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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PLS(답엘에스)는 방글라데시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했던 두 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으로, 일방적인 후원이나 기부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고 용기와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구호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방글라데시의 이야기를 나누는 방글라데시 다르게 보기 프로젝트와 예술교육으로 아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방글라데시 예술가들과 함께 2012년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과 2015년 국제아트비엔날레 콕스바잘 등을 문화예술 교류협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방글라데시 최남단 콕스바잘에서 열리는 국제아트비엔날레 콕스바잘 2015에 참석하기 위해 8월 말부터 한 달간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습니다. - 기자 말

1년만에 다시 만난 동네 꼬마친구들 @실렛, 방글라데시
▲ 방글라데시 아이들 1년만에 다시 만난 동네 꼬마친구들 @실렛, 방글라데시
ⓒ DAPLS 이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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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귀국 후 아트페스티벌을 후원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DAPLS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DAPLS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수익을 내는 일들이 없었고 다른 일을 하며 프로젝트의 비용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고민은 커져만 갔다.

'돈을 좀 더 모으고 우리가 안정된 후에 시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 당장 돈을 벌어야 했고, 한국에서 정신없는 일상을 지내다 보니 현실의 무게는 커졌고, 자꾸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방글라데시 방문 일정을 미룰까 고민을 하다가 문득 이 또한 포기해버린 수많은 꿈 중 하나가 되어버릴 것 같아 겁이 났다. 잠시 복잡한 생각은 잠시 미뤄두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4월 다시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다. 다다를 만나 아트 페스티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동네 꼬마 친구들과 동네 이웃들도 다시 만났다. 사람들은 무척 그리웠다며 반가워 했다.

문득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나눌게 많은 사람이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사랑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하려는 일이 가치가 있고 비전이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고, 이곳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1년만에 다시 만난 동네 꼬마친구들 @실렛, 방글라데시
▲ 방글라데시 아이들 1년만에 다시 만난 동네 꼬마친구들 @실렛, 방글라데시
ⓒ DAPLS 이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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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글라데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마음이 급해졌다. 하반기에 아트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어 남은 시간은 6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후원과 진행을 최우선으로 두고 다른 프로젝트도 틈틈이 진행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직접 만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이후, 전보다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 기존의 프로그램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더해져 2012년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보다 훨씬 풍성하고 다양해졌다. 그만큼 예산도 늘어났고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리가 후원하기로 약속을 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방글라데시에서 찍었던 사진을 모아 20장의 엽서를 만들었다. 엽서를 판매한 금액으로 프로젝트비용을 감당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던 우리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았다. 엽서를 시작으로 방글라데시를 알리고 우리의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고 싶었다. 우리는 방글라데시 다르게 보기 프로젝트(아래 방.다.보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방.다.보 프로젝트는 기존에 알고 있던 방글라데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방글라데시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줄이자는 취지로 다양한 방글라데시의 모습을 소개하고 우리의 경험을 나누는 프로젝트다.

엽서에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 옷을 훌렁 벗고 수영하는 아이들, 놀이기구 대신 동생을 삽에 태워 놀아 주고 있는 형, 너무도 해맑게 웃는 아이들, 더운 날씨로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는 아이, 어린 개구쟁이 제 친구들과 진흙을 나르고 있는 어린아이의 사진. 그리고 아이들 사진뿐만 아니라 비 오는 거리, 채석장, 특이한 모양의 방글라데시 전통 배, 그리고 손님을 태우고 가는 인력거꾼, 방글라데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을 담았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삶의 모습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제주시 장전에 있는 카페 하루하나에서 열리는 <반짝반짝 착한가게>의 모습
▲ 카페 하루하나 제주시 장전에 있는 카페 하루하나에서 열리는 <반짝반짝 착한가게>의 모습
ⓒ DAP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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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과 방글라데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나눠야 할지는 여전히 막막했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 꾸준히 소통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온라인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고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그렇다고 길에 나가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제주시 장전에 있는 카페 하루하나에서 열리는 '반짝반짝 착한가게'라는 마켓에서 셀러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신청을 했다. 때마침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제주에서는 문화장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켓에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우리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의 산과 바다로 나가 방글라데시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팝업 전시회를 열었다.
▲ 팝업 전시회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의 산과 바다로 나가 방글라데시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팝업 전시회를 열었다.
ⓒ DAP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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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예상처럼 문화장터는 소통의 기회가 됐다. 그리고 우리는 시간이 나면 엽서를 가지고 제주의 바다와 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모두가 쉽게 오갈 수 있는 열려 있는 공간에서 엽서를 가지고 팝업전시회를 열었다. 이 또한 방.다.보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사람들은 방글라데시에 대해 조금 알아가기 시작했고, 꾸준히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시작은 순조로운 듯했으나, 시간은 촉박했고 경비마련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행사장소 대관문제와 현지사정으로 일정을 조절해야겠다는 연락이 왔다. 겨울을 피해 해를 넘기고 2015년 3월로 일정을 변경했다. 일정이 연기된 게 아쉽기는 하지만, 시간이 빠듯해 애를 먹고 있던 우리에게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2015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포스터
▲ 2015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포스터 2015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 포스터
ⓒ OPEN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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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되어서야 아트페스티벌 날짜가 정해졌다. 2015년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은 콕스바잘 시내 중심에 있는 공립도서관에서 3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개최되며, 슬로건은 '예술, 사람을 품다'로 결정됐다.

이번 아트페스티벌에는 작품전시회와 사진전, 거리 퍼레이드, 예술공연, 뮤지컬, 인형극, 세미나, 워크샵, 시네마 토크, 사생대회, 비디오 아트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이게 됐다. DAPLS는 사진전시회와 한국 지역의 축제 사례발표, 아이들을 위한 종이접기 워크샵, 시네마 토크와 해피니스&드림 서베이(Happiness&Dream Survey)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직접 진행을 하기로 했다.

출국을 한 달쯤 앞두고, 이번 아트 페스티벌에 한국 작가들을 함께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한국 아이들의 작품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방글라데시 왕복 항공권과 체류 비용 등 비용적인 부분. 그리고 무엇보다 아트 페스티벌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방글라데시에서 열리는 축제에 자비를 들여 동행할 예술가를 찾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예술가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힘들다면 작가의 작품 참여는 어떠냐고 물으며, 이 작가에게도 작품 참여가 가능한지 물어봐 달라며 작가의 이름을 알려줬다.

'윈드스톤' 작가 (아래 윈드, 본명 오소영)

우연히도 내가 아는 작가였다. 지난해 제주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만나 인연을 맺게 된 작가였다. 윈드 작가는 2013년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진행됐던 공공예술 프로젝트 '플로팅 피어스 Floating Peers' 프로젝트에 참가해 방글라데시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다다와는 그곳에서 만나 알게 되었다고 했다.

다다와 이야기하며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배정애' 캘리그라피작가

지난해 6월 카페 하루하나의 마켓에 나갔다 배정애 작가를 알게 되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처음부터 우리의 프로젝트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며 멋진 캘리그라피로 글을 적어 응원을 해주던 고마운 분이었다. 방글라데시에 전부터 가장 한국적인 한글을 담은 캘리그라피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에 사실 이번 아트페스티벌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열릴 아트페스티벌에 작품참여를 부탁해야지' 하며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한 달. 갑작스럽게 작품 섭외가 무리하고 무례한 부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이야기를 꺼내자, 두 작가 모두 작품 참여에 흔쾌히 응해줬다. 이후, 윈드 작가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율마 작가도 참여하기로 했다.

2015 콕스바잘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
▲ 윈드스톤 작가의 작품 2015 콕스바잘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
ⓒ 윈드스톤 (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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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 <율마 에디션, '새'>
▲ 율마 작가의 작품 2015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 <율마 에디션, '새'>
ⓒ 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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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윈드 작가는 벽화와 같은 큰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운반 문제가 있고 새로운 작품을 그리기에도 시간이 여유가 없었다. 결국, 원본이 아닌 작품을 찍은 사진 프린트와 안녕이라는 의미인 '뚜미 께몬 아쵸?'라는 방글라데시 인사가 적힌 명함 크기의 작은 스티커로 참여를 하기로 했다. 

윈드 작가가 방문했던 지역의 방글라데시사람들은 화려한 색감을 좋아했지만, 가난해서 미술작품을 접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많았다며,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나누고 싶어 스티커로 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배정애 작가의 <예술, 사람을 품다>, <꿈꾸고 느끼고 즐겨라>
▲ 배정애 작가의 캘리그라피 작품 배정애 작가의 <예술, 사람을 품다>, <꿈꾸고 느끼고 즐겨라>
ⓒ 배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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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애 작가는 답엘에스의 슬로건인 '꿈꾸고 느끼고 즐겨라'와 콕스바잘 아트페스티벌의 슬로건인 '예술, 사람을 품다'를 적어 보내 주셨다. 단순히 글자를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예쁘게 쓰는 것이 아니라, 캘리그라피로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과 이번 프로젝트와 DAPLS에 대한 관심이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

우리가 직접 운반을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고 시간의 여유가 없어  많은 작가를 섭외하는 것이 욕심이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

덧붙이는 글 | 이포스팅은 DAPLS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중복게재했습니다



태그:#방글라데시, #팝업전시회, #제주마켓, #DAPLS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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