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환경재단 사옥에서 열린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기자회견 모습.

5일 오전 서울 환경재단 사옥에서 열린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기자회견 모습. 이번 영화제는 '탈핵'과 '탈아시아'로 요약된다. ⓒ 서울환경영화제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의미 있는 질적 변화를 예고했다.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구호가 아닌 시류에 맞게 다양한 부문을 마련했다는 게 핵심이다.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조된 올해 주된 흐름은 탈핵과 탈아시아로 요약할 수 있었다.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될 40개국 85편의 작품을 그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기덕, 김태용 감독 등의 참여 "취지 공감해 상영키로"

올해 행사는 경쟁 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과 한국 환경영화의 흐름을 제외하고 모든 부문이 신설돼 관객들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맹수진 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핵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신화를 부수는 여러 작품이 출품됐다"며 "물 부족 문제, 난민 관련 문제 등을 SF적 상상력으로 다룬 작품도 많다"고 경향을 소개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삶', '공존의 삶', '문명의 저편' 등 여러 부문을 신설한 것에 대해 맹 프로그래머는 "환경영화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다양한 이슈들을 담아내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해당 부문엔 다이렉트 시네마(연출자의 조작 없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방식)의 거장 D.A 페니베이커와 크리스 헤지더스의 최근작 <철장을 열고>를 비롯해 칸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의 작품 등이 포함됐다. 국내에선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소재로 한 김기덕 감독의 <스톱>과 제주 해녀를 조망한 김태용 감독의 단편 <그녀의 전설>도 이번 환경영화제에서 소개된다.

이를 두고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유명 감독들이 환경 문제에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동시에 그간 북미와 유럽 중심이었던 환경영화의 흐름을 벗어나 아시아 중심의 환경 영화 역시 대거 만날 수 있었는데 우리의 눈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기덕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한국에선 상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지만 환경영화제의 취지에 공감해 출품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줄리안 퀸타르트의 깜짝 재능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에코프렌즈(홍보대사)로 선정된 벨기에 출신 줄리안 퀸타르트가 자신의 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 에코프렌즈(홍보대사)로 선정된 벨기에 출신 줄리안 퀸타르트가 자신의 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서울환경영화제


현장에선 올해 에코프렌즈로 선정된 외국인 예능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직접 제작한 영상도 공개됐다.

예능 프로 <비정상회담> 등으로 입지를 다져온 줄리안은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찍어보다가 음악과 편집까지 맡아서 이번 영상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엔 밴드 버스커버스커 출신의 드러머 브래드를 비롯해 동료 외국인 등이 리듬감 있게 환경 보호를 몸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어릴 때 어머니께서 유기농 채소가게를 하셨는데 집 정원에도 채소를 키우곤 하셨습니다. 젖은 쓰레기를 함께 말리고 치우던 기억도 있어요. 어느 날 제가 한국에 와서 인기를 얻게 됐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홍보대사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전까진 혼자 환경 문제를 생각하고 지냈다면 이젠 환경재단과 함께 움직이고 싶어요. 전 그저 지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입니다. 혼자보단 다 함께 시끄럽게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줄리안 퀸타르트)

제13회 서울환경영화제는 오는 5월 6일부터 12일까지 7일간 열린다. 개막작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음 침공은 어디?>이다.

 서울환경영화제의 김원 조직위원장, 줄리안 퀸타르트, 최열 집행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좌측부터).

서울환경영화제의 김원 조직위원장, 줄리안 퀸타르트, 최열 집행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좌측부터). ⓒ 서울환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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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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