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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오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 미나에서 벌어진 압사사고로 적어도 717명이 사망하고 8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는 사우디 국영TV가 최초 보도 당시 예상했던 사망자 수 220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사우디 민방위대원들에 의한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모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 대체 뭐길래

'사탄의 기둥'에 돌 던지는 순례객들.
 '사탄의 기둥'에 돌 던지는 순례객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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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지순례는 이슬람력으로 마지막 달인 12월(하지)에 이뤄진다. 이슬람 3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예루살렘에서 각각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성지인 메카 카바신전을 방문하는 것을 가장 의미있게 생각한다. 메카는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하마드가 태어난 곳이다.

이번에 압사 사고가 난 미나는 메카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다. 순례객들은 메카의 대(大) 모스크 가운데에 있는 '카바'라는 검은 돌에 입을 맞추고 인근 미나 계곡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날 '악마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을 하게 된다.

이 의식은 메카 인근 미나 계곡에 세워진 3개의 돌기둥을 향해 인근 돌산에서 주워온 조약돌 49개를 한꺼번에 7개씩, 모두 7차례에 걸쳐 던지며 "사탄아 물러가라"를 외치는 것이다.

이어서 무하마드가 최후 설교를 했던 아라파트산에서 기도하고, 다음날은 알라신에게 소와 닭, 양 등 가축을 바치는 희생제(이드 알-아드하)를 지내고, 마지막 날은 메디나까지 걸어와 '예언자의 사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성지순례행사를 마치게 된다.

이번 사고는 수십만 명이 사고 당일 오전 메카에서 미나로 한꺼번에 이동하는 도중 도로 교차지점에서 일어났다고 목격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즉 병목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순례객들은 긴 여행과 단식, 기도와 명상 등으로 몸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을 맞히기 위해 기둥 가까이 가려고 애쓴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고 서로 뒤엉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사고, 대책은 무용지물

압사사고 발생한 사우디 이슬람 성지 '메카'
 압사사고 발생한 사우디 이슬람 성지 '메카'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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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당국은 해마다 사고가 이어지자 2003년 사고 이후 약 3천만 달러, 2006년 사고 후에는 12억 달러를 들여 보강작업을 했다. 비상통로를 포함 인도교를 새로 설치했고, 사고가 잦은 미나 계곡의 세 개의 돌기둥은 장벽으로 대체해 과녁을 크게 만들기까지 했다.

또한 사우디 경찰은 모든 사고에 대비해 CCTV를 설치하고 사람이 다니는 길과 자동차 도로를 구분하였다. 또 소방대원과 구조인력 10만 명을 투입해 사고에 대비했다. 그러나 올해도 대형 참사를 막지 못했다.

사고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

이슬람교의 최고 종교행사 중 하나인 성지순례행사(하지, Hajj)는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꼭 다녀와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300여만 명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몰려든다.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까지 생길 정도다.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몰려드는 인파는 그것 자체로도 통제 불능이다.

더구나 미나에서 행해지는 '악마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은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순례객 모두가 참여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사우디 당국은 해마다 사고에 대비해 도로를 건설하고 옹벽을 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할 뿐 아니라 교통 대책도 수립하지만 이와 같은 참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교 자체의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이와 같은 참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성지순례 및 메카 사고일지
▲ 2015년- 717명의 순례자들이 미나에서 압사사고로 사망
▲ 2015년- 107명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강풍에 대형 크레인 넘어져 사망
▲ 2006년- 364명의 순례자들이 '악마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 중 압사사고로 사망, 73명 메카 호텔 붕괴로 사망
▲ 2004년- 244명의 순례자 압사사고로 사망
▲ 2001년- 35명의 순례자 압사사고로 사망
▲ 1998년- 180명의 순례자 압사사고로 사망
▲ 1997년- 343명의 순례자들이 미나평원 텐트촌 화재로 죽고 1500명이 부상
▲ 1994년- 270명이 압사 사고로 사망
▲ 1991년- 216명 나이지리아 순례객 귀국 중에 항공기 추락으로 사망
▲ 1990년- 1426명의 순례자들이 신성한 동굴에서 압사사고로 사망
▲ 1987년- 400여명이 사우디 보안군과 이란 시아파 순례자 충돌로 사망
▲ 1979년- 250여명 무장 세력이 메카사원 점거, 사우디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무장세력 100여 명과 경찰 127명 사망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이슬람 성지순례, #하지, #메카, #선지순례 압사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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