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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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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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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바로알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구시의회가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에 소재한 모든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하자, 시민단체들이 이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8월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국가기관, 종교·언론·학계·민간단체 등 224개 단체에 대구시의회 의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고 "매력있는 도시 '대구 바로알기 운동' 추진협의회(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며 발대식 참여를 요청했다.

이동희 의장은 편지를 통해 "우리 시의회는 시민 스스로 대구의 역사와 정체성, 매력을 바로 알고 이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동력으로 삼아 대구의 지속적인 발전에 나서게 하려고 '매력 있는 도시, 우리 대구 바로알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지역에 소재한 모든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구를 더욱 매력있는 도시로 만들고 알리고자 한다"며 "9월 18일 개최하는 발대식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문은 또 종교·교육·언론 30개, 상공·사회단체 104개, 국가·재정기관 66개,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등 14개, 시의회 등 38개 등 총 224개 단체 254명 정도로 구성하고 '대구 바로알기 범시민운동 승화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 바로알기는 시민 스스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대구시의회가 주도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왜곡되거나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며 추진협의회 구성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경실련과 우리복지시민연합은 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구시의회의 '대구 바로알기' 운동은 지방의회의 기본적인 의정활동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사업으로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두 단체는 "범시민운동으로 확산한다는 명분으로 대구시의회가 주도하는 것은 집행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시의회의 의정활동을 스스로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협의회를 아무리 잘 포장하더라도 대구시의회 조직이 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집행부는 시의회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의회가 '대구바르게알기 운동 추진협의회'를 추진하기로 하고 발대식에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대구경실련에 보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시의회가 '대구바르게알기 운동 추진협의회'를 추진하기로 하고 발대식에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대구경실련에 보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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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추진협의회가 구성될 경우 대구시의회는 예산 등 여러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챙길 것이고 집행부는 시의회를 의식해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며 "앞으로 추진협의회와 유사한 사례에 대해 대구시의회의 감시, 견제기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구시의회가 구성하고 운영하려는 추진협의회의 역할은 지난 1996년 결성되어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와 유사하다는 근거도 들었다. 추진협의회의 구성 취지가 '대구시민이 스스로 대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대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지역의 각계 각층 모든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해 대구사랑운동을 추진한다'는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의 결성 취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회의 추진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996년 당시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각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추진기획단의 연구와 검토를 통해 추진체계와 실천과제를 마련하고 대구시와 민간부문이 공동으로 제안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반면 대구시의회는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 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구시의회가 추진협의회를 구성하면 구성과 역할이 거의 같은 두 개의 협의체가 탄생한다"며 "하나는 대구시가 주도하고 다른 하나는 대구시의회가 주도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될 뿐만 아니라 망신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대구시의회는 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의회는 오는 18일 오후 엑스코(EXCO)에서 발대식을 갖고 2인의 공동대표와 254명의 위원으로 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태그:#대구시의회, #대구 바로알기, #대구경실련, #우리복지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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