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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금) 저녁 7시, 신도림 역사 내 '신도림 예술공간 고리'에서 제4회 에코컨퍼런스가 열렸다. 에코컨퍼런스는 2013년부터 여성환경연대에서 주최해왔고, 이번 컨퍼런스 주제는 '외모? 왜 뭐!'였다.

테드식 강연으로 진행되는 에코컨퍼런스는 그동안 'With A Cup' '여성건강' '집밥' 등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어 왔고,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과 환경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주목해왔다.

'외모? 왜 뭐!'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과 편견,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과 남성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 지난 6월 3일에 열린 제4회 에코컨퍼런스의 '외모?왜뭐!'라는 주제로 열렸다. 컨퍼런스에서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과 편견,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지난 6월 3일에 열린 제4회 에코컨퍼런스의 '외모?왜뭐!'라는 주제로 열렸다. 컨퍼런스에서는 여성의 외모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과 편견,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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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총 4명의 연사가 약 20분간 강연을 하고,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가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일상과 외모, 폭력적인 시선

첫번째 강연은 '핀란드 여자가 바라본 한국사회 외모지상주의'라는 주제로 <가장 가까운 유럽, 핀란드>의 저자이자 따루주막의 주모인 따루 살미넨이 진행했다.

한국에서 18년간 살아온 따루 살미넨씨는 "외모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다른 나라들과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만연한 경쟁이 외모에도 똑같이 반영되는 것 같다"며 "나는 핀란드에서는 외모에 대한 일상적인 지적이나, 머리가 작다는 칭찬 등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경쟁적으로 외모를 가꾸고, 일상에서 외모에 대한 지적이 만연한 한국사회 풍토를 우려했다.

 ▲ 제4회 에코컨퍼런스에서 따루 살미넨씨가 "핀란드에서 이런 광고가 TV에 나오면 큰일난다"며 한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외모경쟁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제4회 에코컨퍼런스에서 따루 살미넨씨가 "핀란드에서 이런 광고가 TV에 나오면 큰일난다"며 한국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외모경쟁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정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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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강연은 '살찔 권리, 시선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기'라는 주제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자 플러스사이즈 패션 컬쳐 매거진 <66100>의 김지양 편집장이 진행했다.

김지양 편집장은 "오후 3시쯤에 TV를 틀면 어린이 방송이 나오는데, 거기서도 뚱뚱한 아이들에 대해 그들의 부모들이 심각하게 걱정을 드러내며 아이들이 잘못했다고 느끼도록 하는 모습을 봤다"며 뚱뚱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시선이 가정에도, 사회에도 만연하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시선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런 문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성기 성형, 즐거운 권리? vs 만들어진 바디이미지'라는 주제로 세번째 강연을 펼친 건강과 대안 운영위원이자 녹색병원 산부인과 윤정원 과장은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질세정제라고 판매된 상품이 후에 주방세제로 밝혀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일부 산부인과에서 베이킹소다로 만든 질세정제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산부인과의 매출을 올리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미국의 사례를 보여주었듯이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며 "질세정제 판매량이 2013년에서 2014년 한해에만 미국에서 200%, 영국에서 500% 증가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 사회에 남성주의적 사고로 고정되어버린 '정상담론'에 대해 여성들의 입장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서 윤정원 과장은 "산부인과에 질성형을 받으러오는 분들과 진료를 받으러 오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기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많이 물어보는데, 음순과 클리토리스의 크기, 모양, 질의 길이, 요도의 위치, 색, 대칭성은 생각 외로 사람마다 다 다르다'"며 "꽤 많은 여성들이 질성형을 고려하는데, 이것이 성적 자기결정권의 강화인지 강요된 바디 이미지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질성형에 대한 또다른 문제점은 이 수술이 '비급여'이기 때문에 건강상 이유 때문에 정말로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컨퍼런스의 마지막 강연에서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여경(鏡) 활동가가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일주일 살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경(鏡) 활동가는 지금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예쁘다고 칭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쁘다는 기준이 다양성을 배제하고 획일성을 가지고 나타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며 다양성이 배제된 사회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서 "외모에 대한 칭찬이라도 그 발언 자체를 늘리는 것보다 지금의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상황에서는 그러한 발언 자체를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제시했다.

 ▲ 제4회 에코컨퍼런스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여경鏡 활동가가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일주일 살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제4회 에코컨퍼런스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여경鏡 활동가가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일주일 살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정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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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 7시부터 9시가 넘도록 진행된 제4회 에코컨퍼런스에는 약 150여 명이 참가해 '신도림 예술공간 고리'를 열기로 채웠다. 이 날 컨퍼런스에서 사회자는 "여기 참석한 분들은 여성의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한 줌'의 사람들"이라며, "우리 자주 만나요"라며 끝인사를 전했다.

'환경'과 '여성'의 가능세계

'환경'과 '여성'에 대해 우리가 사회에서 이야기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는 그만큼 '환경'과 '여성'에 대해 오랜 시간 숨죽여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최근 읽고 있는 시집 <가능세계>의 시 '저고'에서 시인 백은선은 "지직거리는 소리들 속에서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도무지를 이해 속으로 끌어 올리고자 하였던 것 같"다며, "그 이해들이 모여 하나의 동력이 되고 그 동력이 모여 끝내 영혼으로 치환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같은 시에서 우리는 함께 끝장나는 중이라며 "전부 소진될 때까지 소진되고 난 이후 소진된 것이 다시 소진될 때까지"라 말하며 갈등이 절망이 되고, 무기력해지는 현실에서 시의 존재 방식을 드러낸다.

이 시에서처럼 '환경'과 '여성'에 대한 문제는 늘 있어왔지만, 우리가 이것을 문제라고 인식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제제기 자체가 많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이 겪는 문제'는 결코 여성들만 관심을 가져서는 해결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남성들이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그 목소리들을 "지직거리는 소리들"로만 여긴다면 백은선의 시에서처럼 우리는 모두 "소진"되기만 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다양성'은 배제되고, 그 동안 당연하다고 생각된 것들은 계속 당연한 채로 남아있을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로 많은 논란이 되어 온 '잠재적 가해자'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의 도전>의 저자이자, 평화학 연구자인 정희진은 한겨레 신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나는 잠재적 가해자입니다'는 '나는 성차별 구조에서 가해자의 위치에 있습니다'로 바꿔야 한다."

'환경'과 '여성'이 피해를 받는 지금의 사회구조에서 우리 모두는 가해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한 번 가져보자.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더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아니, 다양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사회가 되면 자연스레 그 불편함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것이 '가능한 세계'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백은성. <가능세계>. 2016. 문학과지성사.
-정희진. '잠재적 가해자?;. 2016.05.27.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45775.html)

이 기사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dm0123)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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