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투구 친정팀인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투수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초에 등판해 강렬한 눈빛으로 앞을 보며 공을 던지고 있다.

▲ 눈빛 투구 친정팀인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투수 윤석민이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초에 등판해 강렬한 눈빛으로 앞을 보며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시즌 10세이브째를 기록하며 국내 복귀 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음을 알렸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나 트리플A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KBO리그에 돌아왔다. 지난 6일 부산 연제구 사직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두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으며, 경기도 2시간 33분 만에 끝나는 '스피드 게임'을 선보였다.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된 명품 '투수전'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1회 초 KIA가 김주찬의 2루타와 브렛 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지만, 1회 말 롯데 역시 짐 아두치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다. 이후 KIA의 선발투수 조쉬 스틴슨과 롯데의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안정을 되찾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명품 투수전을 선보였다.

두 선발투수들의 호투 속에 KIA와 롯데는 2회부터 5회까지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2회 말에 롯데 7번 타자 김문호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3회 말에 9번 타자 문규현이 2루타로 출루했으나 두 선수 모두 후속타 불발로 인하여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KIA 타선도 침묵했다. 2회 초부터 4회 초까지는 삼자 범퇴를 당했고, 5회 초에 김다원과 박기남의 연속 안타가 터졌지만 이홍구 타석에서 야수 선택으로 선행 주자가 아웃되었고, 강한울과 신종길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승부는 6회 초에 갈렸다. KIA의 두 번째 타자로 등장한 김주찬은 레일리와의 6구 째 시속 144km짜리 몸 쪽 속구를 잡아당기며 좌중간 담장으로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결승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2-1).

레일리의 제구가 스트라이크 존 몸 쪽으로 살짝 몰리면서 최근 타격감이 절정에 이른 김주찬이 잘 넘긴 타구였다. 이 날 혼자서 2득점한 김주찬은 시즌 타율을 0.390까지 끌어 올렸다. 반면 이 홈런 한 방에 레일리는 8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호투하고도 패전을 당했다(117구).

승부가 갈린 이후에도 호투하던 KIA의 스틴슨은 7회 말 최준석과 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박종윤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심동섭으로 교체되었다. 6.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역투로 레일리보다는 오래 던지지 못했지만. 레일리보다 적은 출루를 허용하며 승리를 챙겼다(109구).

8회 말 등판한 윤석민, 삼진·땅볼·삼진 '완벽투'

심동섭이 7회 수비를 마무리한 KIA는 8회 말부터 마무리투수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투수 출신으로 비교적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던 윤석민은 박준서를 상대로 삼진, 문규현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 정훈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완벽투를 펼쳤다.

경기를 끝내기 위해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선두 타자 아두치를 삼진으로 잡고, 황재균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2이닝 퍼펙트로 경기를 끝낼 듯 보였던 윤석민은 올 시즌 자신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최준석에게 안타를 맞았다.

최준석이 대주자 김대륙으로 교체되었고, 윤석민은 이어서 역시 올해 자신을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던 강민호를 상대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강민호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더 이상의 위기 없이 경기를 끝냈다(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26구). 이 날 두 선발투수들이 호투했던 덕분에 경기는 2시간 33분 만에 끝났다.

윤석민이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던 시즌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윤석민은 주로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63경기에서 5승 6패 9홀드 19세이브 평균 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이후 한기주가 마무리를 맡으며 선발투수로 전환했던 윤석민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긴 했으나 잦은 보직 이동으로 인하여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시즌은 2006년이 유일했다.

1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다녀왔던 윤석민은 4년 9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의 보직에 관심이 쏠렸다. 장원준(두산 선발투수, 4년 84억 원)과 최정(SK 내야수, 4년 86억 원)을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FA 계약이었기 때문에 KIA의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구성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2015년 윤석민의 역할은 마무리투수로 결정되었다. 양현종, 서재응, 김병현, 스틴슨, 필립 험버, 김진우 등 선발 요원들이 넘쳤던 데 반해 한기주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불펜은 몇 년 동안 고질적인 문제를 야기했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외국인 용병을 마무리투수로 활용(앤서니 르루, 하이로 어센시오)하기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선발, 중간, 마무리 경험을 모두 갖춘 윤석민은 다시 풀타임 마무리를 맡게 됐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1이닝 초과 등판도 올 시즌 20경기 중 7경기나 되었다. 다만, 충격적으로 무너진 경기가 몇 차례 있어서 평균 자책점이 4.10으로 마무리 치고는 다소 높다.

하지만 윤석민은 개인적으로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세이브 시즌을 만들어내면서 국내 복귀 시즌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역대 FA 최고액을 경신했음에도 팀의 사정을 받아들여 수호신 역할을 맡게 된 윤석민이 올 시즌 어떠한 기록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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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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