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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대표.
 김동현 대표.
ⓒ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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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사이에선 봉사활동이 스펙을 위한 활동이 된 지 오래다.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고, 등 떠밀리듯 하게 된 봉사활동은 본인이나 타인에게 불편함만 더할 뿐이었다.

기획봉사단체 애드벌룬 김동현 대표(27)는 남을 돕는 마음에 있어서 즐거움과 가치를 만들고자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나눌 수 있는 회사를 설립했다. 20대 청년이 변화시키고 싶어 한 나눔의 본질은 무엇일까? 6월 13일에 메일로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애드벌룬은 어떤 회사인가요?
"'봉사를 더하다(add volunteer)'라는 뜻의 기획봉사단체 '애드벌룬(addvolunteer)'은 2014년 7월 글로벌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봉사자가 기획, 섭외, 홍보 등 프로젝트 진행의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나눔 프로젝트입니다.

애드벌룬에서는 봉사활동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죠. 각자가 낸 참가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스스로가 후원자이자 봉사자, 그리고 기획자로서 일인다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봉사시간도, 확인서도 발급하지 않음으로써 봉사가 스펙이 아닌 즐거움이라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요?
"8월에 진행한 '광복, 빛을 되찾다' 프로젝트입니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들을 재조명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서 낡은 한복을 입고 독립투사로 분해 연극을 펼쳤습니다.

"제 이름은 채응언입니다. 1908년부터 8년 가까이 일본의 군경 기관을 공격한 '최장수 의병'이었습니다." 그 옆에선 '박자혜'란 이름표를 단 젊은 여성이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독립운동가에 대한 설명이 담긴 팸플릿을 나눠줬습니다. 훌륭한 일을 했지만, 후손들이 잘 몰라주는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해보자는 취지였죠. 애드벌룬 봉사자와 시민들 모두에게 좋은 역사 공부가 됐습니다."

-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느 날 군대에서 제 인생을 바꾸어놓은 한 개의 기사를 접하게 되었어요. 식물인간이 된 자식을 보살피는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자녀가 병상에만 누워 있어서 몸을 계속 뒤집어줘야 하기 때문에 한 시간 이상은 외출조차 할 수 없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어요.

그 기사를 보고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군대에서 월급을 조금씩 모았죠. 전역을 한 후, 그 돈을 전달해주고 싶어서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2주 뒤 답장이 와서 설렘을 안고 이메일을 확인했죠. 저는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답변 내용이 저에게 충격을 줬어요.

기사가 나간 후에 사회적 파장이 컸고 후원을 해주겠다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대요. 그러던 중 몇몇 기업들이 기업홍보용으로 이용하려고 하면서 어머니께서 사람들 도움을 받기 원치 않는다는 답변이었어요. 뭔가 제가 봉사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애드벌룬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스펙을 쌓기 위한 봉사활동하는 청년들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최근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대화는 오히려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개인만의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보이지 않는 벽을 높게 쌓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는 자원봉사 문화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스펙을 쌓거나 기업 혹은 학교의 요구로 인해 자발적이지 않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물론 더 많은 분들이 진정한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만, 일부 자원봉사 활동이 나눔과 봉사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년들이 자발적인 봉사와 나눔 문화를 확산해 나간다면, 누구에게나 즐거운 자원봉사 문화가 형성될 것입니다. 자율과 주체적인 자원봉사를 통해 교육, 역사, 환경 등 다양한 분야와 자원봉사가 접목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시민 모두가 자원봉사로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날 것입니다."

- 청년 김동현의 최고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이 수익창출과 더불어 사회공헌 활동의 선순환이 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스로에게 수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의식하고 인식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타인을 위한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를 위한 삶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변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애드벌룬 홈페이지 www.facebook.com/addvolunteer / blog.naver.com/addvolunteer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http://snsmedia.wix.com/snsmedia)> 7월호에 먼저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동현, #청년, #창업, #아이디어,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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