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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 건너편에 자리잡은 '옥바라지 여관 골목'. 서울시는 최근 이곳에 대해 철거유예 조치를 내렸다.
 서울 종로구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 건너편에 자리잡은 '옥바라지 여관 골목'. 서울시는 최근 이곳에 대해 철거유예 조치를 내렸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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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선생 등 서대문형무소에서 고초를 겪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들과 민주화운동가들 가족의 애환이 서려있는 '옥바라지 골목'에 대해 서울시가 철거 유예 결정을 내려 골목 보존 운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관련기사 : 김구 선생 어머니 눈물 서린 '옥바라지 여관 골목' 없어질까).

서울시는 최근 종로구 무악2지구 재개발지구의 건축물 철거를 당분간 유예하도록 종로구에 통보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 이주하지 않고 남아있는 주민들로부터 '협의가 다 안됐는데 왜 강제철거 하냐'고 제기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아 일단 철거를 유예하고 현지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날 건축역사학자 등 전문가와 함께 옥바라지 골목을 현지조사 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이 실제로 애국지사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했던 곳인지 여부부터 고증을 해야 하는데 남은 기록이 별로 없어 쉽지 않다"며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에게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로구는 지난 2011년 11월 서대문형무소와 함께 이곳을 골목길 해설사의 해설 코스로 지정하고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아낙들의 임시기거 100년 여관골목'이라고 써있는 표지판을 세운 적 있다.

그는 '서울시가 이 지역을 일부 보존하거나 흔적을 남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지금은 조사중이고 아직 결정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비상대책위 최은아 총무는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철거유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이왕 현지조사에 나선 만큼 서울시와 종로구가 일방적으로 하지 말고, 우리측과 만나서 투명하게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옥바라지골목이 속해있는 무악2지구에는 당초 110여가구가 거주했으나 작년 6월 재개발이 결정된 이후 상당수가 이주했고, 현재는 17가구 40여명이 남아있다.

최 총무는 "남아있는 사람들은 지금 책정돼있는 보상금으로는 어디 가서도 주거지를 마련할 수 없다"며 "이미 철거된 지역은 어쩔 수 없다해도 남아있는 부분은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로구 무악2지구는 지난해 6월 종로구청이 재개발 인가를 내주자 '옥바라지 여관 골목' 주민들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려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옥바라지 여관 골목'은 지난 1907년 조선통감부가 경성감옥을 설치한 이후 일제 강점기 때는 서대문형무소, 군부독재 시절에는 서대문구치소를 거쳐 지난 1987년 의왕으로 이전하기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하기 위해 머물렀던 공간이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존여론이 형성됐다.


태그:#옥바라지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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