지 들으시니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남편 : "뭐~ 그렇지요. 그런 말을 진작에 했어야지 왜 그 동안은 안 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내 : "말해봤자 당신은 화를 내면서 이해하라고 하셨을 거면서."
: "자~ 지금 서로에 대한 애정어린 진심을 아시게 된 것 같은데 그러신가요?"

둘에게 물었고 그렇다고 그들은 대답을 했다.

: "그러면 남편분께 먼저 여쭤볼게요. 앞으로 두 분은 어디에서 사실 계획이신가요?"
남편 : "그거야 지금 집이지요."
아내: "싫어요. 시어머님과 한 건물에서 사는 것이 싫어요."

남편의 인상이 또 구겨진다. 나는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그녀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어 말한다.

: "아내께서는 남편에게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깨끗한 셔츠도 챙겨주고 해주고 싶은데, 시어머님과 한 건물에 살 때는 불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내 : "네~ 그건 불가능해요. 따로 살면 모를까."

: "남편께서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머님께서 한 건물에 사시더라도 아내분이 남편께 해드리고 싶은 것을 해드릴 수 있을까요?"
남편 : "그건 아마도 어렵겠지요. 그렇다고 나가서 살 수도 없고."

: "나가서 살 수도 없다는 말씀은~~~?"
남편 : "아니 나가서 살 수도 있겠지만 어머님이 원하지 않으실 텐데~"
아내 : "거봐요. 이 사람은 못할 걸요. 시어머님은 지금 잘못 하고 계신 거예요."

: "그러시면 남편분께서도 나가서 살 수 있단 말씀이신가요?"
남편 :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직장 동료에게도 물어보았더니, 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고부간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 "거기에 아드님은 어머님이 가족들 특히 며느리에게 훌륭한 시어머님이란 말을 들으면 더 좋으실 것 같아요."
남편 : "그게 가능하겠어요?"
아내 : "왜 가능하지 않아요. 지금처럼만 안 하시면... 다른 점에서 어머님은 부지런하시지 당신 자식을 끔찍이도 아끼시지(그녀는 친정어머니에게서 자식이라고 끔찍이 아껴주는 애정을 못받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시아버님께도 잘하시지 훌륭하신 점이 많으세요."

아내의 이런 말에 남편은 적잖이 놀랐다. 아내가 그렇게 정확히 어머님에 대하여 알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이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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