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20%는 물론 40%까지 치솟았던 예능의 시청률은 이제 10%만 넘어도 대박인 수준이 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예능 속에서 웃음을 발견해 냈다. 그 속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이 2015년의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해 발견된 캐릭터들은 누가누가 있을까.

[토토가] <무한도전>이 탄생시킨 2015년 상반기 대세

 무도 <토토가>는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었다

무도 <토토가>는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었다 ⓒ mbc


역시 장수 예능 <무한도전>의 힘은 강했다. 올해 1월 3일 방영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최종 무대는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5년 상반기를 아우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대 흥행했던 노래를 다시 듣는다는 콘셉트는 이후 여러 예능으로 뻗어나갔고, 현재 방영중인 JTBC의 <슈가맨-투유 프로젝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토토가라는 이름을 사용한 클럽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은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렇게 토토가는 토토가 자체로서 하나의 캐릭터 상품화가 되며 2015년을 수놓았다.

[백종원]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예능 캐릭터

 백종원

백종원 ⓒ MBC


2015년 예능에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백종원은 백종원 자체로 하나의 '믿고 보는' 브랜드가 됐다. 초반 <마이리틀텔레비젼(이하 마리텔)>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백종원은 매번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5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그는 구수한 말솜씨와 생활밀착형 요리 실력을 내세워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 등에 출연했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백종원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가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2015년이 낳은 가장 영향력 있는 단일 캐릭터가 바로 백종원이라는 점은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영만] 추억과 감동의 힘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 유성호


<마리텔>에서 철옹성같았던 백종원의 6연승을 저지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영만이다. 김영만이 내세운 것은 백종원같은 유려한 말솜씨와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아니라 바로 추억과 감동의 힘이었다. 자신을 봐준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는 소식에 눈물을 터뜨리고, 젊은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 안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듯하게 바라볼 줄 아는 순수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김영만 신드롬이 채 한달을 유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 자체가 의미가 있다.

[최현석] 예능 최적화 셰프의 탄생

 최현석

최현석 ⓒ JTBC


백종원과 비슷한 맥락으로 먹방 신드롬을 타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온 사람이 바로 최현석 셰프다. 요리 실력도 요리 실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쇼맨십은 다른 셰프들보다 훨씬 예능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다. '크레이지 셰프' 또는 '허셰프' 등의 별명이 붙고, 그 별명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된 것에서 그의 예능적인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셰프답게 <냉장고를 부탁해>에 모습을 드러낸 셰프 중 가장 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다른 예능에까지 출연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백종원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셰프라는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기에 그의 예능인으로서의 호감도가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정형돈] 스펙타클하게 보낸 2015년

 정형돈

정형돈 ⓒ JTBC


2015년을 정형돈만큼 스펙타클하게 보낸 예능인도 없을 것이다. 정형돈은 <주간 아이돌>, <냉장고를 부탁해> 등으로 진행자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키며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 정형돈의 주가는 2015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그의 병이 발목을 잡았다. 불안장애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모든 방송을 접고 휴식을 선언했다. 그의 빈자리가 다른 진행자들에 비해서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그만큼의 예능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리라. 정형돈의 화려한 귀환을 기다려본다.

[복면] 복면 자체가 핵심 캐릭터

 지난 19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 2차 경연에 등장한 복면 가수 8인.

MBC <복면가왕>에 등장하는 다양한 복면들 ⓒ MBC


<히든싱어>에 이어 정체를 숨기는 형식의 노래 예능이 다시 대박을 쳤다. <복면가왕>에 특별한 캐릭터가 숨어있었다기 보다는 바로 '복면' 그 자체가 프로그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정체가 의외면 의외일수록,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은 더해갔다. 물론 각각 4연승을 기록한 김연우와 거미는 이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높이고 노래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출연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실력은 그대로일지라도 그들이 단순히 노래만 불렀을 때와 복면을 썼을 때의 집중도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복면은 <복면가왕>을 절대 강자였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비등한 시청률로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아이디어였다.

[나영석] 그가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신서유기' 나영석, 스타피디의 웃음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tvN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가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신서유기>는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삼장법사가 등장하는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쇼로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4박 5일 동안 촬영을 한 '리얼막장 모험활극'이다. 4일 오전 온라인과 모바일로 공개 예정.

나영석 PD ⓒ 이정민


나영석이 만든 <삼시세끼>의 캐릭터들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영석 표 예능'이라는 브랜드다. 나영석은 올 해 <삼시세끼> 어촌편과 정선편에 이어 인터넷 방송 전용으로 만든 <신서유기>까지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나영석이 손대면 마이더스의 손처럼 모든 예능이 살아나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나영석이 직접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를 잡기 위해 100억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였으니, 그의 존재감이 어땠는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 방영될 <꽃보다 청춘> 역시 벌써부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어느새 톱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나영석 표 예능'은 이제 하나의 브랜드다. 캐릭터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영석이 만들면 캐릭터가 된다. - 실로 대단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유재석] 아... 유느님... 여전히 연말 연예대상의 강력한 후보

 유재석

유재석 ⓒ MBC


여전히 연말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가장 강력한 후보다. 사실상 그를 대적할 자가 없다. 엄청난 자기 관리 능력과 예능감, 그리고 모두를 아우르는 진행 능력은 그의 별명을 '유느님'으로 만들었다. <내딸 금사월>에 그가 출연한 회차는 시청률이 수직상승했고, 드라마 <엄마>의 PD는 "2000만원을 더 써서라도 유재석을 잡아야 했다"며 한탄 섞인 한 마디를 내뱉기도 했다. <무한도전>과 <런닝맨> 이 두 프로그램만으로도 유재석의 진가는 확실하게 설명된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이고, <런닝맨>은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로 전용기까지 대절해 출연진을 초빙할 정도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시키는데는 유재석의 꾸준함과 통솔력이 주효했다.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나 <슈가맨-투유 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도 유재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호감도를 획득했고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그 누가 유재석을 쓰고 싶지 않을까.

○ 편집ㅣ이병한 기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재석 2015예능 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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