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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의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를 둘러싼 학생과 본교 간의 갈등이 분수령을 맞았다. 오는 6일, 연세대학교 학생들은 새롭게 바뀐 제도 아래에 첫 수강 신청을 시도한다. 8월 6일부터 9월 7일(복학생 수강신청 포함)까지는 연세대학교의 2015학년도 2학기 수강 신청 기간이다.

연세대, 수강신청 '혹 떼려다 혹 붙였나'

 지난 7월 20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본교의 졸속한 수강신청 제도 개편 강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지난 7월 20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본교의 졸속한 수강신청 제도 개편 강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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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수강신청 제도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대학에 도입됐다. 수강신청을 위해 지방과 서울을 오르내리고, 학과 사무실에 줄 서서 강의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 오프라인 수강신청은 처리 과정에 2~3주가 소요됐으나, 인터넷 도입을 통해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줄였다.

인터넷 수강신청 제도는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인 반면 문제도 있다. 정해진 시각에 맞춰 많은 학생이 신청하기 때문에, ▲ 인기 있는 과목의 경우 수강하기 어렵고 ▲ 수강신청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원하는 과목을 신청하지 못한 경우 해당 학기를 휴학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로 수강신청은 많은 대학생의 골칫덩이다.

연세대학교는 기존 사이버 수강신청 제도의 단점을 고치고자 오는 2학기부터 Y-CES(와이세스)를 도입한다. Y-CES는 마일리지제, 대기순번제 등이 복합적으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학생들은 일정량의 마일리지(학기당 최대 수강 가능학점의 4배)를 부여받고, 이를 적절히 분배하여 수강을 희망하는 과목에 분배한다. 분배한 마일리지 양에 따라 수강과목이 결정되며, 장애학생 여부, 과목 전공자 여부 등을 고려하여 차후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타임티켓 제도'도 함께 시행해 불평등을 줄인다. 강의 수강 인원보다 많은 사람이 신청할 경우, 대기 순번을 부여하여 수강신청 기간과 수강변경 기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연세대학교의 Y-CES는 기존의 여러 대학들이 운용하고 있는 수강신청 제도를 복합적으로 절충한 방안이다. 마일리지 제도는 현재 예일대·스탠퍼드 MBA, 싱가포르 난양대, 서울대 EMBA 등이 사용하고 있고, 수강과목배정을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하는 타임티켓 제도는 조지아 공과대학 등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기순번 제도도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 운영 중인 제도로, Y-CES는 이 세 개의 제도를 함께 고려하여 설계했다. 연세대는 이를 비즈니스 특허 출원하여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가 카지노?"부터 "연세 토토"까지

 연세대학교 수강신청 사이트 메인 화면과 새로운 수강신청 방법을 소개한 누리집 설명 화면 갈무리. 연세대학교가 새로 도입한 Y-CES는 세 개의 제도가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연세대학교 수강신청 사이트 메인 화면과 새로운 수강신청 방법을 소개한 누리집 설명 화면 갈무리. 연세대학교가 새로 도입한 Y-CES는 세 개의 제도가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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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지난해 12월 9일 수강신청 변경안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초기 제안은 과에 상관없이 마일리지 총량이 10점이었고, 마일리지 부여 범위는 1~3점이었다. 마일리지 총량이 과에 상관없이 일정하면, 졸업까지 요구되는 이수학점이 많은 과의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고(더 많은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데, 수강 권리가 같으므로), 마일리지 부여 범위도 지나치게 좁아, 같은 마일리지를 부여한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외에도 타임티켓 제도의 우선순위 배정 기준에는 전체 학점 평균(평량평균)과 생년월일까지 포함되는 등 다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이후 연세대학교 52대 총학생회는 학교와 협의와 모의 시행을 통해 ▲ 마일리지 총량을 각 단과대 학기당 최대 수강 가능학점의 4배로 부여하고 ▲ 각 과목당 부여할 수 있는 최대 마일리지는 36점으로 제한하며 ▲ 우선순위 기준에서 성적이나 생년월일과 같은 불합리한 기준은 폐지하는 등 기존 단점을 보완해나갔다.

그러나 전공 수강의 경쟁 정도가 학과별로 상이하여 발생하는 교양과목의 학과별 형평성 문제(총 마일리지는 더 많으나, 자신의 전공에 많은 마일리지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경우), 전공자 보호 문제 등은 미해결로 남아있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에 대한 대안을 지난 4월 16일 면담에서 처음 제시했다. 각 학과에 과목별 전공자 TO, 학년별 TO, 부여할 수 있는 최대 마일리지를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여러 수정을 거쳐 연세대학교 교무처는 6월 2일부터 6월 5일까지 1차 모의 수강신청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총학생회의 설문조사 결과, 1562명의 응답 중에서 80%가 '제도가 미흡하다'고 답했고, 85%가 '제도의 2학기 시행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후 6월 22일 2차 시뮬레이션 당시 공개된 교무처의 최종안은 여전히 협의와 조정이 필요했다. 2차 시뮬레이션 결과, 학과별 평균 마일리지의 차이는 학과별 형평성 문제를 드러냈다. 평균 차이가 가장 심한 과는 ▲ 언론홍보영상학부 15.49 ▲ 도시공학과 4.36로 11.13점 차이가 났다. 자신의 전공과목에 많은 마일리지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경우, 교양 과목 신청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한, 과사무실에 의해 전공에 부여되는 최대 마일리지가 10으로 조정된 심리학과와 경제학과의 경우 최대 마일리지를 부여해도 신청에 실패하는 비율이 높았다.

학과 내에서 새로운 제도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대처할 방안을 마련하기에 6개월은 짧았고, 사전에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했다. 또한, ROTC나 조기졸업 예정자, 학석사 연계과정생과 같이 한 학기에 초과학점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마일리지를 동일하게 부여받게 되어 발생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지난 7월 22일, 연세대학교 52대 총학생회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6개월간의 논의를 통해 제도를 만들어냈지만, 수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고 보고 있다"며 "각 학과에서 제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학생, 교수, 과사무실 간의 논의 기간이 더욱 필요하며, 충분한 표본을 확보한 모의수강신청 결과를 통해 마일리지 부여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이를 통해 과별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했어야 했다"며 그러나 이렇게 협의가 필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물론 새 제도의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에 재학중인 최석호(23)씨는 "고학년보다는 저학년에게 (수강신청 개편) 영향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과 학생들이 좀 더 반기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며 "이전에 비해 불확정성이 줄어들어서 수업 계획 세우기에 좀 더 용이한 감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학내 여론은 '부정'에 무게가 쏠려 있다. 컴퓨터과학과 재학 중인 이승훈(23)씨는 "제도 개편에 부정적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형평성이 안 맞는다, 그냥 도박이다"며 "연세 토토"라고 새 제도를 비난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재학생은 "여기가 카지노냐"며 비아냥거렸다.

수강신청의 중요성과 학교 당국의 불통

수강 신청은 가깝게는 한 학기, 길게는 대학생활 전반의 성취와도 연관된다. 새로 시행되는 제도는 이전 제도에 비해 불확정적 요소를 줄였으나, 오히려 학과 간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이승훈씨는 "유예기간을 두어 제도의 장단점, 학과별 특성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현재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제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제도 개편에 대해 지속해서 의견을 제시해왔다. 그 결과로 교무처와의 협의를 통해 공청회 및 모의수강신청 시행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제도의 시행 여부,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고, 교무처는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생회와 학교는 두 차례의 모의 수강신청 이후 7월 14일, 7월 28일 면담을 진행했으나 시행 세부 계획 및 시행 일정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학생 측은 ▲ 평균 마일리지 차이로 드러난 과별 형평성 문제와 보완장치의 한계 ▲ 해외대학의 유사 제도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는 등, 현재 수강신청 제도 개편안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제도 당사자인 학생과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전했다.

이에 총장을 비롯한 본부 측에서는 지난 두 차례 면담에서 "이 제도가 완벽하지 않은 것은 우리도 안다, 그러나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한 학기를 시행해보고 추후에 점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이 제도가 이러한 보완책들을 통해서 지금 시행 가능한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것이고, 내부에서는 시기를 미룰 만큼의 하자가 없는 제도라고 판단하였다"며 "이미 결정된 사항이고 타임라인 상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2학기 수강신청 제도 개편안 시행 의지를 굽힐 수 없음을 천명한 셈이다.

연세대학교는 새로운 수강신청 제도로 비즈니스 특허 출원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제도의 당사자들이 충분히 동의하지 않는데 이를 무작정 시행하려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게 학내 여론이다. 일부 연대생은 "우리가 학교의 특허를 위한 '마루타'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직면한 수강신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재학 중인 권용태(22)씨는 "(수강신청 관련한) 문제가 마일리지 제도로 해결이 되나"며 "전공은 어차피 누구나 들어야 한다, 모든 강의가 그렇다, 강의 수를 늘려주는 게 근본적인 대안이다"고 말했다. 수강신청 제도 개편을 통해 현재 수강신청의 문제를 개편할 수도 있지만, 이에 앞서 학교 측은 학생 수에 맞게 충분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이유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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