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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말없는 약속 20년'에 이어 이제는 제 자신을 시작으로 나의 심리적, 생활상의 문제들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에 걸림돌이 됐던 독(자신과 타인에게 해로움을 주는 요인)을 다스렸을 때 건강과 행복을 더 크게 느끼며 당당하게 생활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연재기사의 이름은 '내 안에 독을 다스리면 덕이되고, 복이된 사연'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상담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볼 겁니다. 이 연재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오마이뉴스>에 본인의 이야기가 실리는 것을 동의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이름은 가명으로 합니다. - 기자 말

[관련기사] 아름다운 그녀, 왜 스스로 못났다 여기게 됐을까

비폭력대화의 특징...상대가 한 말 그대로 되돌려주기

그녀는 울고 또 울고, 왜 안그러겠는가….

그녀 : "맞아요. 아빠가 집에 들어오시면 자주 다투시니까 저는 동생하고 둘이서 숨죽이고 울고만 있었어요~~~."
: "아빠가 집에 들어오시면 자주 다투시니까 동생과 둘이서 숨죽이고 울고만 있었어요?"

NVC(NonViolent Communication_비폭력대화)의 특징은 상대가 한 말에 가능하면 내 생각을 한점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를 스폰지미러(Spongy Mirror-공감으로 이해하면서 상대에게 그대로 비추어주는 것)기법이라 정의한다.

그럴 경우 상대는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무엇하고 있는지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결국 치유(치료)는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때 가장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녀 : "네~ "
: "그때 엄마와 아빠 사이에 무슨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에 무섭고 불안해 하셨을 것 같아요."
그녀 : "다 말로 못할 정도였어요. 그것이 지금도 이렇게 뭔지 모르지만 늘 마음에 불안함이 있어요."
: "그러셨군요. 마음편하게 속 시원히 살고 싶으실 텐데 그렇게 계속 불안하시니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겠어요. 한편으로 어렸을때는 부모님이 다투시더라도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을 것 같고..."
그녀 : "네 맞아요. 그때는 그냥 무섭고 슬퍼서 울기만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제가 아무것도 못했다는 거예요. 그게 제일 힘들고 속상했어요.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지금처럼요."
: "얼마나 힘들고 속상하셨으면 '지금처럼'이라고 말씀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그녀 : "지금도 그때와 똑 같아요.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 "그때와 똑같다고 생각하시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시나요?"
그녀 :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아무것도요..."

: "제가 00엄마였더라도 그런 심정일 것 같아요. 그래서 슬퍼지고 우울하고..."
그녀 : "죽고 싶어요."
: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드시고... 한편으로 하실 수 있으면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해보고 싶으신지 여쭤보아도 될까요. 원하시면 말씀하시고 원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녀 :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고, 그래서 내가 슬프고 힘들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으시단 말씀이신가요?"
그녀 : "네, 그사람은 너무 뻔뻔해요. 자기가 바람 펴놓고 나보고 못났다고 하고..."
: "제가 볼 때 이렇게 곱고 예쁜 분을 남편은 자기가 바람 펴놓고 못났다고 했으니 충분히 어이없고 속상하실만 할 것 같아요."
그녀 : "너무해요.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그렇게 하면서 나에게 상처를 주는지~"
: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면?"

상대의 말에 간단하게 '?'로 되돌려주면 본인이 자문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그녀 : "저는 어려서부터 엄마한테 못났다고 계속 듣고 살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났다고 해주실지 몰라서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고 제가 직접 동생까지 챙겨서 학교 다녔어요. 그런데..."

하염없이 흐르는 그녀의 눈물.

동생까지 챙기고 대학 4년 장학금까지...엄마한테 덜 혼나기 위해서

: "공부를 열심히 하시고 동생까지 챙기시면서 대학 4년 장학금을 받으셨다고 00엄마의 친구분에게서 들었어요."
그녀 : "네 저는 늘 눈치를 보아야 했고 어떻게 하면 엄마한테 덜 혼나고 엄마가 기뻐하실지 고민했었어요."
: "어떻게 해서든지 엄마한테 덜 혼나고 엄마가 기뻐하실지 고민하시느라 힘드셨을 텐데도 4년 장학금을 타신걸 보면 대단하세요. 한편으로 저는 4년 장학금 못탔어요. 그리고 4년 장학금은 아무나 타는 것은 분명 아닌데 00엄마께서는 하려고 마음 먹으면 충분히 하시는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녀 : "제가요?"

"제가요?"라며 나를 반짝 바라본다. 거기에서 그녀의 간절함과 살고 싶고 잘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느껴졌다.

: "네~ 결코 누구나 받을 수 있는 4년 장학금이 아니지요. 그때 동기 중에 4년 장학금을 몇 명 중에 몇 명이나 받았나요?"
그녀 : "하긴 그때는 우리 학과에서 저만 받았어요."
: "그것 보세요. 분명 00엄마는 하시려고 마음만 먹으면 잘 할 수 있다는 입증은 이미 되셨지요?"
그녀 :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그냥 누워만 있고 싶고..."
: "지금은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고 싶을때가 꽤 있어요."
그녀 : "선생님도 그러세요?"
: "그럼요. 그럼에도 일어나서 살아가는 이유는 아마도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어서 다시 아침이면 정말 억지로라도 일어나는 것 같아요. 어쩌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들이 그러실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녀 : "글쎄요. 그건 모르겠어요."
: "혹시 00엄마는 지금 00(그녀의 어린 딸)를 생각하면 어떠신가요?"
그녀 : "딸을 생각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잘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모든 것이 슬프기만 해요. 딸에게도 나같이 무기력한 엄마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 "딸에게 지금 엄마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시나요?"
그녀 : "아니 엄마가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저 같이 무능력한 엄마는요?"
: "본인이 만약 그 딸이라면 엄마 존재보다 엄마가 능력이 있고, 없고가 더 문제가 될까요? 그것도 지금 딸은 만3살인데..."
그녀 : "모르겠어요."
: "혹시 00엄마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다투시고 불안하셨더라도 어머님이 계시길 원하셨나요, 아니면 어머니가 안계시길 원하셨나요?"
그녀 : "당연히 엄마가 있길 바랐지요."
: "당연히 엄마가 있길 바라셨어요?"
그녀 : (기운없이) "예..."
: "이런 말씀드리면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 또한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다투시는 모습을 여러번 보고 자랐어요. 그럼에도 엄마가 한집에 함께 살기를 바랐어요. 제 생각에 지금 딸도 00엄마가 너무나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호별상담은 3회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1회기 마무리에 최소 하루에 한끼라도 식사하기로 그녀와 약속을 했었고 3회기 때까지 잘 실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차 본인이 왜 살아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본인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서서히 찾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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