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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를 공모한 학생이 희망계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스터를 공모한 학생이 희망계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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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火)를 참으면 화(花)를 부른다'
'한번 참으면 행복 시작'
'한 순간의 장난이 한 평생의 친구를 잃게 한다'

경남 사천시 학생들이 학교폭력 뿌리뽑기를 위해 고안한, 고민이 깃들어진 표어다. 어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내용이 담긴 이들 표어는 사천시 관내 초·중·고교 중앙계단에 부착되고 있다.

학교폭력 뿌리뽑기는 계단에서부터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한 '사천-POL 희망계단 만들기' 사업이 사천경찰서의 주도로 사천시와 사천교육지원청, <경남일보>가 참여한 가운데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추진되고 있다.

 기념식에 참석한 참여 기관단체장과 공모전 수상 학생
 기념식에 참석한 참여 기관단체장과 공모전 수상 학생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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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청과 사천교육청, 사천경찰서, 인근 진주시에 본사를 둔 경남일보사는 지난 17일, 용남중학교에서 학교폭력자지위원회 부모와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천-POL 희망계단 만들기' 기념행사를 가졌다.

'희망계단 만들기'는 학교 내 중앙계단을 학교폭력 근절과 관련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문구와 이미지로 새롭게 꾸미는 사업이다.

사천시청·교육청·<경남일보> 참여

사천경찰서는 학교폭력이 대부분 교실과 운동장 등 교내에서 발생한다는 조사에 따라 이에 대한 개선대책으로 사천시 관내 38개 학교에 '사천-POL 희망계단 만들기'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사천시는 경제적 지원을, 사천교육지원청은 학생 대상 공모전 및 장소 제공, 경남일보는 학교폭력 근절 분위기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홍보활동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3일 이들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자기가 속한 학교의 학교폭력 환경개선사업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사천시 전체 초·중·고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천-POL 희망계단 만들기' 공모전을 개최해 8월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3주간에 걸쳐 총 1574점의 작품을 접수 받았다.

 희망계단에 새겨진 학생들의 표어
 희망계단에 새겨진 학생들의 표어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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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계단 로고송' 제작, 배포

공모전 출품작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위원회를 개최, 53점의 우수작을 선정했으며, 이번 용남중학교 '희망계단 만들기'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사천시 전체 학교 중앙계단에 부착하고 이미지화 할 예정이다.

특히 '학생들이 학업에 지치고 힘들거나, 짜증나고 고민 나는 일을 희망계단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희망이 생긴다'는 의미의 '희망계단 로고송'을 사천경찰서가 직접 제작, 배포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을 가지게 했다.   

행사에 참석한 백승엽 경남지방경찰청장은 "어릴 때 무심코 저지른 폭력행위가 성장해서 범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학교폭력 유경험율이 제로가 될 때까지 관련 기관 단체가 지속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희망계단'을 만든 두 경찰관, 박상미 경사와 안지영 경장


 박상미 경사(왼쪽)와 안지영 경장
 박상미 경사(왼쪽)와 안지영 경장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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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POL 희망계단 만들기'는 사천경찰서 경무과 정책홍보담당 박상미 경사와 여성청소년과 학교폭력담당 안지영 경장이 제안했다.

경찰 입문 13년 차인 박상미 경사는 "경남경찰청 117센터의 학교폭력 발생장소 분석 결과, 과반수가 교실과 운동장 등 교내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해 이에 따른 교내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박 경사는 "사무실을 들어서면 계단부터 만나면서 업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라며 "학생들도 같은 고민이 있지 않을까, 계단을 보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제안하게 됐다"라고 희망계단 사업의 의미를 부여했다.

2012년에 입사한 새내기 경찰관인 안지영 경장은 "벽화그리기는 이미 경남경찰청에서 실시하고 있으니까 교내에서 실시하면 뭐가 좋을까 싶어 구상하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계단을 활용하면 시각적인 효과도 좋고 학생들 호응도 좋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안 경장은 특히 "표어 공모전을 하면서 학생들의 참여에 대해 반신반의 했는데 많이 신청을 하고 또 공모전 들어온 포스터를 보니까 '학교폭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 그렸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추진 과정을 소회했다.

이번 사업의 효과에 대해서 박 경사는 "공모한 작품들을 보면 어른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신세대만의 생각들이 들어간 내용들이 학교폭력 추방에 대한 의지를 담아 표출됐다"라면서 "이 과정까지만 해도 많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안 경장은 "공모전 뿐만 아니라 희망계단과 관련된 행사가 계속 이어짐으로 해서 학생들과 학부모, 기관과 단체 등이 학교폭력 추방에 대해 뭔가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추방, 민간 칸막이도 없애겠다."

'사천-Pol 희망계단' 사업을 탄생시킨 산파역은 김동욱 사천경찰서장이다. 이번 사업을 진두지휘한 김 서장은 울산지방청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7월 20일 사천경찰서장에 부임했다.

 김동욱 사천경찰서장
 김동욱 사천경찰서장
ⓒ 장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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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동욱 사천경찰서장과 나눈 이야기.

-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있나.
"사천경찰서로 발령을 받고 사천지역의 현안문제를 파악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학교폭력 문제였다. 경남지방경찰청에서 관내 23개 경찰서 관할 학교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피해 유경험율'을 조사하니까 사천경찰서 관내 학생 20명가량이 학교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도내 평균은 16명이었다. 이 조사 결과 사천경찰서가 경남도내 23개 경찰서 가운데 18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천시 학생들이 학교폭력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 이 사업을 확정하게 된 과정은.
"부임 후에 (경찰서) 전 직원과 대책회의를 가졌다. 해결방안을 찾아보자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안이 제기됐다. 그 중에 경무과 정책홍보담당 박상미 경사하고 여성청소년과 학교폭력담당 안지영 경장이 제안한 이 사업이 눈에 띄었다."

- 지역사회와 부합되는 장점이 있나.
"사천 시민들은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이 높다. 공립보다 사학의 비중이 많고 학생들에게 관심도 깊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청이나 경찰의 노력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학교폭력 인지도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런 부정적 조사결과를 개선할 뭔가가 필요했다. 이 사업으로 시청과 교육청, 경찰이 함께 학교폭력 추방에 나선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부각해 나갈 계획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이 사업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이후 유지보수에서 추가로 학교 환경개선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실무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자면 사천지역 각 사회단체와 NGO 등 하고도 협업해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를 넘어, 민간과의 칸막이도 없애면서 학교폭력 뿌리뽑기를 지역사회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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