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 않은 배우 이재용과 유난히 KBS <개그콘서트>에서 번쩍거리는 얼굴을 하고 드라마 속 김희애의 모습을 따라했던 개그맨 김지민이 한 자리에서 만난다. 이 이색적인 조합을 만들어낸 건 tvN <콩트 앤 더 시티>다.

오는 30일 오후 11시 30분에 첫 방송되는 <콩트 앤 더 시티>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방영됐던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를 떠올리게 하는 콩트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전체를 몇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한다거나 생활 밀착형 소재의 콩트를 선보인다는 점, 배우들과 개그맨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 등에서 닮은 점이 많다.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유성모 PD는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드라마적 내러티브(서사)에 중점을 뒀다"며 "개연성과 내러티브로 승부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번 <콩트 앤 더 시티>에는 이재용과 김지민 외에도 배우 김혜성과 하연수, 개그맨 장동민과 장도연 등이 가세했다. 이재용은 "개그맨은 현장의 상황을 사용해 웃음거리로 전환시키는 데 충분히 훈련이 돼 있고, 배우는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능력에 있어 좀 더 안정적일 것"이라며 "배우와 개그맨이 힘을 합한다면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짜임새가 안정된, 세련된 모양새가 갖춰진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각각 MBC <거침없이 하이킥>(2006), tvN <감자별 2013QR3>(2013)로 코믹 연기의 맛을 본 김혜성과 하연수는 <콩트 앤 더 시티>를 통해 보다 본격적인 코미디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성은 "배우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이를 내려놓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분장의 힘을 빌리는 등 망가지는 것을 겁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연수도 "이미 시트콤(<감자별 2013QR3>)으로 많이 망가졌지만,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 내심 기대된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생활 밀착형 소재를 내세운 만큼 <콩트 앤 더 시티>는 공감에 방점을 찍었다. 모태솔로나 딸 바보 아버지, 사회생활에 서툰 초보 직장인 등이 전면에 나선 것도 그래서다. '19금 코미디'로 유명한 < SNL 코리아 >의 초기 연출을 맡기도 했던 유성모 PD는 "이번엔 19금 소재는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 SNL 코리아 >보다) 좀 더 보편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차용해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콩트 앤 더 시티>의 슬로건 또한 '당신의 인생이 콩트다'로 정해졌다. 유 PD는 "찰리 채플린도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각박하고 팍팍한 삶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 보면서 위로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