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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는 청년들을 위한 대안공간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거, 일자리 준비, 스터디, 여가 시간 활용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한 공간이 있기는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밥보다 비싼 디저트와, 맛도 잘 모르겠지만 가격은 비싼 커피를 소비하며 카페를 다녔다. 나는 대안공간들을 몰랐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대안공간을 모른다. 대안, 청년허브, 무중력지대, 주거협동조합과 같은 단어조차 생소하다. 어떤 검색어를 쳐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이런 공간들에 대한 정보를 찾을 도리가 없다. 대안공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일도 쉽지 않다. 그게 뭐냐는 질문에 답하기에도 난해하다. 그렇다 보니, 결국 청년들을 위한 대안공간이 청년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안공간은 '그들만의 리그'인가?

"이 공간이 정말 좋은 공간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서 더더욱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것도 있어요."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청년대안공간인 청년허브를 자주 애용하는 김청년(28, 가명)의 이야기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공간이라고 느끼는 청년허브와 같은 공간을 다른 청년들도 목말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부족한 대안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지금처럼 공간을 이용하지 못하게 될까봐 특별히 주변에 알리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안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공간이 '우리만의 리그'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청년허브의 직원인 나허브(30, 가명)는 "청년허브에서 하는 일을 몰라서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 대안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박교육(42, 가명)은 "대안교육이 '대안'교육이 아니라 그냥 교육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대안공간을 알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한 대안공간에 대한 활발한 홍보는 필요하다. 하지만 홍보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공간도 함께 조성이 되어야 한다.

대안공간은 단순히 공급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개념이다. 대안공간의 증가를 위해서는 청년들이 단순히 제공된 대안공간을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욕구가 생기면 그에 맞춰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낼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서울시에서 19세에서 39세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로운 방식의 참여민주주의 플랫폼인 '청년의회'(청년시민의회에서 서울시 청년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10개의 안건을 최종 발의하는 의회)의 한 부서인 '문화기획부'에서 '예술인 지원정책'에 대한 예술인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중요한 시도다. 청년들의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무료로 오픈하는 공간인 '무중력지대G밸리'에서 서울시에서 2015년 시행 예정인 방치되어 있는 대전차 방호시설을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현직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음으로써 보다 더 그들의 필요에 맞춘 대안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청년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것이 공중 분해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다양한 시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무중력지대 대방동 소개
 무중력지대 대방동 소개
ⓒ 무중력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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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선택을 허용하는 사회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최근에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지만, 대안공간은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고,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가 않다. 아직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필요로 하는 공간들이 다 턱없이 비싸다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문제이다. 청년들이 혼자 불안을 느껴야 하거나, 아등바등 스펙을 쌓는 것처럼 개인이 노력해서 적응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개인이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키기가 쉽지는 않다. 대안을 찾는 청년은 주변으로부터 긍정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기가 쉽다. 튀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며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치면 그 청년은 주변에서 꽂혀오는 수많은 불안한 말들과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휴학을 하고서 내가 하고 싶은 일만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말에도 부모님들은 '남들보다 뒤쳐질 것'에 대한 불안함을 토로하며 만류한다. 결과가 쉽게 나지 않고, 성과가 없을 수도 있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어떤 부분에서 실제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들며, 해결책을 함께 모색할 사람들을 찾는 과정에서 현재의 대안적 공간들이 나왔다. 이런 움직임들은 결국 청년들의 삶의 요구를 사회에 반영시키는 변화이며, 이러한 변화가 모여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지 않을까. 각자의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정말 말 그대로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어찌 보면 유토피아라고 말할 수도 있는 사회를 조심히 꿈꿔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양지유 시민기자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http://seoulyg.net) 대학생기자단입니다. 청정넷은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서울청년주간(http://youthweek.kr/)을 열었습니다.



태그:#대안공간, #청년공간, #청년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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