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기획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송경동 시인(오른쪽)이 11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날 오후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 직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왼쪽)과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이 웃으며 법원을 걸어나오고 있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기획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송경동 시인(오른쪽)이 11일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날 오후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 직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왼쪽)과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이 웃으며 법원을 걸어나오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기 위해 벌어진 고공농성을 지지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기획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송경동(48) 시인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등법원 제1형사부 (구남수 부장판사)는 11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 시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송 시인과 함께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정진우(46) 노동당 전 부대표는 원심과 같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박래군(54) 인권중심사람 소장 역시 원심과 같은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일반교통방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1심이 적용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송 시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았고, 당시 경찰 지휘관과 사측이 송 시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점, 송씨가 직접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1심이 내린 징역형은 과하다고 판단했다. 

"유죄 인정은 유감... 역사적으로 희망버스 무죄될 것"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행사에 기획·참여한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노동당 전 부대표,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11일 오후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열렸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송 시인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정 전 부대표에게는 벌금 500만원, 박 소장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행사에 기획·참여한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노동당 전 부대표,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11일 오후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열렸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송 시인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정 전 부대표에게는 벌금 500만원, 박 소장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송 시인은 재판부가 법정 구속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환영하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는 부분에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송 시인은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희망버스를 사법적 처벌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있어서 안 된다"면서 "지금은 형이 나왔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희망버스는 무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도 재판이 끝난 뒤 부산고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죄 인정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집행유예와 벌금형이라 해도 사법부의 태도와 법리는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법부의 판결대로라면 당하는 대로 묵인하고 참고 있으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판결을 규탄했다.

정 부대표는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자고 호소했다. 그는 "아직도 고공에 올라가 있고 절박한 싸움을 외롭게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땅에 있다"면서 "다시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부산시청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생탁·택시 노동자들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잇달아 방문했다.

한편 이날 재판정에는 한진중공업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방청석에서 재판을 함께 지켜봤다. 김 지도위원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은 여전히 가혹하다"면서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 사태를 일단락하고 다 복직한 마당에 다시 이분들에게 죄를 묻는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태그:#희망버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