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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할아버지 이야기>의 표지
 <용 할아버지 이야기>의 표지
ⓒ 배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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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대표하는 산은 팔공산과 비슬산이다. 팔공산은 대구의 북쪽을, 비슬산은 대구의 남쪽을 에워싸고 있다. 그래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대구 계성고등학교의 교가는 "앞에 섰는 건 비슬산이요, 뒤에는 팔공산 둘렀다"로 시작된다.

대구 시내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산은 대덕산, 산성산 등 여러 별칭을 가진 앞산이다. 이 산은 수성구, 달서구, 남구, 달성군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탓에 접근하기에 쉽고, 정상에 오르자면 땀을 흘려야 할 만큼 등산하는 맛도 느껴지는 높이와 멋진 자락길을 보유하고 있어 보통 시민들이 걷기에 아주 알맞다.

구별로는 달서구의 와룡산, 수성구의 용지봉, 북구의 함지산이 가장 사랑을 받는 산들이다. 세 산 모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맞붙어 있는 까닭에 차량 이용 없이 등산로 입구에 닿을 수 있고, 1시간 정도면 정상부까지 갔다가 내려올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한 산길로 여겨지고 있다.

와룡산에 대한 세세한 소개를 담은 <용 할아버지 이야기>가 '달구벌 와룡산 스토리텔링'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되었다. 배재회 '와룡산 용 테마공원 개발 추진위원장'이 저술한 이 책은 와룡산의 전설, 와룡산의 일화, 와룡산의 현황, 와룡산의 지질과 지형, 와룡산의 고대 유물, 와룡산 여의주 마을 분석, 와룡산 쌍룡 녹색길, 축제 및 관광지로서의 와룡산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와룡산에 서린 용과 선녀의 슬픈 이별 이야기

와룡산 아래 옥연에 용 한 마리가 살았다. 하루는 옥연 위 오색약수샘에 물을 긷기 위해 선녀가 나타났다. 용은 승천을 하지 않고 선녀와 결혼하였다. 용과 선너 부부는 아홉 아들을 낳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선녀에게 옥황상제의 귀환 지시가 떨어졌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선녀가 옥황상제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다. 선녀는 "세상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살아달라"는 부탁을 남편에게, "많은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라"는 말을 자식들에게 남긴 채 눈물 속에 하늘로 돌아가고 말았다.

다만 옥황상제는 매달 보름날 밤이면 선녀의 그림자가 오색약수샘에 떠오르도록 배려해주었다. 덕분에 선녀는 한 달에 한 번씩, 그림자로나마 남편과 자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와룡상 용두봉은 지금도 북두칠성에 있는 선녀를 그리워하여 용이 바라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외국어고등학교 북동쪽에서는 30년 전만 해도 산지기 아저씨가 오색약수샘의 물을 음용하며 살았다. 오색약수샘의 물은 황색, 청색, 적색, 백색, 흑색이 어우러진 오색영롱한 빛깔을 띠고 있었다. 아쉬운 것은 택지 개발로 말미암아 옥연과 오색약수샘의 물이 말라버렸고,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장남은 "건강" 소원 들어주고, 차남은 "안전" 소원 들어주고 

예로부터 대구 지역에는 '와룡산에 올라 소원을 빌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배재회 저자는 그같은 민간신앙이 유래된 근원을 와룡산 용 전설에서 찾는다. 아내와 생이별을 한 와룡산 용은 그 이후에도 아홉 자녀들과 함께 산을 지키며 살았는데, 그것은 물론 한 달에 한 번씩 보름이면 오색약수샘에 그림자로 떠오르는 선녀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아홉 아들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지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데 성심을 다했다. 맏아들 비희는 건강, 차남 치문은 안전, 삼남 포뢰는 언어, 사남 폐안은 법, 오남 도철은 식량, 육남 공복은 물, 칠남 애지는 도구, 팔남 산예는 불, 구남 초도는 자식과 관련하여 사람들의 소원을 청취했고, 또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와룡산 용 할아버지 이야기>를 발간한 저자 배재회 씨가 와룡산의 관광지로서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와룡산 용 할아버지 이야기>를 발간한 저자 배재회 씨가 와룡산의 관광지로서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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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 일원을 둘러보는 여섯 갈래 관광 코스

배재회 저자는 와룡산의 역사, 전설, 지리, 지질, 현황 등을 자세하게 보여준 후 여섯 갈래의 관광 코스까지 안내한다. 이는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이 대구 관광 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한국 관광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저자다운 배려이다. 저자가 말하는 와룡산 6대 관광코스는 다음과 같다.

1. 여의주마을(대구외고 일원, 오색약수터, 옥연터, 모암재)에서 와룡시장 동측을 둘러보는 길
2. 여의주마을에서 와룡시장 서측을 둘러보는 길 
3. 여의주마을에서 불미골쉼터를 거쳐 와룡산 정상으로 올랐다가 용강서원으로 하산하는 길
4. 여의주마을에서 불미골쉼터를 거쳐 용두봉까지 갔다가 성주사로 하산하는 길
5. 여의주마을에서 불미골쉼터를 거쳐 정상, 헬기장, 용미봉을 두루 답사하는 길
6. 와룡산과 달성습지, 화원유원지, 대구수목원, 육신사 등의 외곽을 연계하는 길

"와룡산의 가치에 대한 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인식이 제고되고, 장차 와룡산이 유명한 용 테마 관광지가 되어 대구와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는 저자는 책의 말미에 자신이 소장한 용 조각, 용 그림 등 예술 작품들을 화보로 소개했다. 그림, 조각, 항아리, 접시, 장식품 등 다양한 갈래로 형상화된 용 소장품들은 저자의 용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입증하는 증거물들로 보였다.

덧붙이는 글 | 배재회 저 <와룡산 용 할아버지> (2016년 1월 1일 출간, 도서출판 신우)



태그:#배재회, #와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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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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