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화산! 수원고읍성(水原古邑城)은 화산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동서로 연결된 토성으로 만들어졌다. 토성은 현재는 화산이 있는 융,건릉 울타리 밖 도로변에 500여 미터가 남아 있으며, 경기도 지정 기념물 93호 표석이 그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문헌과 학술세미나 자료를 유추하며 "수원고읍성의 흔적은 현재 남아 있는 500여m 외에도(뿐만아니라) 서쪽의 수원대학교와 동쪽 화산 능선에 고증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흔적이 남아있다"고 기록되어있다.

남아 있는 수원고읍성 서쪽 수원대학교 언덕 능선과 동쪽 융,건릉 울타리 밖 배양초등학교 인근을 차례로 둘러보고 3번째 발걸음은 읍성의 전망대 지휘소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화산을 올라보기로 했다. 화산은 문화제 관리구역으로 철조망이 둘러진 융,건릉 안에 있다.

수원역에서 융,건릉 가는 버스를 갈아탔다. 융,건릉 입구에 하차하여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해 입장하면서 입장권을 확인하는 안내원에게 수원고읍성과 화산에 대한 안내를 부탁드렸다. 다소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자세하면서 약도까지 그려주면서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융,건릉 입구에 들어서자 울창한 소나무 숲이 따갑게 내리쬐는 초여름의 햇살을 막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한적한 오솔길을 거니는 나그네를 반기는 것인지, 경계의 신호음을 울리는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새들이 지저귄다. 저들의 지저귐은 이해하기 어렵다. 길손은 그저 아름다운 음률의 하모니로 들려온다. 또한 바쁜 일상의 도심에서 찌들은 심신은 짜릿한 느낌을 받으며 고요함 속으로 빨려든다.

삼거리 오솔길의 표지판은 오른쪽 융릉, 왼쪽 건릉을 가리킨다. 또한 화산으로 올라가는 산책로는 융릉과 건릉을 둘러싸고 있어 어느 쪽으로 가든 한 바퀴 돌아 볼 수 있다. 정상이 가까운 왼쪽 건릉으로 발길을 옮긴다.

건릉 입구 작은 개울에는 가뭄에도 가늘린 물길이 고랑을 타고 흐른다. 개울을 못 미쳐 왼쪽 산책로로 접어든다. 어디서 들려오는지 은은한 뻐꾸기 소리가 귓전을 스치고, 풀잎들은 바람의 몸을 맡기도 즐거움인지 서글픔인지 모르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하늘거린다.

저 위에 언덕길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7부 능선으로 짐작된다. 언덕 아래서 바라보니 이곳이 수원고읍성인 토성인가 하는 생각에 잠길 새도 없이 언덕에 올라섰다. 언덕 올라서자 저만치 허물지고 남은 수원고읍성의 초라한 모습과 허물어진 성과 연결된 더 넓은 밭고랑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자 토성으로 보이는 작은 흙무더기 담이 보인다. 흙담은 허물어지 남은 토성이 이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 능선을 따라 연결된다. 비탈진 언덕 아래로 불룩하게 뻗어 보이는 것이 연락 없는 토성이다. 이곳에서 수원고읍성의 형상을 생각하고 가만히 바라보면 누가 보아도 성터임을 느낄 수 있다.

화산 능선에 뻗어있는 언덕,
▲ 화산의 흙무더기 화산 능선에 뻗어있는 언덕,
ⓒ 김연수

관련사진보기


수목이 우거져 있기는 하지만, 단단하게 다져졌을 토성은 오랜 세월의 풍파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흔적을 지키고 있다. 또한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 옆에도 토성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있다. 높이는 2~3m, 폭은 1~2m이다. 토성에서 안쪽으로 또 하나의 토성이 보인다. 이곳은 아마도 안쪽으로 접어드는 내성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준다.

산책길의 높은 곳에 작은 돌탑이 있다. 누가 쌓기 시작했는지 정성을 들인 흔적이 남아 있다. 돌탑이 있는 곳에서 성안을 바라보니 정조임금의 능침 건릉이 눈에 들어온다. 산책로 안쪽 곳곳에는 '비공개지역'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산책의 출입으로 인해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돌탑에서 500여m 능선을 따라 비탈진 곳을 내려서자 산 능선 재(산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낮은 곳)가 있다. 재는 토성의 암문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성곽에서 암문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적에게 잘 발각되지 않을 은밀한 곳을 택해 만들어지며, 긴급한 유사시와 전쟁이 일어나면 군사들과 주민들이 안전하게 성을 내왕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암문을 따라 성 밖으로 가자 지난번 탐방에서 마주쳤던 배양초등학교 뒤 철조망에 다다랐다. 누군가 걸었던 옛 길에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보인다.

화산의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어디에도 화산의 정상이라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어딘가 흔적이 있겠지 하고 한참을 수풀을 헤집자 작은 표석이 뿌리째 뽑혀 수풀에 묻혀있다. 사각으로 된 표석에는 글자 한자 없는 초라한 모습이다. 허물어진 옛 발자취에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문헌과 학술세미나 자료를 참고 하여 기자가 직접 현장을 답사하여 보고 느낀 점을 취재 촬영한 것으로 검정되지 않은 것을 주관적 표현이다. 또한 이글을 다른 자료나 논술지에 사용 하지 못함을 밝혀둔다. 필자, 주'

e 수원뉴스에 게제된 글을 일부 수정하여 게시합니다.



태그:#수원고읍성, #화산, #토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권이 존중받는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며, 진보언론 오마이뉴스, 시민의 언론 오마이가 되기를 바라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