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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정책 분야에서 모니터(monitor)란 해당 기관이 추진하는 시책이나 제도에 대해서 시민이자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자체나 행정조직의 활동에 시민들의 참여가 강조되면서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기관들이 저마다의 시민모니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모니터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신만 갖고 있는 주관적인 불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가질 수 있는 객관적인 불만을 알리는 것이다. 또한 개별 고객입장에서 단순히 불만만 이야기하고 해결책은 나몰라라 하는 게 아니라, 정책 공급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시민 입장의 개선방안을 찾아내 함께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 나아가 혼자만 모니터 활동을 할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는 등, 시민 대표의 입장에서 보다 활성화된 시민 참여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 같은 시민모니터 제도는 시민의 정책 참여 활동을 돕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민주주의 발전이 필요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식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식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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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같은 시민모니터 제도를 도시철도 공기업에서도 운영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시민안전모니터가 그것이다.

도시철도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대표 격이다. 지하철은 1년 365일 서비스가 제공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거의 매일 이용하고 있다. 이런 공공서비스로는 상수도 같은 것도 있지만, 지하철은 사람들이 직접 부대끼면서 이용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특히 집 안에서 수동적으로 서비스를 공급받는 상수도 등과 달리, 일부러 집 밖으로 나가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찾아 이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렇게 지하철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근본적으로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운임이 원가 이하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공기업 경영개선에 대한 압력까지 가중되다 보니, 역무나 정비 등 많은 분야에서 충분한 안전인력이 확보되어 있지 못하는 상태다.

서울메트로 시민안전모니터 모집 안내문
 서울메트로 시민안전모니터 모집 안내문
ⓒ 서울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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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안전을 높여나갈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시민안전모니터이다. 이들은 평소 지하철 이용 중 안전이 취약한 부분에 대해 지하철 회사에 의견을 제시하여 문제가 바로 바로 수정될 수 있도록 회사를 돕는다. 안전의 혜택은 시민에게 돌아오므로 근본적으로는 시민이 시민 스스로를 돕는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지하철 이용 불편사항과 환경 개선이 가능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여 지하철이 서비스 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 공급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며, 부수적인 활동으로는 블로그나 SNS 활동을 통해 지하철 회사의 활동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지하철 회사의 시민안전모니터는 기본적으로 지하철에 애정을 갖고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단순한 고객 불만이 아닌 시민대표로서의 사명감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마침 현재 서울시 양대 지하철 회사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는 각각 3월 14일과 3월 11일까지 120명과 100명씩 총 220명의 시민안전모니터를 모집하고 있다. 도시철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매주 주기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청소년 이상 고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시민안전모니터 신청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시민안전모니터 신청서
ⓒ 서울도시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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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회사의 시민안전모니터는 활동의 순수성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무보수 명예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우수 활동자에 대해서는 실적을 평가하여 보상도 하고 있다.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여 보다 안전한 지하철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려는 지하철 회사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기업인 지하철 회사들은 사기업에 비해서 고객의 소리(VOC) 제도를 잘 운영하고 있다. 다만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각 고객의 VOC에 비해서, 지하철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애정을 갖고 있는 시민모니터들은 일반 고객과 지하철 회사의 중간자 입장에서 보다 개선된 시민의견 수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월호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진정한 안전이란 시민들의 참여가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다. 스스로의 관심과 노력으로 더욱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지하철 회사의 시민모니터 활동 참여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서울메트로 시민안전모니터 접수처
서울도시철도공사 시민안전모니터링단 접수처

덧붙이는 글 | 한우진은 공공교통애호인, 교통평론가입니다



태그:#지하철, #시민안전모니터,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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