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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
▲ 초대장 초대장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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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세상과 더불어 재미나게 노는 꿈을 꾸었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름표가 나를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
가두어 둘 수 없습니다.
꽃을 보았습니다.
자연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꿈을 찍었습니다.
카메라는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제 나는 꿈을 찍는 사진사가 되었습니다.
내가 보고 꿈꾸는 세상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시장 내부/작품/이건택 작가
▲ 전시장 전시장 내부/작품/이건택 작가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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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13일까지 사진작가 이건택(22세)씨의 제1회 개인전이 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에서 열렸다. "HEART &DREAM.TALENT" 라는 주제를 정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1년간 모친과 함께 전국을 여행하며 찍은 꽃, 동물, 바다 등 5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별히 사진에 대해 교육을 받은 건 아니지만 그의 눈에 보여지는 피사체를 세심하게 담아냈다.

이건택씨는 "바다을 찍는 게 제일 좋아요. 특히 일몰사진을 좋아 한다"고 했다. 사진은 빛과 구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건택씨의 작품에는 안정된 구도와 피사체에 대한 세심한 표현력이 돋보였다. 국내외적으로 이씨처럼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의 어머니인 이숙이씨는 '어린 건택이'를(당시 6세)  데리고 서울에 있는 다운증후군 복지관과 성환을 오가며 왕복 5시간의 세월을 수 없이 보냈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헌신하지만, 결국에는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장애인을 보는 시각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세상은 정상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장애아를 키운다는 것은 수없이 많은 제도와 편견과의 싸움이다. 오죽하면 투쟁의 역사라고 하겠는가? 유아관리시스템, 교육체계, 졸업후 진로 등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지금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으로 표현합니다.
▲ 작품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마음으로 표현합니다.
ⓒ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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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인 이아무개(천안, 50세)씨는 작품에 대해 "접사기법을  통해 사물 본연의 모습을 잘 표현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작품만 봤을 때는 장애인이 찍었다고  믿기 어려울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을 찍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대해서 물었다." 저를 위해 헌신적으로 삶을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어요"라며 말하는 건택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엄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죠,  인생은 쵸코렛 박스와도 같다고…  다음에 어떤 맛이 나올지 모르니까?

영화 <포레스토 검프>에 나오는 대사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생각한대로 이루어 진다고 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금번 사진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언어의 장벽과 사회적인 편견때문에  세상과 함께 살아가기 어려웠던 그에게 사진은 자신과의 소통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였다. 장애인의 시각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단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태그:#이건택,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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