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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서울YMCA. 홈페이지는 평온한 상태다.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서울YMCA. 홈페이지는 평온한 상태다.
ⓒ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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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NGO의 1세대 맏형뻘인 서울YMCA가 검찰 고발, 감사 제명, 보복성 인사 논란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서울YMCA가 2008년 고위험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상품에 30억 원을 투자한 것부터 시작된다.

당시 서울YMCA 이사회가 이사회의 의결 및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불법 투자 논란이 있다. 현재 남은 돈은 18만여원. 2014년 기준으로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날렸다. 또한 서울YMCA는 공사대금 부풀리기 의혹, 특정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일각에서는 이사진이 십수 년간 장기 집권을 하며 민주성을 훼손해 이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 서울YMCA 심규성 감사를 중심으로 2008년 당시 ELS 투자를 주도한 관련자들을 업무상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심 감사가 내부고발자가 된 셈. 당시 투자를 주도했던 현 안창원 회장의 사퇴도 포함됐다.

그러자 이사회는 심 감사를 제명하고 안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좌천시켰다. 이 과정에 또 심 감사의 제명안건이 이사회 과반 득표도 얻지 못해 무효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내홍의 중심에는 비영리민간단체·시민사회단체인 서울YMCA가 마치 사학 집단의 비리와 유사한 형태로 사유화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은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표용은 명예이사장은 40여 년간 이사를 지내며 18년간 이사장을 맡았고, 안창원 회장은 표 명예이사장의 조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YMCA의 자산규모는 1조 원 정도로 무시못할 재정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단체 사유화와 재단 비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    

서울YMCA의 이같은 비민주성과 투명성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YMCA는 지난 2005년, 여성회원들의 참정권을 인정하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됐다. 2007년도에 한국YMCA전국연맹과 세계YMCA 연맹으로부터 제명된 바 있다. 구한말 황성기독교청년회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계몽운동과 근대화운동, 청소년운동, 민주화운동에 큰 족적을 남겨 온 YMCA의 명예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  

지금 서울YMCA는 100년 전만도 못한 초라하고 한심한 모습으로 민주성은 물론 무능력한 경영능력에 도덕성과 투명성마저 추락하고 있다. 일제 탄압하에서 2·8 독립선언, 3·1운동을 주도했을뿐 아니라 생활체육운동의 발상지, 시민운동의 핵심이었던 서울YMCA.

NGO가 거대화돼 관료화되고 그 사명과 신념을 망각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아이러니하게 우리나라 1호 시민사회단체인 서울YMCA가 안타깝게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YMCA, #비민주성, #투명성, #NGO,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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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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