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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16주년을 맞아 '통일'을 이야기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와 '우리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통일촌'이 통일토크콘서트를 연 것이다.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토크콘서트는 유료로 진행되었는데도 많은 시민들이 함께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김창수 원장을 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온 고려대 출신이라고 소개하자, 김 원장은 "웬만해서는 기가 안 죽는데 이명박 때문에 기가 죽는다"고 말해 웃음을 주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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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통일, 어려운 주제다. 내용이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통일 이야기를 못하게 막아버려 그렇다는 말이다"라며 "이런 분위기가 된 것은 2004년 열린우리당이 국회 제1당이 됐을 때 국가보안법 폐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비롯해서, 아무 말도 못하게 됐고, 종편이 통일문제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데도 아무 말을 못하고 있다. 우리 문제다"라고 말했다.

16년 전 6·15선언은 감동

통일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답게 이날의 이야기는 16년 전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김창수 원장은 "6·15공동선언 발표를 텔레비전으로 봤다"고 회상했다.

김 원장은 "남북 분단 이후 민족사에서 통일을 추구하는 도도한 흐름이 6·15로 꽃을 피웠고, 90년대 중반부터 북핵을 놓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김대중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 미사일 문제를 중재하면서 북-미가 좋은 관계로 만들어지는 토대가 되었고, 6․15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통일이 훨씬 가까이 다가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김대중정부 이전에는 북한을 북괴라 했고, 북한 사람들은 뿔난 사람들로 인식되었다"며 "맨날 갈등하고 싸우다가 남북정상회담하는 것을 보고, 외국도 놀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창수 원장은 6·15선언 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의 달라졌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진희관 교수는 "16년 전 기억이 생생하다. 저는 당시 고양 일산에 있는 19층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아파트에서 보면 김포공항에서 비행기가 뜨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텔레비전과 아파트 베란다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을 보았다"는 기억을 떠올렸다.

진희관 교수 "남북정상회담 시나리오 구성에 참여"

정봉주 전 국회의원.
 정봉주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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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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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관 인제대 교수.
 진희관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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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평화재단에서 일하기도 했던 진 교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남북정상회담 시나리오를 준비했을 때 참여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이 "처음 듣는다"고 했던 진 교수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999년 남북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해 12월, 임동원 국정원장이 취임했고, 2000년 1월에 특명을 받았다. 남북정상회담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아주 극소수가 참여해 시나리오를 짰다. 저는 1995~1997년 사이 아태재단에서 교정 일을 보았던 게 인연이 되었다. 처음에는 대통령이 되었으니까 이런 준비도 하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했지, 실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줄 몰랐다.

정상회담 일정을 1박2일로 할지 2박3일로 할지부터 여행 계획 짜듯이 했다. 대통령이 평양 공항에 내렸을 때 손을 어떻게 흔들 것인지, 북이 적인데 해맑게 웃을 것인지, 공항에 김정일 위원장이 나올 것인지, 안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공항에 나온다면 포옹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이 차를 탈지, 같이 탄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이지, 평양 주요 지점 중에 어디로 갈 것인지 등 24시간의 상황에 대해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짰다. 그러고 나서 어느 한 분이 그 시나리오를 들고 갔고, 그해 3월 정상회담 계획 발표가 있었다."

그러면서 진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은 굉장한 감동이었다. 이후 남북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은 준엄한 시기에 처해 있지만, 다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되고, 그런 세계사적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 이후 상황도 거론되었다. 김창수 원장은 "통일문제는 남북의 민족문제이지만, 동시에 국제적인 문제다"라며 "한미관계, 미국 대북정책의 영향에다 남한 내부의 문제도 있다. 통일을 취할 힘이 얼마나 강하느냐가 중요하다. 세 가지 요소를 골고루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은 붕괴할 것이냐"

정봉주 전 의원은 "북은 붕괴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요즘 SNS에 떠돌고 있는 북한 지도 사진이 하나 있다. 2011년에 만들어진 것인데, 북한 지역을 4개의 색깔로 표시해 놓았다. 서해안과 개성은 빨간색으로 유엔, 금강산 지역은 미국과 일본, 가운데 부분은 중국, 나진선봉지역은 러시아가 차지하는 내용"이라며 "북 붕괴 시나리오로 나눠먹기를 한다는 내용의 지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북이 붕괴한다고 보고 통일대박론을 말했다. 보수진영은 북이 붕괴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며 "미국은 '붕괴한다'와 '붕괴하지 않는다'로 나뉜다. 종편은 맨날 북이 붕괴한다고 하는데, 과연 붕괴할 것이냐"고 물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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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질문에, 김창수 원장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였다. 텔레비전에서 심야토론을 했는데, 토론자들은 경쟁이 붙었다. 누가 빨리 북이 망한다고 말하는가, 북이 망한다고 말해야 애국자인 것처럼 되었다"며 "5년 안에 망한다는 사람, 1년 안에 망한다는 사람, 3주 안에 망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말했던 사람은 지금 양심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동유럽 국가처럼 망하려면 조직적 저항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북한에는 그런 게 없고, 조직적 저항세력의 리더가 있어야 하는데 없으며,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가 있지만 붕괴할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대선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북을 방치하면 북핵이 더 강해질 것이기에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협상하거나 관계 개선하는 과정으로 간다고 본다. 북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북미관계 개선에 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진희관 교수는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인이나 기자, 관광객들이 평양 등의 최근 모습을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로 보내고 있다"며 "그런 사진들을 모아 강연할 때 보여주면 사람들이 놀란다. 외국인은 최근 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 언론은 보여주지 않는다. 북은 최근 몇 년 사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동남아 국가 못지 않는 수준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전경련이 북에 엄청 관심이 많다. 돈이 될 거 같으니까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주 전 의원은 "유엔식량기구 자료가 나왔는데 작년에 북에 쌀 69만 톤이 부족했다고 한다. 종편은 그것만 보도하면서, 쌀 69만 톤이 부족한데 고난의행군이 끝났다는 것은 거짓말이라 한다"며 "그런데 그 자료 마지막에 보면, 북은 안정적으로 가고 있고, 부족한 것은 수입해서 먹고 살 수 있다고 해놓았다. 북은 있는 그대로를 봐주어야 한다. 있는 것을 못 보게 하지 말고,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남북 경협을 통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하자, 김 원장은 "너희는 종북몰이 하다 가난하게 살아라, 나는 북에 가서 돈 벌란다는 말이 있다"라고 맞장구쳤다. 정 전 의원은 "북은 제2의 중동이라고 말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김 원장은 "남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처럼 싸우는 나라가 될 것인지, 그렇게 하면 망하는 나라가 된다. 아니면 독일처럼 통일해서 유럽 경제를 주도하는 것과 같이 될 것인지, 지금은 그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야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더민주가 6·15선언 16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해야 한다. 남북 교착상황을, 통일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야당이 강력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야당이 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진희관 교수가 "통일은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정봉주 전 의원은 "신형원 가수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지금보다 더 암울했던 시기에도 통일을 노래하는 대중가수가 있었다"며 "지금 '아이돌' 가수들도 그런 노래를 불러야 한다. 통일 이야기를 랩이나 힙합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20대의 보수화가 심각하다. 통일문제를 20대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내년에는 6·15 기념으로 '통일 댄스경연대회' 같은 걸 만들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가 통일을 많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이 통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러분은 남북관계 개선을 만들어내는 소중한 전사다"라며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바꿀 수 있다. 정권교체도 하고, 쥐와 닭이 판치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토크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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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와 함게 하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는 14일 저녁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기념식에 이어 '정봉주와 함게 하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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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봉주, #진희관, #김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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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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