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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와 썸타다] 기획은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이라는 일반적인 진단을 되짚어 본다. 이를 통해 주체적인 청년의 정치 참여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논의가 필요한지 다각도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꾸짖으며 계몽하려는 태도보다는, 청년과 정치가 '연애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적 장애물들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기획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 기자 말

'썸'은 남녀 간에 탐색을 하는 상태인데, 친구도 연인도 아닌 관계이다. 썸만 타는 사람도 있고, 썸을 타다 연애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도, 연애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청년들이 연애를 하는 모습은 다양하다.
▲ 노래 썸 '썸'은 남녀 간에 탐색을 하는 상태인데, 친구도 연인도 아닌 관계이다. 썸만 타는 사람도 있고, 썸을 타다 연애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도, 연애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청년들이 연애를 하는 모습은 다양하다.
ⓒ 스타십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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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을 탄다'는 말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대중가요에서도 심심찮게 들린다. '썸'은 남녀 간에 '탐색'을 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썸은 친구도 연인도 아닌 관계이다. 썸만 타는 사람도 있고, 썸을 타다 연애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도, 연애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청년 세대가 연애하는 모습은 다양하다.

청년들과 정치의 관계를 연애에 대입해 본다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 관심은 있지만 실질적인 참여는 부족한 사람, 관심도 있고 참여도 하는 사람 등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그런데 정치와 소통하며 찐하게 연애를 하는 청년들은 유달리 보기 힘들다. 이유가 무엇일까?

왜 청년은 정치와 멀어졌나

"요즘은 너무 가볍고 쉽게 접할만한 콘텐츠가 많아요. 인터넷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연예 뉴스를 보거나 SNS를 하게 되니까 좀 어렵고 무거운 정치면은 보기 꺼려지는 게 있어요."
- 대학생 우혜원(22)씨

연애에 관심이 없는 청년이 있듯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청년도 있다.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재미가 없어서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서 흐름을 알고 그래야 이해가 되는 정치 얘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것에 더 흥미를 느낀다.

"광우병 촛불집회를 갔는데 그 이후로 정치에 더 관심을 안 갖게 되었어요. 해결이 안 되니까 못 미덥고 잠시나마 관심 가진 것도 없어지고.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비판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 대학생 방주희(22)씨

언제부터 정치가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졌을까? 어린 시절 우리가 처음으로 경험한 정치는 학급회의다. 의견을 조율하고 같이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안건에 대해서 얘기할지는 학교나 선생님이 정했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에는 침묵이 흘렀다. 건의사항 때 나온 몇 안 되는 의견들은 반영조차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치라는 것은 지루하고 어차피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더 큰 범위의 정치까지도 재미없고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국회, 그리고 그 국회를 구성하는 의원들부터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인턴을 하면서 '아 우리가 지난번에 사인해드렸는데, 법안 통과 좀 부탁드려요'하는 전화도 받아봤어요. 법안 정식으로 올리려면 다른 의원들 동의가 필요하니까요. 출판기념회다 뭐다 하면서 돈 챙기는 것도 봤고요." - 전 국회 인턴 차아무개(26)씨

정치에 관심이 없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다. 정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이 뽑은 대표자가 다양한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민들을 대신해서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와는 다른 장면을 마주하며 실망하게 된다.

어떤 정치인이든 어떤 당이든 선거철에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한다. 하지만 당선이 되고 나면 시장에 나타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며 지역사람들과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관심 가져도 바뀔 것 같지 않아', '어느 국회의원이나 똑같아' 같은 반응들이 생겨난다.

"내 앞에 닥친 먹고 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해서 바꿀만한 여유 자체가 없어요. 그냥 내가 있는 자리에서 혼자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게 돼요." - 직장인 김아무개(29)씨

현재 사회 이슈들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회, 정치부의 이슈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어도 사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갖는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모이면 공론화 될 수 있고 정치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정치 참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업이 심각하고 치열한 현실 앞에서 더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쉽지 않다.

"청년을 자기가 대변해야겠다는 정치인도 적고 청년의 투표율도 낮다. 그러다 보니 정당 안에서도 청년 세대의 힘은 강화되지 못하고 조직된 힘도 보이지 않는다." - 이동학 다준다연구소 소장

청년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치적인 이슈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청년을 위한 당을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고, 직접 청년 정치가로 뛰어들며 변화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도 있다. 국회에 들어가는 방법 외에도,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함께 말하는 공간을 만들며 이런 이슈들을 공론화 시켜서 정치에 반영되게 하려는 시도들도 있다.

그러나 낮은 투표율이나 청년 정치인의 부재로 인해, 또한 다른 세대 혹은 다른 이슈들에 밀려 관련 정책을 만들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와 연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년이 정치와 깊은 소통이 힘든 이유는 단순히 무관심 때문만이 아니라, 정치에 관심을 갖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나 정치 참여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정치를 가볍게 접근하기 힘들고 잘못된 부분이 변화하지 않아서 관심을 갖지 않기도 한다.

바쁘고, 청년 안에서도 소외되기도 하며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못하기도 한다. 또 열심히 참여하지만 제도적 한계나 인식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연애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야 하듯이, 청년들도 정치에 마음에 문을 열고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는 것도 좋고, 정치 참여의 기본적인 것 중 하나인 투표에 참여하고 격려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단순히 청년의 관심을 가지더라도 여러 상황으로 인해 정치와 '연애'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보장해주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론적인 정치 교육을 넘어 실질적이고 기성세대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안지희 시민기자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http://seoulyg.net) 대학생기자단입니다. 청정넷은 7월 13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리는 서울청년주간(http://youthweek.kr/)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태그:#청년정치, #정치적 무관심,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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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오픈플랫폼 Y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인 민관협치를 통한 자발적 시민네트워크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입니다. 청년정책 연구, 거버넌스 교육 및 공론장 운영등의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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