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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화력전경 .
ⓒ 유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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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과 서산 등 충남서북부지역에는 대규모 화력발전소, 산업단지, 제철단지, 석유화학단지와 같은 대규모 환경오염 유발기업이 몰려 있다. 이들 시설에서는 미세먼지, SOx(황산화물), NOx(질산화물), 수은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상당량 배출되고 있다. 서산과 당진에서만 충남지역 35.6%의 NOx, 29.9%의 SOx를 배출하고 있을 정도로 이 지역의 대기오염은 심각하다.

이렇게 많은 대기오염물질에 노출되어있는 환경취약 지역의 주민들은 과연 건강할까?

환경오염 취약지역, 중금속 수치 높아 주민건강 위협

충청남도는 지난 2013년도부터 충남 서북부 환경취약 지역의 주민건강에 대한 우려와 건강관리를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영향 조사(아래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2013년 실시한 1차년도 주민건강영향조사에 이어 2014년 6월부터 12월까지 지역주민 452명을 대상으로 2차년도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보고회가 지난 6월 16일, 환경단체 및 시·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서해안 기후환경연구소에서 열렸다.

지난 6월 16일 열린 주민건강영향조사 발표회에서 노상철 단국대학교 교수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2차년도) 발표회 지난 6월 16일 열린 주민건강영향조사 발표회에서 노상철 단국대학교 교수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임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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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에서의 발생시키는 독성 대기물질 중에서 주민건강에 치명적인 물질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수은, 비소, 크롬, 니켈 등의 금속류이다. 이번 건강조사는 폐 기능검사, 스트레스 검사, 심전도 검사와 같은 기본검사와 함께 요중·혈중 중금속 검사를 함께 진행했는데 그 결과 일부 주민들의 검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요중비소
▲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조사(2차년도) 요중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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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중,혈중 중금속
▲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조사(2차년도) 요중,혈중 중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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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를 진행한 단국대학교 노상철 교수는 "홍성지역(비교군2)은 지역적 특성과 조사자의 부족 등으로 비교지역으로 적절치 않아 청양지역과의 비교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양지역과 비교했을 때 환경오염 취약지역의 요중 비소 등의 중금속 수치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혈중 납과 카드뮴은 취약지역 전체 평균값이 각각 2.29㎍/㎗, 1.66㎍/㎗로, 비교지역 전체 평균값보다 0.03㎍/㎗, 0.28㎍/㎗ 높게 나타났으며, 요중 수은, 크롬은 취약지역 전체 평균값이 각각 0.3㎍/g, 0.76㎍/g으로 비교지역보다 0.18㎍/g, 0.23㎍/g 높게 나타났다.

요중 비소의 경우 취약지역의 경우 107.5㎍/g으로 청양지역(비교군1)과 비교했을 때 59.6㎍/g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CDC(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미국인 20세 이상의 요중 비소의 양(8.04㎍/g)에 비하면 약 100㎍/g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것은 요중 비소의 양이 400㎍/g이 넘는 고위험군의 경우 청양지역(비교군1)은 한 명도 없었으나 취약지역의 경우 19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번 주민건강영향 조사에는 대기오염조사도 병행되었는데, 그 결과 취약지역이 NO2(이산화질소), SO2(아황산가스), ΣVOCs(휘발성유기화합물), 먼지, 중금속이 모두 비교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휘발성유기화합물
▲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조사(2차년도) 이산화탄소, 아황산가스, 휘발성유기화합물
ⓒ 임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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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중금속
▲ 충청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조사(2차년도) 먼지,중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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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정밀조사와 역학조사 위해 화력발전세 활용 필요

한편 발표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을 피력했다. 2차년도 조사에서 1차년도 참여자를 제외시켜 1차 조사에서 드러났던 고위험군 주민들 건강위험정도가 반영되지 않아, 전체적인 주민들의 건강위험 정도가 실제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점과 1차 조사 고위험군 판정 주민들에 대한 정밀조사가 없었던 점이 주요 내용이었다.

시민단체들은 3차년도 주민건강조사는 1·2차 조사에서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자문위나 협의회를 구성해 진행하고, 1·2차 조사에서 고위험 판정을 받은 주민들의 정밀조사와 오염물질과 주민건강과의 연관성을 규명할 역학조사가 함께 진행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충청남도는 "3차년도 건강조사의 진행방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역학조사와 정밀조사에 대해서는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표했다.

역학조사와 정밀조사를 하는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면 지역자원시설세 화력발전분(화력발전세)을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자원시설의 보호 및 개발, 소방사무, 재난예방 등 안전관리사업 및 환경보호․ 개선사업, 그 밖의 지역균형개발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거나 소방시설, 오물처리시설, 수리시설 및 그 밖의 공공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화력발전을 하는 자에게 부가하는 세금이다. 화력발전세 중 일부는 발전소 인근 지역 환경오염 개선과 보호 사업, 주민 건강관리 등을 위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해외에서 화력발전소 주변의 주민들의 정기적인 건강조사가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충남지역의 주민건강조사는 그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주민건강관리를 위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는 화력발전세를 이용해서라도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충청남도는 오는 6월 30일, '3차년도 주민건강영향조사 추진을 위한 회의'를 주민, 시민단체들과 함께 가지기로 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조사를 중단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얼마나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의견이 반영 될 수 있는지는 지켜 볼일이다. 오는 '3차년도 주민건강영향조사 추진회의'가 형식상의 과정이 될지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장이 될지는 충청남도의 자세에 달려있다.



태그:#주민건강조사, #당진화력, #당진제철, #대산석유화학, #2차년도주민건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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